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고무생산도 줄어···타이어 3사, 가격 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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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5-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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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등 주요 생산국 관리 소홀 영향

  • 최근 20% 인상 후 이달 또 10% 인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타이어 가격 인상이 심상치 않다. 최근 2년 동안 무려 20%에 달하는 가격 인상을 단행한 타이어 업계가 또다시 인상카드를 꺼내 들었다. 타이어 가격 인상 비율만 따지고 보면 차량 가격 인상을 의미하는 ‘카플레이션’ 수준을 뛰어넘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사인 한국·금호·넥센타이어는 이달부터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타이어 가격을 최대 10% 인상한다. 국내 최대 타이어 제조사인 한국타이어의 경우 지난해 8월 최대 7%, 11월 최대 6% 인상했으며, 올해 2월에도 북미 지역에 판매하는 교체용 타이어(RE) 가격을 최대 6% 올렸다. 이달 1일부터는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승용차·경상용차·버스트럭 타이어 가격을 최대 8% 인상했다.

가격 인상의 주된 요인은 핵심 원자재인 천연고무가격 급등과 해상운임비 증가, 완성차 업체의 출고량 저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천연고무는 타이어 제조원가의 최대 30%를 차지할 정도로 민감하게 작용하는 부분이다.

천연고무생산국협회(ANRPC)에 따르면 태국산 천연고무(STR20)는 지난해 1월 100㎏당 140달러대를 형성하다가 올해 2월 190달러대에 육박하는 등 1년 동안 약 35% 급등했다. 천연고무의 가격 인상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극심해진 탓이다. 세계 천연고무 생산량 70% 이상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3국이 차지할 정도로 일부 국가가 독점하고 있다. 이들 3국은 2019년 천연고무 가격 하락세를 방지하고자 4개월 동안 24만톤(t)의 수출량을 감축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방역 규제에 3국의 고무나무 관리가 소홀해져 지난해부터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생산량은 줄어들었지만 수요는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수출 제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인도네시아는 자국 물량 부족을 이유로 팜유 수출을 중단한 바 있다. 여기에 중국은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내수 진작에 나서면서 철강과 천연고무 등의 주요 원자재를 사재기해 가격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

해상운임비도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세계 컨테이너선 운임지표인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4월 29일 기준으로 4177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2585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치솟았다. 여기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완성차 업체들의 감산 현상은 타이어 제조사들의 생산 저하로 이어진다. 지난해 국내 타이어 3사의 공장 가동률은 80~90%대를 오르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내 타이어 업체들이 제품 가격 인상에만 기댈 것이 아닌 미흡한 원가경쟁력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매출원가율은 각각 72.7%, 82.3%로 일본 브리지스톤의 59%와 비교해 크게 뒤떨어진다. 브리지스톤은 공급망의 원재료 직접 조달과 제조·판매까지 수직으로 이어지는 통합시스템을 구축, 안정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타이어 제조사들이 해외 경쟁사들보다 가격에서 우위를 보였기에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면 원가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원가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전기차 기술 선점에도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자재 수급망 다변화와 해외 생산기지 투자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타이어 3사 로고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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