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북5도위원회 대해부-①] 도지사를 위한 이북5도(?)…공무원 정원 43%가 도지사 또는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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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면수·태기원 기자
입력 2022-06-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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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북5도지사 5인, 억대 연봉에 차관급 예우…업무 대비 과도한 특혜 논란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위치한 이북5도위원회. [사진=이북5도위원회]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위치한 이북5도위원회에는 50명 남짓한 정원에 차관급만 5명 상주하고 있다. 이들은 1945년 광복 후 미수복 중인 황해도, 평안북도, 평안남도, 함경북도, 함경남도를 관할하는 도지사들이다. 도지사 5인 중 1인은 임기 1년간 위원장을 맡아 미수복 경기·강원지사를 겸한다. 이들은 경기도, 전라남도, 경상남도 등 선출직 도지사 9명과 달리 행정안전부 장관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정무직 공무원이다.
 
하지만 이들 이북5도지사의 실질적 역할이 미미함에도 억대 연봉과 과도한 의전을 받고 있어 특혜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북5도지사들은 올해 차관급 연봉 1억3324만원에 준하는 급여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수당 등을 포함하면 실제 연봉은 더 늘어난다. 연간 수천만 원대 업무추진비도 사용할 수 있다.
 
이북5도지사에게는 관용차를 제공하고 운전기사를 포함한 비서 3명도 제공된다. 올해 이북5도위 업무계획에 명시된 공무원 정원 46명 중 절반에 육박하는 43.4%(20명)가 도지사이거나 도지사를 수행하는 비서 역할을 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북5도지사 5인에게 주어지는 혜택에 비해 실질적 업무가 많지 않다는 데 있다. 일각에선 한직인 이북5도지사가 선출직인 경기도지사나 경북도지사와 같은 차관급 대우를 받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북5도위원회 설립 근거인 이북5도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르면 이북5도위는 조사연구, 월남 이북5도민과 미수복 시군 주민 지원·관리, 이산가족 상봉 관련 업무 지원, 이북5도 등 향토문화 계승·발전 등을 주요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 행정권이 미치지 않는 이북 지역 조사를 위해 이북5도위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많지 않다. 게다가 현재 1세대 실향민은 대부분 70~90대 고령으로 지원 대상이 이남 지역에서 출생한 2·3세대 실향민이나 탈북민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는 실정이다.
 
2022년 이북5도위 업무계획에 따르면 올해 첫 번째 업무 과제는 이북도민 화합과 소통 강화다. 세부적으로 이북도민 체육대회, 국외 이북도민 고국 방문 초청 등 행사 개최가 계획 첫머리에 나온다. 다른 과제로 내세운 북한 이탈 주민 지원 및 이북도민과 교류 활성화, 이북도민 차세대 육성·지원, 이북5도 향토문화 계승·발전 도모 등도 대부분 행사나 이벤트·교육·일상 업무 위주로 구성돼 있다. 
 
이북5도지사 5인의 업무 역시 대부분 실향민 행사 관련 일정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북5도위와 각 도의 6월 일정을 살펴봐도 6·25전쟁 제72주년 행사 참석, 실향민 문화축제, 명예도민증 수여, 행정자문위원 위촉식 등 대부분 행사 참석이 주를 이룬다. 
 
지난달 하순 김재홍 함경북도지사와 김기찬 황해도지사는 가을로 예정된 이북도민 고국방문단 초청 설명을 위해 각각 9박 11일, 7박 8일 일정으로 미국과 호주·뉴질랜드를 방문하기도 했다. 본 행사가 아닌 사전 설명회를 목적으로 복수의 차관급이 해외에 장기 체류하는 모습은 다른 부처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대해 이북5도위는 이북5도지사들이 법률상 규정된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에 상응하는 처우를 받으며 맡은 역할 역시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북5도위 관계자는 “이북5도지사는 정무직 차관급 공무원으로 실향민 관련 행사 참석이라는 상징적 역할뿐 아니라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 국외 이북도민 초청 행사, 이북5도 무형문화재 지정·관리, 북한 이탈 주민 지원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통일업무 관련 고도의 정책 결정 업무 보조, 실향민을 대표하여 대정부 업무 협의 및 의견 제시 등 역할 수행을 위해 그 지위에 상응하는 처우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북5도지사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친정부 인사를 앉힌다는 비판 역시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도지사 가운데 황해도지사 2인과 함경북도지사는 공교롭게도 문 전 대통령과 같은 경희대 출신이다. 이 중 박성재 전 황해도지사는 경희대 총동창회 이사를 역임했고, 김기찬 현 황해도지사는 문 전 대통령과 같은 경희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김재홍 현 함경북도지사 역시 경희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박근혜 정부 때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2014년 임명된 김덕순 전 함경남도지사는 박 전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있던 한국문화재단 이사를 역임했고 정수장학회 이사로도 활동했던 인물이다. 한상순 전 황해도지사는 2012년 새누리당 대선 경선 때 박근혜 대통령 후보 기독교 담당 특보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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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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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 쓰는건 좋다
    허나,제대로 쓰시요
    인천 사무소장도 인천에서 전혀 활동하지 않은 외지인을 임명하다니
    이런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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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판인나라네. 하는게 뭔데? 그 비용으로 기술연구에 지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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