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빅스텝' 현실화…한은 기준금리 인상 발걸음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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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5-0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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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17층 회의실에서 열린 기준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당시 모습.[사진=사진공동취재단]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5일 새벽 FOMC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과 같이 0.5%포인트 인상된 ‘빅스텝’과 양적 긴축이 현실화된 것이다. 미 연준의 이번 결정에 따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하는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오는 26일 금통위를 개최하고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에 대한 판단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국내 기준금리는 1.5% 수준이다. 이는 지난 1월 코로나 이전 수준인 연 1.25%에 도달한 데 이어 유례 없는 한은 총재 부재 속에 열린 지난달 금통위에서도 0.25%포인트 추가 인상이 단행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미 올해에만 두 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을 진행한 만큼 5월 들어서는 일단 숨고르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높았다. 실제 지난달 중순 이창용 총재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모두발언을 통해 “성장을 훼손하지 않도록 통화정책을 조정하겠다”고 언급했던 만큼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나 미 연준의 고강도 긴축 움직임과 여기에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 대외상황이 녹록지 않은 점이 기준금리 상승 명분을 주고 있다. 제롬 파월 의장이 다음 달 기준금리 0.75%포인트를 한번에 올리는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일축했지만 미 연준의 빅스텝은 향후에도 수차례 거듭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 한은 역시 미 연준 최종 금리가 내년까지 3%대에 도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부작용 우려 또한 적지 않다. 

여기에 예상치를 웃도는 물가 급등세도 금리 상방압력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4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 수준으로 13년 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월(4.1%)과 비교해도 그 격차가 두드러진다. 이에 한은은 긴급 점검회의를 통해 “국내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4%대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기대인플레이션 역시 3.1%에 달하는 만큼 인플레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미 금통위원들은 선제적이고 일관된 신호를 통해 인플레 기대심리를 낮춰야 한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 3일 공개된 4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현 실질금리가 중립금리 수준보다 크게 낮다"면서 "물가의 경우 최근 상방압력이 더욱 확대되고 기대인플레이션을 매개로 2차 효과가 보다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금통위의 매파적(통화 긴축) 기조 강화 속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은 한은이 5월을 시작으로 연내 총 4차례(5·7·8·10월)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박석길 JP모건 본부장은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연속으로 올려 연말 기준금리 수준은 2.5%가 될 것"이라며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은 2.75%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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