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세대·연립 거래절벽에 2030 '영끌족'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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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2-02-2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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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0일 서울 은평구의 한 빌라촌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가파른 상승을 이어가던 부동산 시장이 최근 주춤하는 모양새를 보이자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섰던 2030 젊은 세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 젊은 층은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그나마 저렴한 서울 외곽의 다세대·연립 등 빌라를 주로 샀다. 이 때문에 최근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들어가자 과거 깡통주택 및 깡통전세의 위기를 떠올리며 근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23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2030세대의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거래 비중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2019년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거래수는 26만211건이었으며 2030세대의 주택구입 수는 4만4012건이었다. 2020년에는 34만5227건 중 6만1938건을 젊은 층이 구매했고, 지난해에는 34만5989건 중 6만6307건으로 더 늘었다.

비율만 살펴보면 2019년 16%에서 2020년 17%로 소폭 상승했으며 2021년에는 19%까지 늘어났다. 사실상 전체 다세대·연립 등 주택 거래의 5개 중 1개는 2030세대가 가져간 셈이다.

이처럼 2030세대의 빌라 매매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빌라가 많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외곽 구도심의 아파트 가격도 내리고 있어 2030세대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빌라촌이 인근에 위치한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힐스테이트2차 전용면적 59㎡는 지난해 10월 1일 8억9000만원(5층)에 거래됐는데 올해 1월 20일에는 이보다 7000만원 내린 8억2000만원(5층)에 실거래가 찍혔다. 만약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으로 이어지면 인근의 빌라 시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빌라의 거래량이 줄어든 점도 앞으로의 반등 가능성을 어둡게 만들었다. 서울부동산광장의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 다세대·연립의 거래량이 3369건인 데 반해 올해 1월 2686건으로 줄어들었고, 2월에는 674건으로 전월 대비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24일 발표가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이 더해진다면 부동산 시장은 다시 한번 더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현재 가계부채의 증가세가 둔화하고 부동산도 조정 모습을 보이는 만큼 급격한 인상은 자제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부동산 경기가 늘 오르기만 하거나 내리기만 할 수는 없다. 부동산도 순환경기 사이클이 있다"라며 "주택시장에서 우등재인 아파트보다 대체재에 가까운 빌라의 경우 늦게 상승하고 빨리 하락하는 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원장은 "다만 모든 빌라 소유주나 세입자가 피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옥석 구분이 필요한 상황이고, 재건축 인근이라거나 역세권 등 좋은 위치를 확보하면 하락폭을 줄일 수 있다. 변곡점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보다는 실수요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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