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연 광해광업공단 사장이 흑자 전환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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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2-04-0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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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년도 당기순이익 2764억원...통합 전 적자에서 흑자로

  • 실적 개선 발판인 해외 광산, 관련법 따라 매각 검토 중

  • "획일적인 처리 대신 개별로 사안을 철저하게 평가해야"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 프로젝트' 전경 사진=한국광해광업공단]

광해광업공단(KOMIR)이 출범 첫해 해외 광산 수익 개선을 기반으로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지만 해외광산 매각 이슈로 여전히 불안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관련 법을 개정해서라도 해외 광산 매각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광해광업공단 매출액은 1조3714억원으로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이 통합되기 전인 2020년 매출액 합산치보다 6935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당기순이익은 2764억원으로 2020년 합산치인 1조4643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공단은 흑자 전환 요인으로 해외투자사업 경영실적 개선을 꼽았다. 공단이 보유한 해외광산은 니켈, 구리(동), 유연탄 등을 생산한다. 니켈 평균가격은 2020년 톤당 1만3789달러에서 2021년 톤당 1만8333달러로 올랐다. 같은 기간 구리는 톤당 6181달러에서 9293달러, 유연탄은 톤당 61.58달러에서 127.14달러로 폭등했다.

주요 광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보이자 공단이 보유한 해외광산도 실적 개선 움직임을 보였다. 공단이 지난해 해외광산에서 만든 순이익은 암바토비(니켈) 2억1100만 달러, 꼬브레파나마(동) 7500만 달러, 나라브리(유연탄) 132만 달러 등이다.

하지만, 정부는 공단의 흑자 전환 발판인 해외 광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광해광업공단법상 공단 업무 범위에 해외자원개발사업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는 공단이 보유한 26개 해외 광산 관련 자산 중 11개를 매각했다.

정부 계획대로 해외 광산이 매각될 경우 2021년 28.6%였던 자원개발률은 2024년 21.3%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원개발률은 수입 자원 총량 대비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확보한 자원 비율이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은 “과거 방만했던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구조 조정한다는 명분 속에 마련됐던 해외 광산 의무 매각 규정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한 해외 광산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새 정부는 해외 자원 확보 방향을 이어나가되 민간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구상이다. 김기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대변인은 “우리 정부가 소유한 해외 주요 광산을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는 쪽으로 보고 받았다”면서도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 주도의 해외 자원 확보라는 큰 기조 속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빨리 발을 빼는 게 나을 수도 있는 해외 자원 개발사업이 있는 반면 좋은 실적을 보여 매각하기 아까운 곳도 있다”며 “지금처럼 획일적으로 처리하다 보면 이익을 볼 수 있는 곳까지 희생되는 상황이 발생하니 광산별로 사안을 철저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규연 한국광해광업공단 사장[사진= 한국광해광업공단 제공]

한편, 공단의 흑자 실적이 합병으로 인한 기저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광해관리공단은 지난해 9월 광해광업공단으로 통합되면서 채무조정을 겪었다.  통합 전인 2020년 말 기준 광물자원공사는 대규모 해외자원개발 사업 부실 등 여파로 부채 규모가 6조7535억원에 달했다. 황규연 KOMIR 사장은 “공단의 재무 건전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흑자전환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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