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양극화' 인플레에 저성장 우려까지…한은 해법찾기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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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6-0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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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일 오전 '2022년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저성장에 대한 경고음을 냈다. 이미 예상치를 넘어서며 물가 상승세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가운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심화된 양극화가 인플레이션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찌감치 한은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나서며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안정'과 '경제성장' 목표를 모두 잡기 위한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일 열린 'BOK 국제 콘퍼런스' 개회사를 통해 "확장적 재정정책과 더불어 저금리와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쌓인 수요 압력, 팬데믹과의 전쟁으로 인한 공급 병목 현상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1970년대와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났다"며 "중앙은행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코로나 팬데믹의 충격과 회복이 계층별·부문별로 불균등하게 나타났는데 이러한 양극화 현상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소득 양극화와 부문 간 비대칭적 경제 충격 문제를 과연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한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4년 만에 가장 높은 4.5%로 대폭 높인 상태다. 이는 지난 2월 발표한 전망치(3.1%)보다 1.4%포인트 상향한 것이자 2008년 7월 내놓은 전망(해당 연도 4.8%)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이 4%대를 기록했던 것은 2011년 7월 발표(해당 연도 4.0%)가 마지막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1년여 만에 다시 4%대 전망이 등장한 것이다. 이 총재는 최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7월까지 물가상승률이 5%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 기조발표자로 나선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국장은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시점이 경제 연착륙에 관건이라며 본격적인 긴축 움직임에 나선 한은에 힘을 실었다. 신 국장은 "(과거와 같은) 스태그플레이션 현실화 가능성이 낮은 만큼 높아지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금리 정상화를 꾀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한 경제 연착륙 여부는 가계·기업이 인플레이션을 의사결정에 반영하기 전에 ‘얼마나 빠르게’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인플레이션을 회복시킬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제언했다. 

이날 아티프 미안 프리스턴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저금리 통화정책으로 인해 경제가 부채에 기반한 유동성 함정에 빠질 우려가 크다며 중앙은행 차원의 금리 정상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빚으로 진작된 수요' 제하의 발표를 통해 "장기간 저금리 기조 유지 정책의 부작용을 인식하고 소득 불평등을 완화하고 부채 규모를 줄일 수 있는 제도 및 구조 개선 정책, 재분배 정책, 거시건전성 정책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 총재는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끝나더라도 저성장 흐름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중앙은행 차원의 전통적 해결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한국과 중국, 태국 등 신흥국을 거론하며 "물가 상승 국면이 진정된 이후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저물가·저성장이 도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만약 그렇다면 폴 크루그먼 교수가 선진국 중앙은행에 조언한 것처럼 한국이나 여타 신흥국들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약속해야만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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