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버리지·숏포지션 가능하지만 원금 초과 손실 위험도

[사진=자본시장연구원]


차액결제거래(CFD)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가 급증하고 있다. CFD 수요층이 전문투자자에 한정되는 만큼 각 증권사들은 수수료 인하 등을 앞세워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하지만 CFD가 숏포지션(하락배팅)도 가능해 개인투자자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는데다 금융당국이 주가 변동성을 야기하는 위험 요소로 주시하고 있어 일부 증권사는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보다는 조용히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 KB증권·SK증권, CFD 서비스 개시… 서비스 제공사 13곳으로

27일 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SK증권은 최근 CFD 서비스를 개시했다. 메리츠증권은 미국과 중국, 일본, 홍콩 4개국 주식에 대해, SK증권은 국내주식에 대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로써 국내 증권사 중 CFD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총 13개 증권사로 늘어났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CFD 서비스를 제공한 증권사는 교보증권으로 2016년 서비스를 개시했다. 교보증권은 서비스 도입 후 CFD 세미나를 열어 CFD 계좌 활용 방안과 개인전문투자자 등록 방법 등을 안내하는 등 국내 CFD 시장의 선구자로 꼽힌다.

이어 키움증권이 두번째 CFD 제공사로 합류했다. 2019년 6월 국내주식에 대한 CFD를 개시하고 같은해 7월에는 MTS에도 CFD 거래 기능을 탑재했다. DB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도 같은해 CFD 서비스를 시작하며 서비스 제공사 대열에 섰다.

2020년에는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 등이 서비스를 도입했고 지난해에는 유안타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등이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

◆ CFD가 뭐길래… 롱·숏 멀티포지션에 레버리지, 절세까지

CFD는 실제 기초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기초자산 변동의 차액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장외파생상품이다. 주권이 아닌 주식 가격변동에 대한 계약을 보유하는 방식이다. CFD를 이용하려면 금융투자회사에서 심사를 받아 개인전문투자자로 등록해야 한다.

CFD의 강점은 유동적인 포지션 설정이다. 거래시 40%의 증거금만 있으면 최대 2.5배의 레버리지를 사용할 수 있어서다. 반대로 자산 가격 하락이 예상될 경우 차입 매도를 통해 숏포지션에 서는 것도 가능하다. 개인투자자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공매도를 CFD 투자자는 손쉽게 할 수 있는 셈이다.

절세 측면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먼저 CFD는 금융소득이 2000만원 이상일 경우 최대 49.5%가 부과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파생상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순수익분에만 11%의 양도소득세가 적용된다. 해외주식 투자 시 발생하는 22%의 양도소득세도 절반 수준이다. 해외주식 거래 역시 11%의 파생상품 양도소득세만 부담하면 되기 때문이다.

CFD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 관계자는 "굳이 레버리지를 사용하거나 숏포지션에 서지 않더라도 절세 차원에서 CFD를 이용하는 투자자가 상당히 많다"며 "이 경우 리스크는 일반 주식계좌와 동일한 반면 세금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고액 자산가들이 특히 많이 사용한다"고 귀띔했다.

◆ 수요 급증에 고객 유치전 나서는 증권사… "수수료 우리가 싸요"

CFD 서비스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CFD 월평균 명목 거래대금은 2조6220억원으로 2019년(8047억원) 대비 3.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간 거래대금은 8조4000억원에서 30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21년 거래량은 집계 중에 있으나 전년과 마찬가지로 거래량이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수치는 오는 3~4월쯤 발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전문투자자 요건이 완화된 점도 CFD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소다. CFD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투자자 수가 확대되면서 자연스럽게 수요층 역시 넓어졌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개인 전문투자자 등록 건수는 2만1611건으로  요건 완화 이전인 2019년 11월말(2783건) 대비 8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비슷한 기간 CFD 사용자 수도 증가하는 모양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CFD 계좌를 보유한 개인투자자 수는 2017년말 77명에서 지난해 8월 기준 4720명으로 60배 이상 증가했다. 월별 잔액도 지난해 8월 기준 4조2863억원으로 2018년 3230억원 대비 13배 가량 늘었다.

CFD 수요 증가에 맞춰 경쟁자도 늘어남에 따라 증권사들은 수수료 인하 등을 내걸고 고객 유치전에 나섰다. 먼저 교보증권은 6월말까지 CFD 수수료 인하 이벤트를 진행한다. 해당 기간 내에 교보증권 멀티CFD를 이용할 경우 0.1%의 우대 수수료를 적용하는 이벤트다.

CFD 시장에 새로 뛰어든 KB증권은 특가수수료 0.01%를 제공한다. 또 최대 100만원 한도 현금 리워드를 선착순으로 지급한다. 이밖에도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등이 최근 CFD 거래 수수료를 인하했다.

◆ 레버리지 특성상 원금 초과 손실도 발생 가능… "공매도나 다름없다" 따가운 시선도

CFD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무분별한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레버리지를 사용하거나 숏포지션을 취할 경우 원금을 초과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증시 변동성이 극심한 최근같은 상황에는 사용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CFD는 매일 종가로 보유포지션을 평가한 후 유지증거금보다 예탁금평가액이 작을 경우 위탁증거금만큼 추가로 증거금을 납부해야 한다. 기한 내에 추가증거감을 납부하지 않을 경우 익일 반대매매가 집행된다. 또 평가금액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장중에 실시간으로 반대매매가 집행될 수도 있다.

변동성 확대에 따른 증시 불안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금융당국도 CFD 규제에 손을 대는 중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7월 CFD에 기존 최저 10%였던 증거금률 최저한도를 40%로 높여 레버리지 비율을 10배에서 2.5배로 조정한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CFD는 기본적으로 개인전문투자자들이 리스크 헷지를 목적으로 거래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CFD 시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지난해 적용한 증거금률 최저한도 준수 여부 등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개인투자자들의 시선도 부정적이다. 숏포지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CFD 서비스 확대를 사실상 공매도 활성화로 보는 시선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 증권사는 CFD 서비스를 개시하면서도 특별한 이벤트를 개최하지는 않는 등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는 모양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도, 개인투자자도 CFD를 탐탁치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해외의 경우 개인투자자 주식거래의 30%를 CFD가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거래량 증가가 확실시되는 만큼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CFD 진출은 필수적"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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