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는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데드라인 인 고양(DEADLINE IN GOYANG)’ 두 번째 날 공연이 펼쳐졌다. 지난 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이번 공연에는 총 7만 8000여 명의 관객이 함께하며 K팝 걸그룹 최초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이는 약 180만 관객을 동원하며 걸그룹 신기록을 세운 ‘본 핑크(BORN PINK)’ 이후 1년 10개월 만의 투어로, 첫 공연이었던 서울 콘서트 때보다 한층 규모를 확장했다.
이날 공연은 블랙핑크의 디스코그래피를 총망라하는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무대로 꾸며졌다.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로 화려하게 포문을 연 블랙핑크는 ‘핑크 베놈’, ‘하우 유 라이크 댓’, ‘불장난’, ‘셧 다운’ 등 쉼 없이 히트곡을 이어가며 고양종합운동장을 열기로 가득 채웠다.
각 멤버들의 솔로 무대도 단연 압권이었다. 지수는 지난 2월 발표한 곡들을 비롯해 특유의 서정적인 무드로 무대를 물들였고, 리사는 ‘뉴 우먼(New Woman)’과 ‘락스타(Rockstar)’를 통해 마치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이어 ‘프리티 새비지(Pretty Savage)’에서는 액자를 활용한 안무로 마치 명화를 떠올리게 하는 연출을 보여주며 팬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돈트 노 왓 투 두(Don’t Know What To Do)’에서는 팬들과 함께 뛰어놀며 호흡을 맞추는 등 한층 자유롭고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이날 무대는 팬들과 더 적극적으로 호흡하려는 블랙핑크의 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제니는 “콘서트는 둘째 날이 더 신나고 즐거운 날인데 오늘따라 다들 앉아서 구경만 하는 것 같다”며 “이 곡은 다 같이 뛰어 놀아야 제맛”이라며 관객들의 호응을 독려했다. 지수 역시 “고양에서만 들을 수 있는 곡이다. 뛰어놀기 좋은 곡이니 다 함께 즐겨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휘파람’, ‘스테이(STAY)’를 통해 데뷔 초 시절로 시간을 돌린 이들은 팬들과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고, ‘러브식 걸(Lovesick Girls)’까지 이어가며 한층 성숙해진 블랙핑크의 청춘을 노래했다.
이날 제니와 로제의 솔로 무대 역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제니는 ‘만트라(Mantra)’, ‘라이크 제니(Like Jenny)’로 파워풀한 에너지를 뿜어냈고, 로제는 ‘3AM’과 ‘아파트(Apartment)’로 자신만의 감성을 무대 위에 진하게 그려냈다.
특히 로제의 솔로 무대는 팬들과의 소통으로 흥미로운 인상을 남겼다. 블랙핑크 멤버들이 멘트를 줄이고 무대 라이브에 집중했던 것에 반해, 로제는 팬들에게 곡을 직접 소개하고 팬을 무대 위로 올리는 등의 퍼포먼스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로제는 '3AM'에 관해 "컨디션도 안 좋고 지쳤을 때 선물 같았던 곡이다. 갈 곳을 헤매고 있을 때, 집 같은 곳이 필요했는데 가사가 '네가 내 집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세상 사람들이 뭐라하건 상관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위로가 되는 곡"이라고 소개, 후렴구를 함께 불러달라고 독려했다. 또 메가 히트곡인 '아파트'의 말미에는 팬을 무대 위로 초청, 댄서들과 함께 무대를 누비며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기도 했다.

2년 8개월 만에 완전체 신곡으로 무대에 오른 ‘뛰어’ 무대도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지수는 “신곡 너무 중독되지 않느냐”며 “여기서 특별히 공개하는 거다. 공개되면 많이 사랑해 달라”고 말했고, 리사는 “한국에서 투어를 시작해서 더욱 떨린다”며 웃었다.
‘뛰어’를 시작으로 ‘붐바야’, ‘뚜두뚜두(DDU-DU DDU-DU)’, ‘마지막처럼’, ‘포에버 영(Forever Young)’까지 이어진 마지막 무대는 팬들의 떼창과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블랙핑크의 새로운 출발을 강조하기 위해, 무대를 구성하는 연출 요소들도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서부극을 연상케 하는 블랙핑크의 시작, 여정 등을 시각화한 영상으로 VCR로 각 무대의 연결고리로 활용했고, LED 스크린으로 각 무대를 극적으로 살려냈다. 밴드 세션과 댄서 역시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호흡했던 최정상 스태프로 꾸려 풍성한 사운드와 무대 퍼포먼스로 하나의 거대한 공연 예술로 완성됐다.
한편 블랙핑크는 고양을 시작으로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파리, 밀라노, 런던, 도쿄 등 16개 도시에서 31회의 스타디움 투어를 이어갈 예정이다. 새로운 ‘데드라인’과 함께 다시 시작된 블랙핑크의 서사에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