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300달러 위협 등장…OPEC 유가폭발에도 요지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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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03-0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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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이하 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배럴당 139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과 유럽 정부가 세계 2위 석유수출국인 러시아로부터 수입금지 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공급 부족에 대한 공포가 높아지면서, 시장의 이목은 석유수출기구(OPEC)로 쏠리고 있다. 그러나 OPEC은 아직 공급량을 늘리는 것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신 모하메드 사누시 바르킨도 사무총장은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에너지포럼 세라위크(CERAWeek)세라위크에서 OPEC 생산량이 러시아산 원유 금지를 상쇄할 수 없다고만 강조했다. 

바르킨도 사무총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 "하루에 700만 배럴을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면서 "우리는 현재 상황과 지정학 상황에 대해 어떠한 통제권이 없지만, 이것이 시장의 속도를 결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지만, OPEC과 기타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 기존의 입장에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OPEC플러스는 지난달 2일 회의에서 4월 하루 40만 배럴을 증산키로 합의한 결정을 고수했다. 

이 단체는 앞서 2020년 4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석유 수요가 급감하자 하루 1000만 배럴을 감산하는 결정을 내렸다. 러시아는 OPEC+ 동맹의 핵심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PEC 회원국들은 지나친 유가 상승이 경기침체로 오히려 수요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제재를 받는 러시아를 대신해서 시장에 석유를 공급하는 것은 OPEC+의 동맹을 깰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 불안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의 위협은 계속 되고 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7일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유가는 예상을 뛰어넘는 폭등세를 보일 것이다"라면서 "배럴당 300달러 이상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러시아는 유럽의 최대 원유 공급국이며, 유럽의 원유 사용량 중 30%는 러시아산이다"라고 지적했다. 노박 부총리는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거부에 대해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하면서, 독일이 러-독 직결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중단하는 제재를 취한 데 대해 이 가스관에 앞서 건설돼 가동되고 있는 '노르트 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독일로의 가스 공급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한편, OPEC 관계자들이 미국 셰일 석유회사 임원들과 만났다.  로이터는 7일 이번 회동은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세라위크와는 별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대책 마련에 나서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셰일석유 생산업체와 OPEC 관계자들이 에너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같은 만남을 가진 것은 지난 2017년 이후 적어도 4차례에 달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QT의 토비 라이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헤스의 존 헤스 CEO, 체서피크 에너지 도메닉 델오소 CEO 등과 바르킨도 OPEC 사무총장과 만찬을 가졌다. 바르킨도 사무총장은 만찬이 끝난 후 셰일 회사들은 신규 시추에 더 많은 현금을 쏟아붓는 대신 주주들 이익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대규모 투자 부족은 우리가 다시 논의해 볼 문제다."라면서 "물론 결정은 회사와 이사회에 달려있지만, 새로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하메드 사누시 바르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국제에너지 포럼 '세라위크'(CERAWeek)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가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중 하나로 글로벌 시장에 하루에 약 700만 배럴을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세계는 하루에 700만 배럴을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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