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병홍 농진청장 "AI로 농사짓고 메타버스로 농촌체험…'디지털농업' 경쟁력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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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전북)=조현미 기자
입력 2022-03-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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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청 60주년 맞는 도약의 해…농촌소멸 위기 극복에 역량 집중

  • R&D 성과 적시에 현장 보급…청년농업인 지원·민간 협력 확대

  • 개도국들과 K-농업기술 공유…기아문제·식량안보에도 이바지

박병홍 농촌진흥청장이 지난 23일 전북 전주시 농촌진흥청 청장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농업은 경쟁력 있는 산업입니다."
박병홍 농업진흥청장(55) 목소리엔 자신감이 가득했다. 흔히 농업을 사양산업이라 말하지만 박 청장은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디지털농업으로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농업·농촌을 만들 수 있다"고 힘줘 말했다.

박 청장은 지난 23일 아주경제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 농업 경쟁력이 다른 산업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100여 일간 여러 차례 농업 현장을 둘러본 뒤 내린 결론이다. 

특히 농진청이 개청 60주년을 맞은 올해가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개청 60주년을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며 "위기의 농업을 기회의 농업으로 탈바꿈시키고, 농촌 소멸 위기를 농촌 재생으로 이겨내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박병홍 농촌진흥청장이 지난 23일 전북 전주시 농촌진흥청 청장실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평소 현장 소통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들었다. 농업 현장과 소통하면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

"청장 취임 후 일주일에 한 차례 정도 현장을 가고 있다. 농업 관련 공직자가 항상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은 농업인이 체감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연구개발(R&D)과 기술 보급을 하는 것이다. 농업인 시선에서 문제를 바라보며 농업 수요자와 공감하는 공직자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농촌진흥기관이 연구개발한 농업기술은 현장에서 쓰일 때 빛이 난다. 기술 보급한 사업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농업 현장에서 보고 들은 내용으로 바탕으로 수요자가 바라는 혁신을 추진하고자 한다."

-올해는 농진청 개청 60주년이다. 그간 성과와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농진청은 그동안 다수확 통일벼를 개발해 절대빈곤을 해결한 '녹색혁명', 비닐하우스로 연중 작물 생산을 가능하게 한 '백색혁명',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농업' 등을 통해 농업·농촌 발전에 이바지해왔다.

올해는 개청 60주년을 맞이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이를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계기로 삼고자 한다. 특히 '위기의 농업을 기회의 농업'으로 탈바꿈시키고 '농촌 소멸 위기를 농촌 재생'으로 이겨내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새로운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국민과 농업인의 미래 행복을 위해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 기반 미래 농업기술을 개발할 것이다. 농업·농촌 가치에 관한 새로운 비전도 제시하겠다. 민간 영역과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하며 시너지 효과도 내겠다."

-농진청 주요 업무인 R&D·기술 보급과 관련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게 있나.

"농업 현장에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이 있지만 R&D에서 기술 보급까지 많은 기간이 걸린다는 외부 지적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민간이 개발한 실용성 높은 기술을 조기에 농촌 현장에 보급하고, 민간 산업 활성화도 지원한다.

R&D 성과를 빨리 현장에 보급하고자 블렌딩 과제도 도입했다. 농업 현장에서 연구와 기술 보급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인데, 개발한 연구 성과를 바로 현장에 적용해 보급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농진청은 최근 지속 가능한 농업 구현을 위한 디지털농업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인공지능(AI)·메타버스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기후변화와 식량문제, 농촌 소멸 등 농업·농촌 문제를 해결하는 데 폭넓게 활용하려는 게 목표다.

드론·자율주행·로봇 등 자동화 기술은 농작업 편리성을 높일 수 있다. 환경·작물생육·병해충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능화 기술은 농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준다.

농진청은 지난해 '디지털농업 촉진 기본계획 수립'을 수립했다. 올해는 AI·메타버스를 농업 분야에 폭넓게 활용하기 위한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민관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하고 확산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가상 스마트팜에서 농사를 지어보는 디지털 트윈, 치유농업 체험 등이 포함된다."
 

박병홍 농촌진흥청장(왼쪽)이 지난달 17일 경남 합천군 우리밀 재배단지를 방문해 우리밀로 만든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농촌진흥청]


-외국에서 반가운 소식이 연이어 들려온다. 'K-농업기술'이 개발도상국에서 큰 위상을 떨치고 있다.

"인류 보편적 공공가치인 '기아문제 해결'과 '식량안보'를 달성하기 위해 지난 60여 년간 축적한 농업기술과 경험을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개도국들과 공유하고 있다.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코피아)를 통해 캄보디아에서 최초로 1대 잡종 옥수수 신품종을 개발해 종자 자립화를 지원했다. 감자 원산지인 에콰도르에는 한국산 씨감자 생산기술을 전수해 해당 농가 감자 생산량이 40%까지 늘었다. 아프리카벼연구소와 공동으로 다수성·고품질 벼를 개발·보급해 아프리카 식량안보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K-농업기술 약진은 단순한 인프라 구축이나 기술 이전이 아닌 현지화를 통한 지속적인 농업기술 협력에 따른 산물이다. 개도국 농업생산성 향상을 위한 공동 R&D 협력을 강화하고, 미래 기술혁신을 주도할 글로벌 R&D 기관 역량도 갖추겠다."

-'2050 탄소중립 계획'에 따라 농업·농촌 온실가스 감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국가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했고, 농식품부는 그해 12월 '2050 농식품 탄소중립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농진청은 농식품부가 수립한 추진 전략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2050 탄소중립 실현 농업기술 개발과 현장 보급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주요 추진 전략은 국가 고유배출·흡수계수 개발과 통계자료 구축 고도화를 통한 '온실가스 통계자료 구축', 저탄소 농업기술 개발을 확대하는 '탄소 저감', 농경지 탄소 저장능력을 높이고 신규 흡수원을 발굴하는 '농경지 온실가스 흡수', 감축기술 현장 실증·보급·인식 확산 등을 포함한 '현장 확산'이다.

농진청은 농·축산 부문 탄소중립에 필요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보급하기 위해 올해 예산으로 268억원 규모를 확보했다. 매년 투자를 늘리는 한편 탄소중립 연구 인력도 계속 확충할 계획이다."

-오는 5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다. 새 정부에서 추진할 농업 R&D 방향은.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농촌 소멸론을 비롯해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빈발, 안정적인 먹거리 확보 불확실성 등 지금 우리 농업·농촌은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다. 동시에 AI·메타버스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폭넓게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되고 있다.

미래 농산업을 위한 다양한 분야에 R&D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청년농업인 지원과 농촌 공간 조성 등을 통해 농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기술 지원하겠다. 식량안보와 탄소중립 같은 현안 해결을 위한 R&D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민간 업체와 협력을 확대해 시너지도 내겠다. 중점 추진 분야는 미래 식품산업과 탄소중립, 청년농 육성, 반려동물, 농업인 복지(안전), 식량주권, 친환경 축산, 공적개발원조(ODA) 등이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로 많은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민들 피해도 상당한데.

"농촌진흥 공직자 모두 농업과 농촌 미래를 열어가는 데 노력하겠다.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을 강화해 국민과 농업인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농촌 자원을 활용한 치유농업을 활성화해 코로나19로 지친 국민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돕겠다."

―――
박병홍 농촌진흥청장=
1967년 경북 예천 출신으로 경북대사범대부속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중국 베이징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박사 과정을 마쳤다.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해 농림축산식품부 통계기획팀장, 기획조정관, 정책기획관, 축산정책국장, 농업정책국장, 식품산업정책실장 등을 역임했다. 농식품부 차관보를 거쳐 지난해 12월 3일 제30대 농촌진흥청장에 임명돼 같은 달 6일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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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경제는 당장 "강현창기자"를 버리길 바란다. "강현창기자" 및 아주경제 돈받고 사주써주는 언론이라고 소문 다 이미 냈다. 뭐 멀쩡한 기업을 보고 도주를한다고?? 어이가없어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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