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구조의 광전소자 적용...기존보다 최대 13.1% 효율 증대
  • 탐지·반응 속도 향상...저가의 고감도 근적외선 탐지 센서 구현 기대

이정용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정용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5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재단은 유기반도체와 양자점을 이용한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매진해온 이 교수가 ‘고성능 하이브리드 태양전지’ 개발에 성공해 에너지·환경 문제 해결의 단초를 마련한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그간 유기반도체와 양자점을 결합하는 시도가 많았지만, 이종 반도체 사이에서 발생하는 전하 전송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태양전지의 실제 성능 향상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 교수는 이종 반도체 경계면에서 빛에 의해 생성된 엑시톤(음전하 전자와 양전하 정공이 합쳐진 형태)의 짧은 확산 거리와 이로 인한 재결합 문제가 전하 전송을 저해하는 주된 원인임을 규명했다.
 
그러면서 이종 반도체 사이에 계단형 에너지층을 삽입해 효율적인 전하 전송이 가능한 새로운 구조의 광전소자를 개발했다. 새로운 구조의 광전소자를 적용한 태양전지는 시연 결과 최대 13.1%의 높은 광전변환 효율을 달성했다.
 
기존 유기 고분자와 양자점을 이용하는 태양전지보다 30% 이상 높은 효율을 입증해 다양한 반도체 소자에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 연구성과는 지난 2019년 11월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됐다.
 
다음은 과기정통부가 이정용 교수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이다.
 
-과학기술인상 수상을 축하드린다.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하게 돼 매우 영광스럽다. 수상자로 선정해주신 과기정통부와 연구재단 관계자분들과 선정위원들에게 감사드린다. 차세대에너지변환소자연구실 학생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했던 동료 연구자님,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여러 선후배 연구자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최근 근황을 전해달라.
 
“2020년 상반기부터 ‘100% 이상 늘어나는 소재고유형 스트레처블 유기태양전지’를 주제로 나노미래소재 원천기술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드는 태양전지를 상상해 보셨는가. 성공한다면 피부에 부착해 체온이나 맥박을 측정하는 소자의 상시 전력원으로 활용되는 등 응용처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연구주제는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부품인 고성능 적외선 센서나 LED의 경우 비싼 가격으로 여러 분야에서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유기 고분자, 양자점 및 페로브스카이트와 같은 차세대 반도체 신소재를 활용해 저가의 고성능 광전 소자들을 개발해 차세대 동력원, 센서 및 디스플레이의 상용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를 제작했다. 이종결합 연구 진행 배경은 무엇인가.
 
“하이브리드 구조의 고질적 문제를 극복해 다양한 반도체 소자에 활용 가능한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자 이종접합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의 주요 내용은.
 
“전자를 분리 및 추출하는 데 효과적인 물질을 추가 도입해 새로운 엑시톤 분리 경로를 형성해 효율적인 전하 분리 및 추출이 가능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개발했다. 그 결과 13% 높은 광전변환효율을 가지는 유·무기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를 보고할 수 있었다.”
 
-개발된 하이브리드 소자 구조의 파급효과는.
 
“차세대 반도체 분야의 전반에서 기술 증진을 기대한다. 대표적으로 본 연구에서 제시한 하이브리드 구조에서 유기 고분자의 유연성을 활용해 웨어러블 장치에 적합한 플렉서블 근적외선 탐지 소자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하 추출특성 향상을 통해 향상된 탐지 감도 및 반응 속도를 얻어 저가의 고감도 근적외선 탐지 센서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도 차세대 태양전지의 활약이 요구되는데.
 
“고효율 유·무기 하이브리드 태양전지는 기존에 도입이 어려웠던 드론, 자율주행 자동차 및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보조 전력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나아가 저가의 고효율 하이브리드 태양전지의 상용화 연구를 병행해 모든 사람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현재처럼 전기자동차 충전을 특정 장소에서만 하는 것이 아닌 마트에서 태양전지를 구입해 어디서든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사회를 구현하고 싶다.”
 
-향후 연구가 우리나라 산업 발전에 어떤 영향과 변화를 이끌어 가길 기대하는가.
 
“현재 고가의 자동차에 사용되는 라이다가 좀 더 작고 유연해지면, 사람이 직접 들고 다니면서 주변의 위험 요인을 미리 감지하고 대비해 보행 중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웨어러블 기기들이 더 우수한 성능을 가질 필요가 있는데, 그 해답을 차세대 반도체에서 찾고자 한다.”
 
-연구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는가.
 
“(어려움은) 연구의 당연한 과정 중 하나라고 이해해 그런지 위기나 고비라고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없다. 다만 의욕을 잃거나 매너리즘에 빠지는 학생들을 가끔 볼 때가 있는데 이럴 땐 단순하고 규칙적인 하루의 루틴을 가져보라고 권한다. 연구 의욕이 앞서다 보면 불규칙한 식사뿐만 아니라 일과도 늦게 시작해서 늦게 끝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바로잡을 때 그런 어려움을 극복한 나 자신을 어느새 발견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나 보람된 기억은 무엇인가.
 
“내가 수행한 연구 결과와 논문이 동료 연구자들에게 인정을 받는다고 느낄 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 연구자로서는 학회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이 나에게 찾아와 ‘당신의 논문을 잘 읽었고 많은 영감을 주었다’라고 말할 때 가장 기분이 좋다. 또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제자들이 성장해 사회에 기여할 때가 가장 보람되다. 특히 학생이 교수가 돼 후학을 양성하는 모습을 볼 때는 내가 첫 강단에 섰을 때가 생각나면서 정말 기뻤다.”
 
-연구실 구성원에게 강조하는 연구자의 자세와 학문을 대하는 태도는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건강관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연구는 마라톤이라고 이야기하는데도 100m 달리기하듯 초반에 모든 걸 쏟아내는 학생들이 있다. 일시적으로는 성과가 나는 것 같지만, 이내 지쳐서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뒤처지는 경우를 본다. 학문을 연구하는 건 마치 해답 없는 문제집을 푸는 것과 같다. 스스로 문제를 내고 스스로 만족할 만한 답을 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야 하고 정말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완벽한 정답이 있는 문제를 푸는 데 익숙한 학생들이 처음에는 감당하기 힘든 문화적 충격을 겪곤 한다. 이런 부분을 이해시키고 실패와 좌절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지도교수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연구, 이루고 싶은 성과는 무엇인가.
 
“차세대 반도체 소자들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어디서나 얻을 수 있는 소재들을 활용해 손쉽게 소자들을 만들어서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해 안전하고 편리한 삶의 터전을 제공했으면 한다.”
 
-미래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 또는 당부의 말이 있다면.
 
“과학자는 인류가 살아가는 모습을 바꾼다. 과학자의 끝없는 호기심이 조금씩 자연의 법칙을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놀라운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과학자를 꿈꾸고 있다면 작은 것 하나도 원리를 이해하려는 끈질긴 노력이 필요하다. 거인 과학자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정관념을 깬 발상의 전환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것 역시 필요하다. 처음에는 터무니없어 보이는 생각들을 다듬고 다듬다 보면 다음 세대의 인류를 더 안전하고 편리한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한 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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