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기술력 뽐낸 네이버랩스...국내 로봇 시장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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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2-03-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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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랩스, 로봇 소개 전용 페이지 열고 자사 주요 로봇 기술 공개

  • 5G·AI 기술력 갖춘 이동통신 3사, 여러 산업 분야에서 로봇 상용화

  • 전문서비스로봇 시장 2020년 1조1870억원...비대면 사회 맞춰 도입 확대 전망

네이버랩스 엠비덱스 [사진=네이버랩스]

네이버랩스가 자사 로봇을 소개하는 웹페이지를 열었다. 여기선 지난 CES 2019에서 선보인 인간형 로봇 앰비덱스(AMBIDEX), 실내 고정밀 3차원 스캐닝 로봇 M2 등을 소개하고, 향후에는 루키(Rokie)도 공개할 예정이다.

앰비덱스는 사람의 상반신을 구현한 로봇으로, 팔과 손 역할을 한다. 사람과 거의 비슷한 관절 구조를 구현해, 정밀하고 빠른 동작을 할 수 있다. 특히 지난번 공개한 버전과 비교해 기능을 개선했다. 몸통과 허리를 추가해 팔만 있던 초기 버전보다 움직임의 폭을 확장했으며, 이를 통해 사람의 동작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이는 단순히 사람의 모습을 모사하는 것이 아닌, 사람의 동작을 정밀하게 구현하기 위함이다.

디자인 역시 개선했다. 앰비덱스의 강점은 유연한 움직임으로, 이러한 강점을 더 강조하기 위해 몸통 디자인은 부드러운 양감을 살렸다. 또 단조로운 느낌을 줄이기 위해 기본적인 모양의 도형으로 세부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대비가 큰 무채색을 통해 날렵한 이미지를 더했다는 설명이다.

네이버랩스에 따르면 앰비덱스는 사람의 팔이 지니는 고유한 특징에서 출발해, 기존 로봇팔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개발된 로봇이다.

특히 인간의 운동지능을 학습하기 위해 반응형 장비를 이용해 동작을 직접 가르쳤다. 가령 빵에 잼을 바를 때 잼의 굳기, 빵의 단단한 정도에 따라 주는 힘을 적당히 조절하며 움직인다. 화이트보드를 지우개로 지울 때도 적당한 힘으로 지우개를 누르며 움직인다. 인간이 설명서만 보고도 가구를 조립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운동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앰비덱스는 이를 학습하기 위해 반응형 장비(햅틱 디바이스)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프로그래밍이나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사람의 운동지능, 힘 조절 능력 등을 사람이 동작하며 직접 입력해 고도화했다.

M2는 실내 고정밀 3D 스캔을 위한 로봇이다.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실내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센서를 통해 현실 공간의 모습을 디지털 세계에 그대로 복제한다.

M2는 기존의 실내 공간 데이터뿐만 아니라 실내와 실외를 아우르는 데이터 수집을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외관상으로 데이터 수집 시점 높낮이를 자동으로 조절 가능하도록 리프트 기능을 적용했다. 낮은 시점의 데이터는 물론, 높은 시점의 데이터 수집까지 가능하도록 디자인했다.

앞서 네이버랩스는 M1X를 통해 인천공항, 현대백화점, 코엑스 등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한 바 있다. 이러한 레퍼런스로 쌓은 경험을 통해 M2의 센서 구성이나 구동 방식을 크게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수집 시 센서의 눈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것은 물론, 실외에서는 완충장치와 사륜구동 주행방식을 더했다.

이러한 로봇의 지능은 인공지능(AI)이 담당한다. AI는 로봇이 아닌 클라우드에 탑재되며, 이동통신망(5G)을 통해 로봇과 서버가 연결된다. 이른바 브레인 리스 로봇이다. 네이버는 이를 위해 28GHz 대역을 포함하는 산업용 5G망(5G 특화망)을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할당받았다.
 
1조 넘는 서비스 로봇 시장, 국내 기업도 사업 본격화

운동지능을 학습하기 위한 반응형 장치. [사진=네이버랩스]

앞서 네이버는 네이버랩스에 26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했다. 로봇 기술 고도화 등 네이버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기 위함이다. 2017년 1월 네이버에서 분사한 네이버랩스는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기술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랩스의 로봇 기술은 올해 말 완공 예정인 네이버 제2사옥에 본격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네이버랩스는 클라우드 기반 로봇 제어 시스템 ARC(AI, 로봇, 클라우드)와 5G 특화망을 연동해 제2사옥의 로봇을 제어할 계획이다. 네이버랩스는 이 로봇들을 위해 230개 이상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서비스 로봇을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에 자율주행 로봇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5G 인프라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는 AI 로봇은 이동통신사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영역이다.

SKT는 지난 2020년 하반기부터 씨메스와 'AI 물류 이·적재로봇' 사업을 준비해왔으며, 이달 초 100억원을 추가 투자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양사의 협력을 통해 SKT가 보유한 비전 AI 기술과 씨메스의 3D 비전·로봇제어 기술을 결합해왔다. 이들이 개발 중인 로봇은 다양한 모양과 크기를 가진 비정형 상품을 분류할 수 있다. SKT의 설명에 따르면 비정형 상품 분류 시 99.9% 이상의 정확도를 이뤘다.

지난해 4월에는 용인 세브란스병원과 손잡고 5G 네트워크와 실시간 위치 추적시스템(RTLS)을 활용한 5G 복합방역로봇 솔루션을 상용화하기도 했다. 용인세브란스병원에 구축된 SKT의 'Keemi'는 안내로봇의 역할과 방역로봇의 역할이 합쳐진 복합방역로봇이다. AI로 사람 얼굴을 식별해 내원객의 체온 측정과 마스크 착용 여부를 검사하고, 일정 수 이상 사람이 모여 있으면 사회적 거리두기 음성안내를 한다. 또한, 자율주행을 통해 건물 내 소독과 방역도 스스로 한다.

KT 역시 AI 로봇사업단을 구성하고, 사업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20년 6월에는 현대중공업과 전략적 투자 협력을 체결하고, 현대로보틱스를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 계약을 맺었다. 양사는 같은 해 10월 5G,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로봇에 접목한 '5G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도 선보였다.

또한 AI 케어로봇, 자율주행 방역로봇, 서빙로봇 등 다양한 관련 사업도 함께 추진 중이다. 실제 KT는 지난 2020년 9월부터 어린이와 고령층을 위한 AI 케어로봇 개발에 착수했으며, 돌봄서비스를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케어로봇 도입을 준비 중이다. 이달 중순에는 무인 주문 플랫폼 전문기업 메뉴톡과 함께 주문과 서빙을 통합한 로봇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폐기물 운반로봇, 자외선(UV) 살균로봇, 사이니지로봇 등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선보이며 차별화에 나섰다. 이달 초에는 관악구에 위치한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 5G 기반 자율주행 약제 배송로봇을 공급한 바 있다. 이 로봇은 일반 약품을 비롯해 항암제나 마약성 진통제 등을 하루 두 번 배송하고 있다.

관제 시스템에서 로봇을 호출하면, 4층 약제부에서 출발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5~8층 간호실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특히 로봇 서랍은 암호를 입력해야 열 수 있는 잠금 장치도 장착했다. 이를 통해 직원이 직접 운반하면 위험할 수 있는 마약성 약품도 안전하게 배송할 수 있다.

국제로봇연맹(IFR)이 발표한 '월드 로보틱스 2021–서비스 로봇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문 서비스 로봇 출하량은 13만1800대로, 주로 전염병 확산 예방과 관련한 수요로 인해 2019년보다 41% 증가했다. 전체 판매량 중 3분의1은 운송 분야며, 자율이동로봇과 배달로봇 매출이 2019년보다 11% 증가한 1조1870억원을 기록했다. 소비자 응대용 로봇의 경우 시장 규모가 아직 작지만, 2019년보다 192% 성장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전문 청소 로봇 수요 역시 92%나 증가해 3만4400대가 팔렸다. 코로나19 방역을 목적으로 50개 이상의 기업에서 소독 로봇을 개발하거나 기존 이동식 로봇을 개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의료 로봇 매출 역시 지난해 서비스 로봇 매출 중 55%(약 4조2732억원)를 차지했으며, 특히 요양원 등에서 쓰이는 사회적 로봇이 새로운 분야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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