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JP모건처럼... "교육·홍보·금융서비스까지 한 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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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2-05-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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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금융경영硏 'JP모건의 메타버스 비즈니스 전략과 시사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내 금융권이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를 고객과의 접점을 찾는 소통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JP모건과 같이 메타버스를 금융서비스와 연계하는 시도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JP모건의 메타버스 비즈니스 전략과 시사점’에 따르면, JP모건은 메타버스를 직원 교육, 외부 홍보 등 소통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급결제, 대출 등의 금융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JP모건은 메타버스 시장이 커지는 것에 발맞춰 기업이나 창작자가 가상공간에서 사업을 도모할 수 있도록 결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지급결제 서비스로는 디지털 지갑을 구축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메타버스 이용자들이 가상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암호화폐를 달러, 유로 등과 자유롭게 교환하고 본인인증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은 이 과정에서 수수료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이용자 입장에선 메타버스 내 모든 디지털자산을 안전하게 거래하고 소유할 수 있다.
 
이는 JP모건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전망이다. 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메타버스 내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약 540억 달러(약 68조7000억원)로, 2030년에 수수료 수익 규모는 65억 달러(약 8조2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공간 내 대출 서비스도 추가될 전망이다. 대출 대상은 NFT 콘텐츠를 개발하는 창작자나 가상공간에서 토지를 구매하는 이들이다. 이더리움 기술 기반의 스마트 콘트랙트를 활용해 대출금액, 상환기간, 이자율 등을 정해 계약을 관리하는 게 특징이다. 스마트 콘트랙트는 특정 조건이 맞으면 계약이 체결되도록 한 블록체인 시스템이다. 지난해 12월 메타버스 플랫폼 더샌드박스 내에서 가상 부동산이 역대 최대 금액인 430만 달러(약 54억7000만원)에 팔려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더샌드박스에선 지난해 부동산 토지 거래 액수가 2300만 달러(약 292억원)를 넘어섰다.
 
JP모건은 향후 국가 간 지급결제, 무역금융 서비스도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메타버스에서 현실과 같은 경제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에서 활동하는 고객, 기업이 늘어나면 거래를 위한 결제 중개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방침이다. JP모건은 자체적으로 블록체인 플랫폼 오닉스(Onyx)를 구축하며 정보 이전, 결제 처리, 가상자산 교환 등의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소는 국내 금융지주도 JP모건처럼 메타버스를 금융 서비스와 연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구소는 “4대 금융그룹은 메타버스를 내부 연수, 세미나 혹은 금융기능 없는 가상지점 개설 등 홍보 수단으로 주로 활용하고 있고, 금융서비스와의 연계는 아직 미흡하다”며 “JP모건의 메타버스 금융 비즈니스 추진 현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메타버스에서 신사업을 적기에 추진할 수 있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한 메타버스 플랫폼 [사진=신한은행]

JP모건은 2016년부터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해 디지털 혁신에 나서고 있다. 2017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중소기업 대출·자동차 금융 플랫폼 출시, 2018년 맞춤형 자산관리 솔루션 출시 등으로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확장했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블록체인 같은 신기술을 데이터분석, 금융 서비스 프로세스 개선, 가상비서 개발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이는 고객의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JP모건이 2018년 자체 조사한 결과, 디지털 채널을 이용하는 고객의 만족도가 전년 대비 19% 증가했고, 고객 유지율은 10%포인트 증가했다.
 
2021년부터는 △기술 현대화 △데이터 역량 제고 △인재 영입 △운영모델 개선 △사이버보안 강화 등을 디지털 기술 전략으로 앞세워 회사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편 국내 주요 시중은행도 메타버스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21년 7월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 금융·비즈센터, 재택센터, 놀이공간 등을 포함한 ‘KB금융타운’을 오픈했고, 이곳에서 신입행원 연수 개강식도 열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 내에 KB금융타운을 구현하는 시도도 하고 있다. 주식 시세 확인, KB화상상담서비스, 모바일브랜치의 연동, 용돈 조르기 서비스 등이 구현된 상태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자체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 ‘신한 메타버스’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상의 공간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를 구축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베타 서비스에는 모임, 휴식 등을 할 수 있는 최초 진입 공간 ‘스퀘어’, 서소문 디지로그 브랜치의 이미지를 차용해 만든 은행 지점 ‘브랜치’, KBO와 함께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야구장’, GS25편의점을 구현해 실제 구입이 가능한 공간 ‘스토어’ 등이 구현됐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축하고 신입행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수료식을 진행했고, 우리은행도 메타버스상에서 당시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MZ세대 직원 간 소통행사를 개최했다.
 
NH농협은행은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에 암호화폐 수탁, 디지털 자산 투자, 가상자산 투자정보 제공 서비스 등을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독도버스는 NH농협은행이 지난 4월 2일 시범 서비스로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사전 신청자 6만6500명을 대상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상공간 ‘독도’에서 아바타를 통해 농사와 낚시 같은 생활 콘텐츠를 즐기거나 각종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정식 출시는 오는 8월이다.
 

NH농협은행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 [사진=NH농협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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