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스텔 '순수월세' 비중 최고치…빌라 전세의 월세화도
  • "저소득 월세가구에 대한 폭넓은 지원 필요"

[자료=부동산R114]

서울 오피스텔 월세 거래 가운데 보증금이 낮고 월 임대료가 높은 거래 비중이 늘고 있다.
 
18일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오피스텔 월세 거래 총 2만5607건 가운데 ‘순수월세’는 5355건으로 전체의 20.9%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았다.
 
2011년 서울 오피스텔의 ‘순수월세’ 거래비중은 10%(총 4755건 중 477건) 수준에 그쳤으나, 이후 거래건수와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는 경향을 나타냈다. 10년 연속 증가하며 비율이 두 배가 됐다.
 
순수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보다 낮은 형태의 임대차 거래를 의미한다. 예컨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가 100만원이라면 12개월치 월세가 1200만원이 되므로 순수월세라고 할 수 있다.
 
보증금이 줄고 월세가 올라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021년 서울 오피스텔의 ‘준월세’(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240개월 구간) 거래비중은 69.4%(1만7778건)로 직전연도(70.9%, 1만8282건) 대비 감소했다. 70% 선이 처음으로 무너진 것이다. ‘준전세’(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 거래비중도 2020년 11.1%(2863건)에서 2021년 9.7%(2474건)로 줄었다.
 
서울 오피스텔의 순수월세 거래가 늘어난 데에는 주 임차수요인 젊은 직장인 등 1·2인 가구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의 추계가구 자료에 따르면, 서울에서 가구주의 연령이 25~39세인 1·2인 가구는 2011년 225만6799가구에서 2022년 246만1981가구로 9.1% 증가한다.
 
대부분 젊은 수요자들은 목돈 마련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보증금이 낮은 순수월세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서울 오피스텔에 순수월세로 거주하는 세입자들의 주거 면적은 ‘준월세’, ‘준전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았다. 순수월세는 다른 월세 유형보다 보증금이 낮은 대신 매달 지출하는 주거비 부담이 커, 세입자들이 보다 작은 면적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 한 해 동안 서울에서 월세 거래된 오피스텔의 주거 전용면적 평균을 살펴보면 △순수월세 24.3㎡ △준월세 25.0㎡ △준전세 29.0㎡로 집계됐다. 통상 주거 면적이 넓을수록 임대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에 주거비 절감을 위해선 면적을 줄이게 된다.
 
또한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세를 구하지 못하거나 오른 전셋값을 마련하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월세 낀 계약을 맺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대출규제 강화,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대출이자 상승, 보유세 인상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은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월세 공급자(소유자)들이 대출금리 이상의 임대수익을 원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순수월세’ 거래는 앞으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최근 빌라의 월세거래도 늘어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하면 지난 1~2월 서울에서 체결된 연립·다세대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를 조금이라도 낀 거래는 37.1%(전체 1만7018건 중 6320건)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3.0%(전체 1만8656건 중 6166건)보다 4.1% 증가했다.
 
전체 거래 중 월세 비율의 증가는 빌라의 전셋값이 올랐던 약 2년 전부터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2020년 29.3%(11만1459건 중 3만2654건)이었던 해당 비율은 2021년 34.0%(11만1997건 중 3만6095건)로 4.7%가량 올랐다.
 
KB부동산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2020년 1월 100.0이었던 서울의 연립주택 전세가격지수는 지난달 119.3까지 올랐다. 2018년 1월 96.5에서 12월 101.3까지는 2년간 4.8p 올랐었다.
 
빌라와 오피스텔 등은 사회초년생과 신혼부부, 노인 등 서민이 주로 선택한다는 점에서, 주거비 증가는 서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전세의 월세화는 주거 비용 부담을 늘린다"며 "생활비에서 주거비 비중이 높은 영세한 세입자들은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높은 월세 부담은 세입자들의 주거의 질을 떨어뜨리는 한편 자산 형성을 저해하기 때문에 순수월세를 포함한 저소득 월세가구에 대한 폭넓은 지원이 요구된다”며 “교통이 편리한 지역에 양질의 공공장기임대주택 공급을 늘리는 한편 월세공제 확대, 저금리 정책 자금 지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상생주택을 공모 중이다. 상생주택은 민간토지를 활용해 공공주택을 지어 장기전세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서울시는 장기전세주택 시즌2인 상생주택 추진을 위해 14일부터 5월 12일까지 첫 대상지 공모를 한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장기전세주택을 위한 시범사업으로 신청서 접수 이후 민간과 서울시가 협상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장기전세주택은 오 시장이 2007년 '시프트(Shift)'라는 이름으로 도입한 공공주택이다. 기존 장기전세주택이 택지개발을 통해 공공이 직접 짓거나 민간 단지 일부를 매입해 공급하는 방식이었다면, 상생주택은 공공과 민간이 협력해 만드는 새로운 유형이다.
 
앞서 서울시는 기존 장기전세주택과 상생주택을 통해 2026년까지 5년간 모두 7만호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상생주택은 주변 시세의 80% 이하 가격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상생주택 등 장기전세주택은 세입자 입장에서는 반길 만한 요소”라며 “장기적으로 점점 늘려가면 세입자의 주거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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