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3주 연속 최고치···정유사들, 脫정유 투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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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4-1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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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오일뱅크, 수소충전소 180개 목표

  • SK는 배터리···GS는 종합에너지 기업

정제마진이 사상 처음으로 배럴당 17달러를 돌파하면서 3주 연속 최고 기록을 이어갔다. 올 상반기 국내 정유사들도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개선된 수익성을 바탕으로 석유·화학·배터리 등 비정유 부문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향후 찾아올 정제마진 하향 안정화에 대비하기 위해 기존에 추진하던 탈(脫)정유 사업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가속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역설적으로 정유 사업에서 돈을 번 정유사들이 탈정유에 힘을 쏟고 있는 셈이다.

1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국내 정제마진은 17.43달러를 기록해 2000년 통계를 취합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지난 3월 넷째 주 13.87달러와 이달 첫째 주 13.95달러에 이어 둘째 주까지 3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 경신을 이어갔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만든 휘발유·경유·나프타(naphtha)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을 제외한 금액으로 정유사 수익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 중 하나로 꼽힌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통상 배럴당 4달러는 돼야 수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해왔다.

정제마진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였던 2020년 마이너스 수치까지 떨어져 팔수록 손해라는 후문이 들리는 상황까지 처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손익분기점으로 평가받는 4달러를 돌파했고, 올해에 이르러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정제마진 상승세는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제품 수요도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제유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난달 배럴당 120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경제활동 재개로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정제마진 개선에 국내 정유사들은 올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정제마진 개선으로 정유사업에서 호황을 누리는 정유사들은 탈정유를 외치고 있다. 정유 사업이 어려워 재무적 부담이 컸던 2020년과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비정유 사업에 대한 투자 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에쓰오일은 그동안 미뤄왔던 2단계 석유화학시설 투자 사업인 샤힌 프로젝트를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에쓰오일은 해당 프로젝트에 7조원을 투자해 석유화학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에 성공하겠다는 포부다.

SK이노베이션도 정유 사업 호황을 기회로 배터리 등 신사업 투자를 가속화하겠다는 포부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자회사인 SK온의 생산설비 확충 관련 4조원 규모 투자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GS칼텍스는 정유사업에 탈피해 수소 등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한 상태다. GS칼텍스는 가스공사 등 액화수소 생산·공급 사업 파트너를 늘려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도 수소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톤(t)을 생산하고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 개 수소 충전소를 운영해 수소 가치사슬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 투자 규모는 밝히지 않았으나 사업계획을 감안하면 1조원 규모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올해 호황을 발판 삼아 수조원 규모 투자 부담으로 머뭇거렸던 탈정유 사업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유 사업 호황이 탈정유의 등을 밀어주는 격"이라고 말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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