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날갯짓] 항공 수요 증가·화물전용기 도입...잠자던 LCC, 2분기 반등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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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우 기자
입력 2022-05-0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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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여행객 감소로 실적에 타격을 입었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국제선 증편과 함께 화물전용기를 도입하며 2분기 반등을 예고하고 있다. 여행객 수요 증가와 국제선 화물 운송 사업으로의 확장을 도모하며 내년 하반기 적자탈출을 기대하고 있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여행객 감소로 그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던 LCC는 중단거리 노선 위주로 국제선 증편 계획을 세우며 수익성 확대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 국제선 운항 6월 620회 증편
앞서 정부는 '국제선 단계적 일상회복 방안'을 내세우며 국제선 운항편을 △4월 주 420회 △5월 주 520회 △6월 주 620회로 늘린다는 방침을 전했다. 오는 7월부터는 매월 주 300회씩 증편해 인천공항의 시간당 도착 항공편 수를 30대로 확대한다.
 
지방 공항 운영시간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다. 방역 위험도가 높은 국가의 항공편 탑승률 제한도 폐지할 계획이다. 부정기편 허가 기간도 2주에서 4주로 늘어난다.
 
더불어 2020년 3월 23일부터 전 국가·지역 대상으로 발령해온 특별여행주의보가 지난달 14일 해제되면서 해외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조치와 함께 국내 항공업계는 2분기부터 해외 여행객 수요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화물운송사업을 병행하는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여객 부문 의존도가 대부분인 LCC 입장에서는 2분기를 반등의 신호탄으로 보고 동남아, 일본 등 중단거리 노선 위주로 국제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LCC 업체 중에서는 제주항공이 △일본 △중국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양주 등 총 14개 노선을 운항한다. 진에어는 이달 초 7개 국제선 노선을 운항하며 노선을 증편한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5월 말 대구발 베트남 다낭과 태국 방콕노선을 재운항하고, 에어부산도 5월 말부터 부산발 일본 후쿠오카 노선을 시작으로 6월 말 베트남 다낭, 7월 중순 필리핀 세부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화물 전용기 도입, 운송 사업 확장
여객 수요 외 항공화물운임지수가 상승하고 있는 점도 최근 화물 사업 확장을 시작한 LCC 업계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3월 홍콩~북미 노선의 항공화물운임(TAC항공운임지수 기준)은 ㎏당 8.18달러를 나타냈다. 전년 동기 5.5달러에 비해 50% 가까이 오른 가격이다.
 
현재 국내 LCC 중 가장 먼저 화물사업에 뛰어든 곳은 제주항공이다. 제주항공은 다음 달 화물 전용기 B737-800BCF를 도입해 본격적인 화물 운송사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이 도입하는 이 화물 전용기는 B737-800BCF로 현재 운용하고 있는 항공기(B737-800NG)와 같은 기종이다. 여객기로 쓰이던 항공기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여객기와 같은 기종의 화물기를 도입해 운항 비용을 절감하면서 고부가가치 화물 운송으로 수익성을 증대한다는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중순 대형기인 A330-300 3호기를 들여와 공급석을 확대하고 국제 화물 운송 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총 347석, 길이 63.69m인 이 기종은 유럽 항공제조업체인 에어버스사의 중장거리 대형기로 꼽힌다.
 
티웨이항공은 이를 위해 독일 젯테이너와 ULD(항공 화물 운송을 위한 단위 탑재 용기) 공급 계약을 맺고 국제선 화물 운송 채비를 하고 있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항공화물운임료가 인상되면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 온 화물운송 부문에서의 실적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경우 화물사업에서의 호재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LCC 업체들의 이 같은 '생존전략'은 적자 탈출을 위한 적합한 조치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화물 노선에서 매출 2조1486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 2조8052억원, 영업이익 7884억원을 달성하는 등 흑자전환했다. 마찬가지로 화물 운송사업을 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올해 1분기 100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액도 8472억원에서 1조1755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LCC 업계 관계자는 "여객 수요가 증가하면 적어도 2분기부터는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라며 "화물운송사업으로의 진출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전략으로 내년 하반기에 이르면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항공 수요는 코로나19 여파로 급격히 감소했다. 국제선 여객수는 △2019년 9090만322명 △2020년 1431만5695명 △2021년 323만566명으로 떨어졌다. 국내선 여객수는 △2019년 3338만6561명 △2020년 2535만5684명을 기록했지만 국제선 여객 수요가 국내선으로 몰렸던 지난해에는 3338만3740명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여행객이 줄면서 LCC 업체들은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먼저 제주항공의 지난해 성적표를 살펴보면 31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진에어는 1853억원의 적자를 냈다. 에어부산의 영업손실은 2043억원, 티웨이는 148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달 중순 발표되는 1분기 실적 역시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1분기 6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도 영업손실이 나면 2019년 2분기 이후 12분기 연속 적자다. 티웨이항공은 1분기 500억원, 진에어는 401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한다.

LCC 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운항편수의 신속한 증가가 실적 회복의 열쇠로 거론된다"라며 "입국 전 실시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해제해 비용부담을 줄이고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도 LCC가 살아날 수 있는 길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해외여행객의 경우 접종완료자는 사전 PCR, 1일 차 PCR, 6∼7일 차 신속항원검사(RAT) 등 세 차례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비용은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PCR 검사비는 12만원으로 미국이나 유럽에서 출국 전 PCR검사를 받으려면 1인당 100~200달러, 우리돈으로 12만원에서 25만원이 든다. 
 

어린이날 '징검다리 연휴'를 앞둔 5월 4일 여행객으로 붐빈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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