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각, 초록마을 품는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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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2-03-0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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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로고, 컬리, 이마트에브리데이 제쳐

  • 대상홀딩스, 계속된 적자에 초록마을 매각 작업 본격화

  • 정육각, 축산물에서 농식품 상품 라인업 확장할 듯

[사진=각 사]

축산물 유통 스타트업 '정육각'이 20년 차 친환경 유기농식품 유통업체 초록마을을 인수한다. 초록마을 인수전에는 바로고, 마켓컬리,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쟁쟁한 업체가 참여해 정육각 인수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됐으나 예상을 깨고 6년 차 스타트업이 초록마을을 품게 됐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상홀딩스는 정육각을 초록마을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양측은 이달 중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인수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1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진다. 

2016년 2월 설립된 정육각은 축산물 유통 과정을 혁신해 '초신선' 배달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기존의 복잡한 축산물 유통과정을 '농장-도축장-정육각'으로 통합해 '도축 후 4일 이내 배송'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정육각은 초록마을 인수 이후 축산물에 치중된 사업 분야를 농식품 상품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초록마을은 1999년 12월 설립된 친환경 유기농식품 프랜차이즈 유통업체다. 지난 2009년 대상그룹에 인수된 이후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400개 이상으로 늘렸고, 매출도 2020년 기준 19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문제는 수익성이었다. 초록마을은 지난 2018년부터 영업손실을 기록해 3년 연속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적이 공개된 2018~2021년 누적 적자만 125억원에 달한다. 오프라인 중심인 영업 구조이다 보니 사업 확장성이 떨어지고, 코로나19 시기에 수혜를 봤던 비대면 배달 업체들과 달리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대상홀딩스가 초록마을 매각 카드를 꺼내든 것도 이러한 이유로 풀이된다. 치열해지는 신선식품 유통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시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새벽배송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데, 이미 마켓컬리와 오아시스마켓 등이 확고하게 자리 잡은 시장에서 투자비용 대비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새벽배송에 강점이 있는 오아시스마켓은 최근 1조원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100억원을 투자받았고, 마켓컬리 또한 높은 밸류로 IPO를 준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초록마을 매각이 대상그룹 3세 승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초록마을은 최대주주인 대상홀딩스(49.1%)에 이어 임세령 대상 부회장이 30.17%, 임상민 대상 전무가 20.3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는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젊은 세대에게 친환경·유기농 제품은 중요한 가치 소비 요인"이라며 "새벽배송과 모바일 접근성, 품질, 가격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오아시스마켓이나 마켓컬리 밸류가 높아지는 반면 오프라인 중심인 초록마을은 향후 사업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적자폭이 확대되면 M&A 과정에서 제값을 받지 못할 수 있으니 몸값이 조금이라도 높을 때 매각을 결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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