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상용 감독과 천만 영화 '범죄도시2'가 이룬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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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2-06-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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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2'를 연출한 이상용 감독[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오랜 기간 이어진 코로나19 확산세에 극장은 위기를 맞았다. 한해 '천만 영화'가 5편이나 탄생하고 2억 관객을 목표로 삼던 때가 모두 꿈처럼 느껴졌다. 코로나19 여파에 일일 관객수는 100만명까지 떨어지며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투자 배급사들은 극장 개봉을 꺼렸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IPTV로 직행하는 일이 많아졌다.

영화 '범죄도시2'는 영화계 '희망'을 안겨준 작품이다. 코로나19 이후 일각에서는 "극장은 사라질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범죄도시2'가 1100만 관객을 모으며 극장을 향한 관객들의 사랑을 알 수 있게 했다. 

극장에 '희망'을 불러온 건 신예 이상용 감독이었다. '범죄도시' 조연출 출신으로 누구보다 작품을 잘 이해하고 세계관을 꿰뚫고 있는 그는 애정으로 '범죄도시2'를 채워나갔다. 원작의 설정을 해치지 않고 '마석도'의 활동 범위를 확장시키며 앞으로의 가능성까지 열어놓은 '범죄도시2'는 관객들에게 사랑받으며 극장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천만 관객 돌파'를 가능하게 만들어준 관객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솔직히 아직 모든 상황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실감이 나지는 않아요. 지금 '범죄도시3' 준비 중으로 배우 오디션을 보다가 (인터뷰 현장에) 왔거든요. 주변에서 많이 축하 인사를 해주셨는데 제게는 다음 시리즈를 이어야 하는 의무가 있는 만큼 들뜨지 않으려고 합니다."

'범죄도시2' 천만 돌파로 하반기 극장가는 굵직한 대작 영화들이 쏟아졌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 김한민 감독의 '한산' 등이 여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주었다는 게 제겐 큰 기쁨이죠. 코로나19 기간 동안 극장이 굉장히 침체했고 예전만큼 영화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거든요. 이 기회로 많은 영화가 개봉을 준비하고 있고 다른 영화의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천만 관객' 동원한 영화 '범죄도시2'[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범죄도시2'는 개봉 2일 만에 100만, 4일 200만, 5일 300만, 7일 400만, 10일 500만, 12일 600만, 14일 700만, 18일 800만, 20일 900만, 25일 1000만 관객을 줄줄이 돌파했다. 개봉 35일째에는 '부산행'(2016)의 최종 관객수 1156만5479명을 뛰어넘고 역대 한국 영화 흥행 15위에 올랐다. 코로나19 상황이 아니더라도 굉장히 빠른 속도다. 이 감독은 "시기적인 문제"와 "15세 관람가 등급"이 빠른 속도로 '범죄도시2'의 빠른 흥행 이유로 분석했다.

"개봉 날짜를 받고 '지금 개봉해도 되는 걸까?' 걱정한 게 사실이에요. 다행히 개봉쯤 실내 취식이 허용되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완전히 해제되며 관객들이 극장을 찾게 된 거예요. 우리 영화가 가볍기도 하고 액션도 통쾌하니 (영화를 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시는 것 같아요. 또 15세 관람가 등급도 '천만 영화'의 비결인 것 같아요. 촬영할 때는 전작의 관람 등급을 떠올리며 만들었어요. 편집 과정에서 노골적인 장면이 거북스럽게 느껴졌고 배우의 눈빛이나 음향 작업으로 더욱 공포스러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영화 '범죄도시2'는 지난 2017년 개봉해 688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 대열에 올랐던 '범죄도시'의 속편이다. 1편이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쳤다면 2편은 더욱 규모를 키워 베트남의 범죄를 해결하는 모습을 담아낸다. '범죄도시'에 큰 애정을 품고 있는 이 감독인 만큼 2편 제작에 앞서 부담이 컸을 터였다.

"부담감이 컸죠. 일단 맡은 바 임무에 충실히 하려고 했고 1편을 넘어서고 더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다만 전작 팬들에게 욕은 먹지 말자는 마음으로 버틴 거죠. 강윤성 감독님, 마동석 배우, 제작사, 투자사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응원했어요. 그분들과 함께 합심해서 열심히 만든 거예요."

영화 '범죄도시2'를 연출한 이상용 감독[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이 감독에게 '범죄도시2'의 '천만 돌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는 "솔직히 말하면 겁난다"고 털어놓았다. 

"기분이 좋고, 아니고를 떠나서 제겐 큰 충격이었거든요. 앞으로 제가 얼마나 더 잘해야 하는지 걱정도 되고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싶어요. 감사한 마음도 크지만, 앞으로는 더 걱정되는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이 감독은 '범죄도시2'의 흥행을 두고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영화의 주축인 마동석부터 '악당' 손석구, '범죄도시2'의 감초 역할인 최귀화, 박지환, 허동원, 하준 등을 언급하며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다.

"마동석 배우가 없었다면 우리 영화는 개봉하지 못했을 거예요. (마동석의) 힘이 매우 큰 작품이죠. '범죄도시2' 흥행의 8할은 마동석 배우의 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1편 '장첸'을 연기한 윤계상에 이어 2편의 강력한 악당 '강해상'을 연기한 손석구에 대해서도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손석구 배우는 굉장히 열정적인 친구였어요. 마치 영화 학도처럼요. 당시 제가 압박감이 너무 심해서 강박감이 있을 정도였는데 손석구 배우는 강박보다 도전 정신이 더 뛰어나 보였죠. 그런 부분에 끌렸어요. '이런 배우라면 뭘 해도 되겠다. 같이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손석구 배우의 철저한 준비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강해상'이 매력적으로 잘 나올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이 감독은 '범죄도시' 시리즈는 괴물 형사 '마석도'와 '악당'의 강력한 힘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거라 말했다. 그래서 앞으로 더욱 '악당' 캐릭터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악역 캐스팅을 할 때 제일 중요한 건 배우 의지가 아닐까 싶어요. 악인으로서 관객에게 공포와 섬뜩함을 줘야 하는데 1편의 윤계상, 진선규, 김성규가 '범죄도시' 악당의 DNA를 심어놨다고 생각해요. 3편 이후 계속 나오게 될 '악당'도 영화 안에서 충실할 수 있다면 좋을 거 같아요."

2편의 성공에 힘입어 3편에서 이야기를 더욱 확장한다면 "규모감을 더욱 넓히고 싶다"고.

"2편에서 보여준 액션이 워낙 좁은 공간에서 이뤄졌잖아요. 베트남 촬영 특성상 외부에서 찍을 수 없어서 좁은 공간으로 끌어들인 거예요. 3편은 해외가 아니라 한국 인천을 배경으로 만들어서 자동차 추격 액션 등을 키워보려고 해요. 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만들고 싶습니다."

영화 '범죄도시2'를 연출한 이상용 감독[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이 감독은 2편에 이어 3편까지 메가폰을 잡게 되었다. "연달아 연출을 맡게 돼 행운이었다"고 털어놓은 그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2편 개봉 전 3편 연출을 할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또 한 번 기회를 주신 거 같아서 정말 감사해요. 시리즈가 잘 되다 보니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도 커요. 3편에서 맥이 끊기면 안 되니까요. 쉽게 접근할 수는 없는 거 같아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이상용 감독에게 '범죄도시3'에 관해 귀띔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일본 야쿠자와 마석도의 싸움"이라고 말하며 시원한 액션을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많은 부분을 공개하기는 어려운데 살짝 귀띔해 드리자면 일본 야쿠자들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넘어오게 되고 '마석도'가 이를 추적해나가며 악당을 잡는 과정을 담아보려고요. 2편을 잇는 시원하고 짜릿한 액션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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