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리케이 작가가 말하는 언어의 부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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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2-06-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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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화라고 하면 그 인물에 대해 확실하게 보여지게 그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리케이 작가는 살아오면서 경험한 언어의 부정 등을 초상화에 담았다.
그의 초상화 속에 담긴 언어의 부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리케이 작가 [사진=김호이 기자]

Q. 어쩌다가 초상화를 이색적으로 그리게 됐나요?
A. 저는 원래 굉장히 아카데믹한 작품들을 작업해 왔었어요. 근데 그간에 공백기를 지나오면서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을 하고 싶었거든요. 평범한 재료지만 유니크한 방식으로 풀어보고자 다양한 시도들을 많이 했었고 그러면서 지금의 작품들이 탄생했어요.
 
Q. 공백기 동안에는 뭘 하면서 보냈나요?
A. 직장생활을 했었어요.
 
Q.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는 뭔가요?
A. 와이프가 같은 전공이었는데 친구로 만났어요. 근데 자연스럽게 결혼을 하면서 그림을 멈추게 됐는데 저 같은 경우 와이프가 계속 그림을 그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결국에는 제가 계속 그림을 그리는 걸 보면서 좋은 자극이 됐으면 해서 시작을 하게 됐죠.
 
Q. 그림에서 입을 변형해서 그리는데 그 이유가 뭔가요?
A. 제가 작업하는 주제가 언어의 부정이라는 타이틀인데 결국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오갔던 상처나 오해나 부정적인 모든 것들을 함축하고 있어요. 그걸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고 작업하는 과정과 지나왔던 삶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묻어 나왔어요.
 

[사진=김호이 기자]

Q. 지나온 삶은 어떤 삶인가요?
A. 누구나 다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언어에서 오는 그런 부분에서 불편함과 상처를 많이 받았거든요. 그게 작업하는 데 있어서도 영향을 끼쳤고요.
 
Q. 그렇다면 입을 변형하지 않은 것들은 뭐죠?
A. 언어의 부정을 상위 개념으로 뒀지만 그 개념 아래에서 두 가지 표현방식이 있는데, 하나는 입을 변형하는 방식이거든요. 살아있는 인물인데 입을 훼손시키는 방식이라면 또 하나는 눈동자가 없이 석고상 형태를 띠고 있는 방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어요. 석고상은 말을 할 수 없는 존재니까 그 형상을 빗대어서 언어의 부정을 설명하는 거죠.
 
Q. 우리는 언어의 부정에 대해 어떻게 반응을 해야 될까요?
A. 모든 사람들이 언어에 대해 상처받거나 고통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그런 감정은 받아들이되 저는 그걸 작업으로 해소하고 있는 거고요.
제 작업을 통해 위안을 얻거나 감정적으로 해소되는 부분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그림을 통해서 나 또한 그랬고, 당신 또한 그렇다는 공감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사진=김호이 기자]

Q. 그림을 당사자에게 보낸 적이 있나요?
A. 원본을 보낸 적은 없고 파일은 보내드린 적이 있어요.
 
Q. 반응은 어땠나요?
A. 셀럽이든 유명인이든 일반인이든 어떤 작가가 그림으로 그린다는 건 행복한 일이잖아요. 다 웬만하면 좋은 반응을 보내주세요. 얼굴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작업을 했기 때문에 다양한 해석들을 했거든요.

저 같은 경우에는 입을 많이 훼손시키기 때문에 보시기 불편해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런 뉘앙스를 풍기는 그림임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제 작업을 봐주시는 것 같아요.
 

리케이 작가(왼쪽)와의 인터뷰 장면 [사진=김호이 기자]

Q. 작가님께서 매력을 느끼는 얼굴 형태는 뭔가요?
A. 하나의 인물 안에 다양한 성격이 나타나고 특징이 많은 얼굴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BTS 지민님 같은 경우 얼굴에 다양한 성격이 담겨 있기 때문에 저 같은 경우에 큰 매력으로 다가왔어요.
 
Q. 사람들을 볼 때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세요?
A. 사람들을 볼 때나 대할 때 지향하는 건 진심이라는 타이틀이거든요. 그것도 상처를 받았던 부분에서 비롯된 것 같은데 과정이 어떻게 됐던 간에 진심을 끝까지 유지한다면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진심을 보여주는 것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어요.
 
Q. 그림 속에 담고자 하는 메시지는 뭔가요?
A. 그림의 메시지는 2차적인 부분이고 1차적으로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자로서 기존에 없던 화풍을 만들어내는 게 가장 큰 목표였고요. 2차적으로는 그림을 보는 감상자들의 몫이겠죠. 보셨을 때 마음을 움직이는 감정을 느끼면서 공감이 됐으면 좋겠어요.
 
Q. '그림을 잘 그린다'라는 기준이 있나요?
A. 요즘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예전처럼 아카데믹한 그림을 그리거나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누리는 세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감각도 있어야 되고 시대의 트렌드에도 부합하는 아티스트들이 살아 남는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처럼 아카데믹을 기반으로 한 작가들은 기본기가 탄탄해야 돼요.
 
Q. 작업을 하다가 실수를 하게 될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A. 중간에 힘들 때가 있는데 마무리를 할 때는 완성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요. 그리고 나름의 다른 결과물을 저 스스로 인정하고 때로는 그런 결과물이 구상했던 것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오거나 만족스러웠던 것도 굉장히 많았어요.
 
Q.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가고 있는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저도 그런 과정을 겪고 있는 사람이고 이뤄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요즘에는 다양한 화풍들이 존재하고 예술가로서 살아가기 힘든 세상인 것 같아요. 그럼에도 자신만의 화풍을 찾는 게 가장 큰 숙제예요.

이제는 테크닉만으로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하고 타 작가님들의 작품들을 관찰하다 보면 언젠간 자신만의 것들이 만들어질 거예요. 근데 내 걸로 만들고 내가 아무리 유니크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시대와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이 그걸 받아들이지 못할 때는 이해가 힘든 예술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과거의 많은 작가들이 그 당시에는 인정을 못 받고 후세에 인정을 받았다시피 지금도 그런 과정들은 반복되는 거죠.
 

리케이 작가(왼쪽)와 포즈를 취한 김호이 기자 [사진=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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