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K-OTT 육성 골든타임, 새 정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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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2-03-1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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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 OTT 업계를 보면 떠오르는 속담이다. 사공이 셋이나 되는 탓에 글로벌 시장으로 가야 할 국내 OTT들은 산으로 가고 있었다.

정부는 OTT 육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난 2020년 '디지털미디어생태계 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올해까지 글로벌 OTT를 최소 5개 만들겠다는 목표를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그러나 지원의 근거가 될 법적 지위 신설도 끝내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세 부처가 앞다퉈 주무부처라고 나서며 오도 가도 못한 것이다. 

2022년까지 글로벌 OTT 5개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는 현재 시점에서는 까마득하다. 국내 OTT는 홈그라운드인 한국에서도 해외 기업 등쌀에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이동통신 기획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OTT 유료 이용률은 59%로, 3년 전(30%) 대비 약 2배 뛰었다. OTT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지만, 그 중심부에는 해외 OTT가 있다. 티빙(18%), 웨이브(17%), 쿠팡플레이(12%), 왓챠(7%) 등 국내 OTT 유료 이용률은 넷플릭스(6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하반기 론칭한 디즈니+는 론칭하자마자 유료이용률이 1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시장 판세는 더욱 해외 공룡 OTT로 기울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지식재산(IP)과 막대한 자본으로 무장한 글로벌 OTT가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디즈니+, 애플TV+가 지난해 한국 론칭 이후 올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고, HBO맥스도 국내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소년심판', '오징어 게임' 등 한국 제작 콘텐츠가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수 글로벌 기업이 앞다퉈 K콘텐츠를 찾아 막대한 제작비를 들고 한국 제작사로 몰려들고 있다. 자칫 플랫폼 주도권을 잃고, 해외 OTT의 콘텐츠 제작 하청 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새 정부에서는 여러 부처에 흩어진 OTT 관련 정책을 한데 모은 컨트롤타워가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미디어, 콘텐츠를 총괄하는 부처를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당선인은 OTT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법적 지위 신설, 자율등급제 도입 등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부터는 해외 OTT와 국내 OTT 간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 티빙, 왓챠 등 주요 업체는 글로벌 시장 본격 공략에 나설 계획이기도 하다. 국내 OTT 지원 골든타임이다. OTT 생태계 활성화 지원을 약속한 만큼,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IT모바일부 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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