• 파워트레인·車인포테인먼트·배터리 등...구광모號 '차 빼고 다 만들어'
  • 카카오 협력 등 모빌리티 시장 진입...완성차 분야 진출 여부에 이목 집중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공격적인 합작법인(JV) 설립, 인수·합병(M&A)을 앞세워 그룹의 미래형 전기차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는 지금까지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전기차용 배터리, 전기차 충전 솔루션 분야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자율주행 기반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 자체적으로 ‘가치사슬’ 구축을 어느 정도 마무리한 것이다.

이 같은 적극적인 행보로 인해 일각에서는 LG가 애플·소니와 마찬가지로 완성차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자동차 본체를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다면 ‘LG카’ 탄생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반면 전기차 부품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LG가 굳이 완성차 시장에 진입하면서 ‘고객사’ 측 불만을 살 이유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LG카에 회의적인 의견도 나온다.
 

‘LG 옴니팟’ [사진=LG전자]

구광모 회장, 광폭 행보로 미래형 전기차 역량 강화
구광모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실속 있는 경영으로 눈길을 끌었다. 잘되는 사업에 집중하고 안 되는 사업은 정리하는 방식으로 실리를 챙겼다.

구 회장은 그룹 내 전기차 부품사업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배터리를 담당하는 조직을 분리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또 같은 달 캐나다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한 뒤 지난해 7월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을 출범했다.

최근 LG전자 자체적으로도 2018년 인수한 차량용 조명 제조 기업 ZKW의 성장을 도모하고,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역량을 축적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은 향후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미래형 전기차를 ‘제2의 집’으로서 어떻게 활용할지에 주안점을 두고 사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LG전자는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지난 26일 GS에너지·GS네오텍과 함께 국내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지분을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에 본격 진출을 선언하면서 LG전자는 내년 550억 달러(약 70조6200억원)에서 2030년 3250억 달러(약 417조3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그간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축적해온 충전 관제 기술에 더해 이번 인수를 통해 충전기 개발 역량까지 확보한 LG전자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공급업체로 발돋움한다는 복안이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본사인 인천사업장 내 자동차 부품 생산라인에서 산업용 로봇이 전기차 주행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차 빼고 다 만들게 된’ LG전자, 남은 건 본체뿐
LG전자의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 진출 선언이 지닌 또 하나의 의미는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사업과 관련된 주요 ‘가치사슬’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이미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이파워트레인),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 조명(ZKW), 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 측면에 더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LG전자 VS사업본부)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역량까지 확보한 LG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관련 시너지(동반 상승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LG가 전기차 분야에서 ‘차 빼고 다 만들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기차에 LG 계열사 이파워트레인, 조명, 배터리가 적용되고, 주행 중에는 LG전자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를 즐기고 주차 중에는 애플망고 충전 솔루션을 활용해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22일에는 LG전자가 새로운 모빌리티 고객 경험을 발굴하기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와 손을 잡는 등 모빌리티 시장 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완성차 가치사슬에서 사실상 ‘본체’만 남겨둔 LG가 결국 어떤 형태로든 완성차 시장에 뛰어들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배터리 업체가 완성차 기업들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배터리 생산 공장을 구축하는 것과 비슷한 사업 모형을 적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LG그룹은 완성차 기업과 합작법인을 통해 완성차 기업의 조립 노하우, 브랜드 이미지 등을 취하면서 차량 내부 파워트레인, 인포테인먼트, 조명 등 종합 전장 솔루션과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울 수 있다.
 
올해 초 ‘옴니팟’ 선보인 LG전자···애플카·소니카 이어 ‘LG카’ 탄생하나
결정적으로 지난 1월 LG전자는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2’를 통해 콘셉트카 ‘옴니팟’을 선보였다. 당시 애플, 소니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잇달아 완성차 진출을 선언하면서 LG전자가 선보인 옴니팟도 CES 관람객들에게 큰 관심을 끌었다.

애플과 소니는 각각 2025년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당시 옴니팟을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미래 자율주행차 내·외부 모습이나 이를 활용한 생활상을 제시해 업계에서는 회사가 완성차 분야 진출을 도모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에서는 이 같은 해석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자동차 부품사업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 완성차 시장을 넘보고 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며 “특히 완성차 기업들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LG전자는 고객사와 경쟁하는 그림을 만들고 싶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카카오모빌리티 테크 콘퍼런스 ‘넥스트 모빌리티 네모(NEXT MOBILITY NEMO) 2022’에서 직원들이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인 ‘LG 옴니팟’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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