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 손실보상 물 건너가나… 소상공인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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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입력 2022-04-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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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출조정 한계… 온전한 추경 불가능

  • 4%대 물가 상승에 국채발행도 어려워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18일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소상공인 손실보상 규모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연합뉴스]

소상공인 손실보상 규모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50조원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재원 마련과 물가 부담 등 대내외적 악재를 고려해서다. 이에 윤 당선인의 공약 대로 ‘온전한 손실보상’을 기다려온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19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주 중 손실보상안이 공개될 전망이다. 인수위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 관계자는 “중기부와 국세청 자료를 바탕으로 손실 규모를 추계했으나, 보상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며 “다음주 중 발표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다만 손실보상 규모는 당초 윤 당선인의 공약인 50조원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세출 구조조정의 한계 탓에 5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물가가 4%대로 오른 상황에서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적자 국채 발행도 쉽지 않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추경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후보자는 전날 서울 여의도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50조원이라는 규모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인수위에서 나왔다”며 “원안대로 가게 되면 경제적 충격이 또 발생할 수 있어 인수위에서 최대한 온전한 보상 범위와 경제적 충격이 없는 수준을 감안해 조정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손실보상안을 검토 중인 인수위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같은 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후보자가 잘 모를 것”이라며 추경 규모 축소론에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인수위와 중기부 장관 후보자가 엇박자를 내면서 소상공인들의 불안감은 커지는 상황이다.
 
소상공인 100만여명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손실보상 관련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이 후보자와 안 위원장의 엇갈린 발언을 두고는 설왕설래도 오간다. “윤 당선인이 공약을 이행해야 한다”며 50조원 규모 손실보상을 촉구하는 지적이 대다수인 가운데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며 지켜보자는 반응도 나온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에서도 손실보상 공약 미이행에 대한 불안감이 감지된다. 지난 15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를 발표하자 소상공인연합회 등 단체는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차기 정부를 향해 온전한 손실보상의 신속 집행을 주문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4개 자영업자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인수위를 향해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내기도 했다. 입장문에는 현재 제기되는 손실보상 축소론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상실감, 공약 미이행 시 집단 투쟁 의사 등이 담겼다.
 
오호석 코자총 공동대표는 “최근 보도되는 손실보상 축소론에 자영업자들이 잠 못 이루고 있다”며 “지난 2일 인수위 방문 시 인수위 측의 공약 이행 의사를 재확인한 만큼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공약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길거리로 나가 단체행동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의 기대와 달리 손실보상 규모는 50조원에 미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미 예견된 수순이라는 분석도 있다. 후보 시절 공약에도 지급 방안이나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이 설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원 마련 문제가 있기 때문에 50조원 규모의 손실보상이 한 번에 가능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재정 지출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에 물가 관리의 어려움 등 부작용도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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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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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ㅎ 한두번 속으면 착한거지만 계속 속는건 바보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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