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는 2025년까지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결제(캐시리스)’ 비중을 40%까지 늘릴 계획이다. [사진=픽사베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최근 발표한 ‘일본의 캐시리스 결제 추진 동향’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25년까지 금융 분야의 국내총생산(GDP) 25조엔 달성', '2025년 6월까지 캐시리스 결제 비율 40%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일본 정부가 2020년 7월 발표한 '성장 전략 후속 조치' 중 '결제 인프라의 재검토 및 캐시리스(비현금결제) 환경 정비'의 일환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이후 비대면, 비접촉 소비가 늘면서 일본에서도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문화가 퍼지고 있으나, 아직 저조한 수준이다. 현지 캐시리스추진협의회가 발표한 ‘캐시리스 로드맵 2021'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일본 내 전체 결제수단 중 비현금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4.2%였다. 한국의 캐시리스 비율이 94.7%(2018년 기준)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중국도 77.3%에 달한다. 이외 다른 나라는 캐시리스 비율이 약 40~60% 정도다.

2018년 기준 일본 내 전체 결제수단 중 비현금 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24.2%다. 주요 국가의 캐시리스 비율이 약 40~60%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저조한 수치다. [사진=KOTRA]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비접촉 결제를 선호하는 일본 국민이 늘어나면서 QR코드 결제가 각광받고 있다. 캐시리스추진협의회에 따르면, 2020년 일본 내 QR코드 송금 건수는 4만4329건으로, 2년 전인 2018년 대비 17배 증가했다. 소프트뱅크그룹, NTT도코모, 라쿠텐그룹 등 일본 대표 통신·ICT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비접촉 결제 서비스를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지 대표 메신저, 포털 기업인 라인과 야후재팬은 경영통합을 하기 전에 각 사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라인페이와 페이페이를 앞세워 출혈 경쟁을 벌인 바 있다. 두 회사는 이용자 유치를 위해 2019년 당시 거래액의 최대 20%를 환급하는 이벤트를 벌였다. 당시 두 회사가 마케팅 경쟁에 쏟아부은 돈만 2000억원에 달한다. 출혈 경쟁이 치열해지자 라인은 그해 3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KOTRA는 “현재 일본 내 QR코드 결제 서비스 중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페이페이가 2022년 4월 라인페이와 경영 통합을 마무리하면 업계 1위의 위상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일본 신용카드 회사도 비접촉 간편결제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비자는 2020년 일본에서 신용카드의 비접촉 터치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해 3월 기준, 비자의 터치 결제 대응 카드 발행은 2390만건을 넘어섰다. 이용 가능 점포도 음식점, 약국, 서점, 백화점, 상업 시설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온(AEON)’ 같은 소매 유통 대기업은 자체 코드 결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코드 결제 ‘이온 페이’가 탑재된 ‘아이이온’ 앱을 이용하는 고객은 상품, 서비스, 이벤트, 프로모션 등의 정보를 받을 수 있다.
KOTRA는 향후 일본의 캐시리스 시장에서 포인트 카드와 간편결제 서비스의 일체화가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1위 편의점 브랜드 세븐일레븐은 페이페이와 제휴를 통해 자사 앱에서 페이페이 결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정보가 유출되는 부분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KOTRA는 “2020년 일본의 대기업 통신사 NTT도코모에서 고객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돼 자금이 부정하게 인출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향후 캐시리스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고객의 편의성 확보와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고객 데이터의 철저한 보호 및 관리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일본 정부는 '2025년까지 금융 분야의 국내총생산(GDP) 25조엔 달성', '2025년 6월까지 캐시리스 결제 비율 40%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은 일본 엔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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