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622.24p(1.78%) 하락한 3만4312.03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07.38p(2.88%) 낮아진 1만3716.72를, S&P500지수는 94.75p(2.12%) 내린 4,380.26을 기록했다.
이날 S&P500지수의 11개 부문 중 △필수소비재 0.91% △유틸리티 0.06% 등 2개 부문은 상승해지만, 이를 제외한 △임의소비재 -2.57% △에너지 -0.08% △금융 -2.41% △헬스케어 -1.6% △산업 -1.86% △원자재 -1.7% △부동산 -0.97% △기술주 -3.07%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2.96% 등 9개 부문은 일제히 하락했다.
우크라이나 분쟁지역인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반군과 우크라이나 정부군 간 공격이 이뤄졌다는 소식에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하면서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17일 러시아 타스통신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를 포함한 돈바스 지역을 감시하는 공동통제조정위원회(JCCC)의 얀 리시첸코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대표를 인용해 돈바스 지역의 교전 상황이 지난 24시간 동안 크게 악화되었다고 밝혔다. 앞서 JCCC 내 LPR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루간스크주의 네 개 지역에서 박격포와 수류탄을 이용한 공격을 감행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이들 지역은 친러시아 성향의 분리주의 반군의 통제 하에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반군은 서로 양측이 선제공격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이 매우 높은 상태라며 수일 내 침공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이날 CNN·가디언 등 외신들은 보도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가 군대를 철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더 많은 병력을 배치했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위해 상황을 조작하며 위장 작전을 시도하고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폴 잭슨 인베스코 자산배분리서치팀장은 “개인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외교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증시가 추가적으로 하락한다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밝혔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투자자들은 증시 대신 안전자산을 택하고 있다. 이날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 2.045%에서 1.968%까지 하락하며 다시 2%선 밑으로 내렸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5.73% 오른 28.11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우크라이나 위기에 하락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 대비 66.41p(0.87%) 하락한 7537.37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는 102.67p(0.67%) 내린 1만5267.63에,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18.16p(0.26%) 낮아진 6946.82에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전장보다 24.03p(0.58%) 내려 4113.19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 간 핵합의가 곧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급락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관련 위기에 낙폭은 제한적인 수준이었다.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2.05달러(2.19%) 하락한 91.61달러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 가격은 1.94달러(2.05%) 낮아진 배럴당 92.87달러에 거래됐다.
미국과 이란 간 핵합의가 최종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곧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공급될 수 있다는전망에 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6일 이란과의 핵 합의가 최종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할 경우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제재에 나서며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원유가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여전하다.
스테판 브레녹 PVM오일 애널리스트는 “이란과 미국 간 핵합의로 공급이 늘 수 있다는 전망과 우크라이나 위기로 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라고 이날 로이터에 평가했다.
크레이그 얼램 오안다 시장 분석가는 “미국과 이란 간 핵합의 이슈가 없었더라면 이미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겼을 것”이라며 “합의가 이뤄지면 일일 130만 배럴에 달하는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도입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핵합의는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및 독일이 2015년 체결한 합의로, 이란이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서방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기인 2018년 미국은 협의를 탈퇴하고 이란에 다시 제재를 부과했다.
금값은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29.40달러(1.57%) 오른 1,900.90달러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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