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40원 뚫었다…전쟁 격화로 안전자산 수요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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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03-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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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일 예정된 FOMC 미 기준금리 인상

  • 16일 러시아 디폴트 우려도 달러강세 영향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10.3원 오른 1242.3원에 장을 마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충돌이 격화하면서 14일 원·달러 환율이 1240원을 돌파했다. 러시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 국경 인근까지 공격하면서 서방과 러시아 간 직접 충돌 우려가 커진 데다 15~16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폭발하는 모양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0.3원 오른 1242.3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이 1240원대에서 마감한 것은 2020년 5월 25일(1244.2원) 이후 약 1년 10개월(659일)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5.0원 오른 1237.0원으로 출발해 초반에는 1230원 중반대에서 등락하는 듯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25㎞ 떨어진 우크라이나군 교육센터와 야보리우 훈련장을 공습하고 러시아의 화학무기 사용 가능성이 전해지자 우상향하며 고점을 높였다. 환율 상승폭은 점차 커졌고 이날 오후 지난 8일 기록한 연고점(1238.7원)을 엿새 만에 갈아치우며 1240원을 넘겼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이날 환율은 전쟁 영향권이 지속되며 1240원 상단 저항선 돌파를 시도했다"면서 "전쟁 특성상 대치 양상이 심화되지 않고 전쟁 기간이 길어지기만 해도 누적된 경제적 여파는 확산된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는 점도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7.9%)은 1982년 1월(8.4%) 이후 가장 높았다. 통상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 국채 수익률이 급증하면서 고금리를 쫓는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리고 덩달아 달러가치는 상승한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은 3월 FOMC에서 기준금리 조정을 통해 본격적인 금리 인상 사이클에 진입할 전망"이라면서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 영향으로 빅스텝(50bp 인상)보다는 25bp 인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지만 월초 의회 증언을 통해 보여준 바와 같이 향후 정책 강도를 강하게 이끌어 기대 인플레이션을 낮추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6일 달러화 표시 국채 이자 1억7000만 달러 지급을 앞둔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 역시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16일에 달러화 표시 국채에 대해 1억1700만 달러(약 1445억원) 규모의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러시아 측은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이미 시사한 바 있고, 설령 지급하더라도 달러화가 아닌 루블화로 지급하겠다고 했다. 루블화로 지급은 사실상 채무불이행(디폴트)과 다를 바 없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S&P는 채권자 동의 없이 루블화로 지급하거나 동의하더라도 기존 외화가치에 미치지 못한 금액이면 디폴트로 간주한다"면서 "다만 러시아 디폴트 여부보다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부정적 투자심리가 신흥국 채권 전반으로 전이될 가능성, 불안정한 원자재 시장이 야기할 위험 등 파급효과 관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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