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GTX 공수표 남발…추가노선 실현 가능성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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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2-02-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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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TX 신설노선 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까지 봐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약한 GTX A·C 노선 연장안과 D·E·F 노선 신설안. [자료=민주당 선대위]

대선이 다가오면서 이미 뜨거운 감자였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의 주목도가 더욱 올라가고 있다. 거대 여야의 후보는 표심 공략을 위해 수도권 전역을 30분대 생활권으로 만들겠다는 공약도 이미 내놓았다. 다만 큰 틀에서 각자의 공약은 차이점이 많지 않다. 향후 청사진도 비슷한 편이다. 무엇보다 GTX 공약 남발은 부동산 시장만 들썩이게 만들었을 뿐 실제로 이를 믿는 유권자는 많지 않다. 기존의 공사조차 더딘 상황에서 향후 추가 GTX 건설은 요원해 보인다.
 
GTX-ABC 묻고 더블로 DEF…첫 삽 뜨는 데 하세월
큰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민심을 이용하는 것은 정치권의 단골 소재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기존의 노선은 확대하고 추가로 노선을 신설해 수도권 주민의 생활 편의를 높이겠다고 발언했다. 공약의 골자는 A·C·D노선을 연장·확대하고 E·F노선을 신설하는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GTX A·B·C 노선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신규 노선을 추가하는 'GTX플러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D노선은 언뜻 비슷하지만 양 후보의 출발선과 도착지점이 다르다. 우선 닮은 점은 두 후보 모두 서울 강남과 직결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기존의 D노선이 김포와 부천에 머물렀던 한계를 확장시켜 김포시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겠다는 계산이다.

여기서 이 후보는 GTX-D를 김포와 인천공항에서 각각 출발하는 Y자 노선으로 제시했다. 이어 부천종합운동장과 구로를 지나 사당과 강남을 거친 뒤 고덕, 하남으로 향한다.

윤 후보는 GTX-D의 앞부분은 비슷한 김포~부천 구간으로 시작해 강남~하남 구간으로 연장한다. 이후 강남에서 노선을 빼 광주~이천~여주로 잇는 계획까지 확장시켰다. 동쪽구간에서 Y자가 추가된 셈이다. 기존 A·C노선은 평택까지 연장하고 B노선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두 후보가 같다.

E·F 노선은 기존의 노선이 빠진 부분을 채우는 형태로 두 후보가 대응했다. 이 후보는 D 노선 연장 계획에서 빠진 광주~이천~여주 구간을 GTX F 노선(파주~광화문~잠실~여주)을 신설했다. 윤 후보는 F 노선을 서울 외곽을 도는 수도권 순환선으로 만들 계획이다.

수도권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E 노선의 경우 이 후보는 인천공항을 출발해 광명을 거쳐 강남~구리~포천을 잇는 노선을 내놨다. 반면 윤 후보는 인천 검암에서 김포공항~강북~구리~남양주로 노선을 짰다.

다양한 노선의 확대책을 내놨지만, 문제는 현실 가능성이다.

GTX처럼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철도사업은 10년 단위로 계획을 검토하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돼야 한다. 지난해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이 확정됐지만 노선 신설은 5차 계획(2031~2040년)에서나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5차 계획이 2026년에 수립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차기 정부가 수립돼도 GTX의 확장 정책은 다소 요원한 편이다.

재원확보와 더딘 공사 상황도 문제다. 현재 GTX 중 A노선만 착공에 들어간 상황이다. B노선과 C노선은 시작도 못 했다. A노선의 경우 계획부터 착공까지 7~8년이 걸렸다. 개통 목표도 점차 연기돼 최소 2028년에 사용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C노선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하 관통과 도봉구 도봉산역~창동역 구간 지상화 방안을 두고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수도권 외곽으로 갈수록 실효성 문제가 커진다. 사용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경제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커지는 적자폭은 혈세로 매워야 하는 딜레마도 발생한다.
 
대선 공약에 들썩이는 GTX 수혜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의 잇따른 군불 때기로 부동산 시장이 영향을 받고 있다.  대선 후보들의 노선 연장 공약 발표와 함께 교통 편의성을 중시하는 수요자들이 관심이 맞물리면서 주목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대선 유력 후보들은 GTX 노선을 연장하겠다는 공약에 따라 올해 주춤했던 부동산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GTX의 다양한 노선이 지날 것으로 기대되는 경기 평택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33.4로 전월 대비 1.2 상승했다. 이어 GTX-A 연장 노선의 수혜가 예상되는 경기 파주의 매매가격지수도 133.2로 지난달보다 1.6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지수는 131.9로 0.7 오르는 데 그쳤다. 경기도 전체 아파트 매매지수도 146.8로 전월 대비 0.6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상승률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GTX 등 새로운 교통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은 높게 형성된다. 새로운 교통망이 확충되면 중심 업무지구 및 중심 상권과의 접근성이 개선돼 직주근접이 가능해지고, 교통망을 따라 상권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인구 유입에 따라 추가적으로 각종 인프라가 확장되는 선순환이 이뤄지면서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경우가 많다.

실제 GTX 인근 부동산 시장은 아파트뿐만 아니라, 다른 업무 및 상업시설도 수요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경기 과천 지식정보타운에서 분양한 상업시설 ‘과천 센텀스퀘어’는 청약접수에서 16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계약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모든 호실이 완판됐다. 이 상업시설은 인덕원역 GTX-C 노선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앞서 지난해 5월에는 경기 고양시 향동지구에서 분양한 ‘현대 테라타워 향동’ 지식산업센터가 계약을 시작한 지 5일 만에 전 호실 계약 마감에 성공했다. 이 단지는 GTX-A 노선을 지나는 창릉역이 2023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부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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