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건전성 악화 우려에 한화손보 1150억원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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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2-06-01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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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손보 RBC비율 122%로 당국 권고치 하회…지무 리스크 우려 커져

[사진=연합뉴스]

 
한화생명이 계열사인 한화손해보험에 115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한화손보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일시적인 재무 건전성 악화를 겪자, 최대주주인 한화생명이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화생명도 건전성 리스크 부담이 있는 만큼, 향후 추가적인 한화손보 지원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달 31일 한화손보가 발행한 1500억원의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 중 80%에 육박하는 1150억원을 인수했다.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만기는 50년, 금리는 연 5.9%다. 한화생명은 해당 신종자본증권 인수 목적을 투자라고 공시했다.

한화생명이 한화손보에 신종자본증권 신용공여 형태로 자금을 지원한 데에는 한화손보의 재무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화손보의 올해 3월 말 RBC(지급여력)비율은 122.8%로 3개월 전인 지난해 12월 말(176.9%)보다 54.1%포인트 급락했다. RBC비율은 각종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손실금액인 요구자본 대비 위험으로 인한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가용자본의 비율이다. ‘보험업법’에 따라 모든 보험사는 RBC비율을 반드시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으로, 한화손보는 이미 RBC비율이 당국 권고치를 밑돌게 됐다.

보험사 대주주가 재무 건전성 악화를 이유로 자금을 지원한 것은 한화생명뿐이 아니다. 앞서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생명의 RBC 비율 제고를 위해 37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DGB금융지주도 RBC비율이 84.5%로 떨어진 DGB생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4월 3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다만, 한화생명이 추가로 한화손보 자금을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화생명의 RBC비율 역시 최근 하락하면서, 리스크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생명의 지난 3월 말 기준 RBC비율은 161.0%로 전년 말 대비 23.6%포인트 하락했다. 당국 권고치와는 10%포인트 밖에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한화생명 입장에서는 후순위채권 발행도 부담이 큰 상황이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18일 한화생명보험의 신용등급을 AAA(부정적)에서 AA+(긍정적 또는 안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생명보험사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등 빅3 중 한화생명이 유일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한화손보의 최대주주 역할을 위해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했지만, 추가 지원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올해 말까지 중소형사를 비롯해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가치 하락 우려로 재무 건전성 관리가 최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생명은 이달 중순 10년 만기의 5년 콜옵션 기준으로 1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대표주관사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과 함께 오는 17일 수요예측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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