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막차...월세 살며 강남 급매 노리는 '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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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2-04-24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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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영끌'족, 이번엔 상급지 재테크 '올인'

  • 부동산 불패신화 학습한 MZ...몸빵, 월세난민 '자발적 선택'하며 강남 입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서울 광진구 광장동에 살던 30대 직장인 A(38)씨는 최근 9개월간의 월세살이를 청산하고 송파구 잠실동 '내집 마련'에 성공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A씨가 지난해 집을 처분한 이유는 집값이 고점이라는 판단에 따라 강남 '급매'를 잡기 위해서다. 그가 2016년에 8억원에 산 아파트도 14억원까지 올랐다. A씨는 "집을 처분해 대출을 갚고 월세를 살면서 그동안 눈여겨봤던 강남과 잠실 쪽 대단지 급매만 노렸다"면서 "마침 원하던 단지에서 4억원이 떨어진 '급급매'가 나오면서 상급지 이동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며 상급지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진 집도 팔고 월세를 전전하면서 상급지 급매를 노리는 다소 극단적인 재테크 현상은 현재 부동산 시장은 일시적인 조정기일 뿐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상승장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부동산 학습효과를 체득한 MZ세대들이 적극적으로 '똘똘한 한 채' 잡기 재테크에 동참하면서 자발적 '월세족'도 늘어나는 추세다.
 
24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지난 1월 1087건, 2월 810건, 3월 1325건, 4월(22일 기준) 355건으로 극심한 '거래 빙하기' 상태다. 지난해 1월 거래량이 5770건, 2월 3841건, 3월 3762건, 4월 3655건임을 고려하면 올해 거래량은 절반 이상 줄었다. 
 
이런 극심한 거래 빙하기도 잘만 활용하면 상급지 이동을 위한 재테크 사례가 될 수 있다. 40대 직장인 B씨는 최근 서울 강동구에 있는 6년 차 신축아파트를 팔고 서초구에 있는 23년 차 아파트를 매수했다. 구축 아파트의 리모델링 호재를 고려한 재테크다. 매수액이 15억원 이상이어서 금융권 대출이 불가능했지만 아파트 전세금이 9억2000만원 들어가 있어 실투자 비용은 11억원가량이었다.
 
B씨는 아파트 매도금으로 잔금을 치르고 자신은 근처 투룸 오피스텔에서 월세살이를 시작했다. 그는 "아이 때문에 강남에 오긴 와야 하는데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 가족 반대를 무릅쓰고 '영끌' 구매를 했다"면서 "부족한 자금은 서초동 아파트 전세가 만료되면 전세금을 올려 융통할 계획"이라고 했다. 
 
급매를 잡기 위해 집을 먼저 처분하고 월세를 사는 사례도 있다. 30대 직장인 C씨는 급매를 잡기 위해 자발적 월세난민을 택했다. 최근 부모님이 증여해준 송파구 풍납동 아파트를 팔고 직장 근처 고시원에 살면서 잠실 급매 아파트 매수를 위해 대기 중이다. C씨는 "20·30대에게 강남 아파트 청약은 불가능하니 상급지를 가려면 조정기에 진입하는 방법밖에 없다"면서 "올 초 원하는 단지 인근 부동산 3~4곳에 연락처를 남겨놨는데 최근 로열층 급급매 매수 연락이 와서 꼼꼼하게 비교해 본 후 구매하려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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