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고물가까지...韓경제 켜진 '퍼펙트 스톰'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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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2-03-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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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돌파

  • 4%대 소비자물가 우려 커져

8일 서울 한 주유소에서 주유하는 시민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에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경고등이 켜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고유가와 고물가, 고환율까지 여러 악재가 한꺼번에 한국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경제 활동이 침체된 가운데 물가는 급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바이유 배럴당 120달러 돌파..."더 오를 수도"
국제유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이미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대외변수가 여전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가격은 7일(현지시간) 기준 배럴당 125.2달러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4일(108.84달러)보다 16.35달러나 급증한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직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3.72달러 오른 119.4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130.50달러로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가 다소 진정된 모양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역시 배럴당 최고 139.13달러까지 치솟았다가 다소 진정돼 배럴당 122.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이는 건 미국 등 서방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상대로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어서다. 더 우려스러운 건 이들이 조만간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꺼낼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유럽 동맹국들과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 유가 고공행진...소비자물가 4% 촉매제 되나
국제 유가 상승은 국내 물가에 치명적이다. 한국 경제는 상대적으로 원유 의존도가 높다. 지금 같은 고유가 상황이 계속될 경우 생산자 물가와 공업제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국제 유가 급등에 국내 기름값이 직격탄을 맞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기름값도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8일 오전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ℓ당 1845.61원으로 전날보다 17.27원 올랐다. 2014년 9월 이후 약 7년 반 만에 최고치다.

특히 서울의 휘발유 가격은 ℓ당 1921.68원을 기록해 1900원을 돌파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제주에 이어 두 번째로 1900원대에 도달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7% 상승했다. 특히 석유류와 외식물가가 지난달 소비자물가를 견인했다. 석유류 등 공업제품이 1년 전보다 5.2% 올랐다. 세부적으로 보면 휘발유는 16.5%, 경유는 21.0%, 자동차용 LPG는 23.8% 상승했다. 석유류 상승 폭(19.4%)은 지난 1월(16.4%)보다 확대됐다.

이 가운데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는 0.79%포인트에 달한다. 5개월 연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 상승률을 기록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가 조만간 '소비자물가 4%대' 서막을 여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KDI "우크라이나 사태, 韓경제 하방 요인 작용할 수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경제가 흔들리자 연구기관들의 우려도 거세지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월 경제동향'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대외 여건 악화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이 한국 경제를 더 끌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달부터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 요인이 새로운 악재로 떠올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고유가와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경제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KDI는 "한국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대외 여건에 대한 우려로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불과 한 달 전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외 여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는 분석과 비교하면 우려가 한층 더 짙어졌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로 인해 주요국 주가가 하락하는 등 대내외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며 "국제유가를 비롯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수급 불안 우려로 급등하면서 우리 경제에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에도 등장한 '경기 하방 위험 확대'라는 표현은 4개월 연속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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