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시대 개막] 탄소중립 전면 수정…원자력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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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2-03-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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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학계·업계 참여하는 '기후위기 대책기구' 구성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집무실에서 열린 인수위 티타임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기후·환경 정책은 현 정권과 방향은 같지만 방법은 다르다. 2030년 탄소 감축목표는 준수하되 기존의 목표 달성 방안은 전면 수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윤석열 공약집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현 정부 기조처럼 석탄 등 화력연료 발전 비중을 현행 60%대에서 임기 내 40%대로 줄일 계획이다.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40%까지 줄이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국제사회에 약속한 만큼 목표를 준수해야 한다는 의지가 높다.

그러나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방식은 기존과 달라진다. 탈원전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를 꾀했던 현 정부와 달리, 새 정부에선 원전 건설을 적극 추진하고 재생에너지는 확대 폭을 줄인다.

윤 당선인이 원전 부활을 선언하면서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수년 내 탄소배출량을 급격히 줄여야 하는 NDC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윤 당선인은 원전을 기저 발전으로 사용하면서 재생에너지를 순차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에 따라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70% 수준으로 늘리는 탄소중립 시나리오도 원전 확대에 따라 다시 쓰여져야 한다.

재생에너지 투자는 태양광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지난달 환경단체 그린피스와의 질의응답에서 "수력과 풍력은 우리나라 자연 여건상 확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단, 태양광 패널은 주민 피해가 없는 대형 개별입지에 설치해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8배로 늘릴 계획이다. 이렇게 하더라도 재생에너지 비중은 20~25%까지만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윤 당선인의 계산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부처는 새로 만들지 않는다. 대신 기후위기 대응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학계·업계가 참여하는 '기후위기 대책기구'를 구성해 업계의 저탄소 산업 구조 전환을 지원하고 중장기 지원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탄소세 도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탄소세는 가격 신호에 의해 배출량을 간접적으로 줄이는 방식이라 이산화탄소 감소 효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배출권 거래제를 적극 활용할 전망이다. 현재 시행 중인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의 유상할당 비중을 확대해 당장 탄소세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기후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이 CBAM(탄소국경조정제도)을 통해 당장 내년부터 수입산 제품에 탄소세를 시범적으로 매기기로 하는 등 탄소중립 시간표를 앞당기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대응책을 적시에 마련하지 못하면 수출 산업 전반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출권 거래제의 유상할당 비중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도 필요하다. 현재 유상할당률은 0.6%에 불과할 만큼 무상할당이 주를 이룬다.

EU는 수출 기업이 자국 내에서 정당한 '탄소 비용'을 지불했을 경우, 이를 CBMA에 반영한다는 입장이어서 우리 정부가 배출권 유상할당 기준을 일정 수준까지 올릴 필요가 있다.

권경락 기후솔루션 이사는 "윤석열 당선인 측이 탄소중립을 외치고는 있지만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며 "탄소중립이 당위적 차원을 넘어 실질적 감축으로 이어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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