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한국 식량자급률..."CPTPP 가입하면 더 심화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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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2-04-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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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7년 한국 식량자급률 47.5%...정부 목표보다 8% 낮아

  • 우크라 사태·기후 변화 등 국제 요인도 곡물 시장에 영향

  • "해외농업 개발이나 조달 시스템을 갖추는 대안 필요"

곡우를 하루 앞둔 19일 경기도 이천시 대월농협 공동육묘장에서 관계자들이 모판에서 자라는 볏모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식량자급률이 내년부터 하락세를 거듭해 5년 뒤에는 정부 목표에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여기에 정부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등으로 무역 시장을 더 개방한다면 식량자급률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종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연구위원은 15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2 KREI 연구성과 보고회‘에서 올해 한국 식량자급률 전망치가 2022년 48.6%에서 2025년 48.3%, 2027년 47.5%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7년 식량자급률 전망치는 정부 목표치인 55.4%보다 낮은 수준이다. 쌀 작황 회복 등으로 식량자급률이 2020년 45.8%에서 일시적으로 상승하지만 재배면적 감소, 수입 증가 등으로 장기적 하락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식량작물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소득이 1000㎡당 103만8000원으로 같은 기간 노지채소 소득인 213만1000원의 절반 수준으로 낮은 수익성을 보여왔다. 또한, 경지면적은 연평균 0.6% 감소해 2027년에는 150만5000ha가 되면서 농지 보전과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제적인 변동 요인도 곡물 시장에 변수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가 국내 물가 변동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우크라이나 생산·수출 기반 시설 파괴, 러시아 경제제재 등으로 인해 가공식품, 축산물, 배합사료 물가는 각각 최대 6.8%, 5.9%, 10.6%씩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위원은 “시장 위기는 세계적인 이벤트와 수급상의 문제가 누적돼 발생한다”며 “흉작에 의한 단기적 가격 급등도 빈번하고 물량확보에 더해 가격과 취약 계층 위험 관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곡물 시장은) 소수의 수출국과 다수의 수입국이 있어서 생산량 대비 교역량이 적은 엷은 시장”이라며 “기상 영향을 많이 받는 농산물 특성에 더해 자국 내 소비를 충당하고 남는 부분을 수출하는 구조로 수급 및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추진 중인 CPTPP 가입 등 시장 개방 정책이 한국 식량자급률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김 연구위원은 “CPTPP를 맺더라도 이미 낮은 수준인 수입 물량을 더 저렴하게 확대해서 들여오긴 힘들다”면서도 “곡물 차원에서 오히려 쌀 시장이 개방되는 경우에는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해외농업 개발이나 조달 시스템을 갖추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농업계도 CPTPP 가입을 반대하는 중이다. 농협중앙회는 지난 11일 ’CPTPP 가입 추진 중단‘ 성명을 발표하고 “식량자급률 제고를 위한 선진국 수준의 식량안보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고 이를 실행할 국가재정지원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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