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코 찌릿한 PCR 검사…침으로는 왜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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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완 기자
입력 2022-02-03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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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액 검체 PCR 간단하지만, 확진자를 음성으로 판정하는 '가짜 음성' 나올 수 있어

  • 전문가 "며칠간 코로나19 증상 있다면 기존 PCR검사, 대규모 검사엔 타액이 적합"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PCR 검사를 받는 이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PCR 검사 안정성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PCR 검사 도중 검체 채취용 면봉이 부러져 아이 콧속에 면봉이 들어가는가 하면, 경남 김해에선 5살 아이가 PCR 검사를 받은 뒤 마스크가 피로 흥건하게 젖었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다.

3일 김해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해보건소 PCR 검사하고 왔는데 너무 속상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어린이집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단 연락을 받고 검사를 받았는데 이렇게 막무가내로 쑤셔대는 곳은 처음"이라고 운을 뗐다.
 

[사진=김해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글쓴이는 "겁 많은 8살 첫째 아이가 다른 곳에서 PCR 검사했을 땐 울지 않고 수월하게 했는데 오늘은 자지러지게 울었다. 자고 있던 5살 둘째는 움직이지 못하도록 꼭 잡고 검사해 무사히 잘 끝났나 싶었지만, 자지러지게 울었다. 검사가 끝나고 '캑캑'대며 울길래 봤더니 마스크뿐만 아니라 입과 코 주변까지 피가 흥건했다"며 아이가 쓰고 있던 마스크 사진을 첨부했다.

사진에는 유아용 마스크의 코와 턱 부분이 시뻘건 피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글쓴이는 "아이를 검사할 땐 조심스럽게 해주면 좋겠다. 의료진이 연휴에도 쉴 틈 없이 고생하는 것 알고 있지만, 오늘은 너무 속상하다"고 말했다.
 

선별진료소에서 PCR 검사를 받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PCR 검사는 비인두도말 검사로, 콧구멍 깊숙이 면봉을 넣은 뒤 코와 목 뒤쪽 점막에서 분비물을 채취해 검사기관에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성인의 경우 콧속에 면봉을 최소 10㎝ 이상 넣는다. 성인도 눈물 나게 만드는 PCR 검사는 어린이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특히 아이가 고통을 참지 못하고 몸부림칠 땐 콧속에 넣은 면봉이 몸에 들어갈 수도 있다.

실제로 작년 12월 경기 하남시 선별진료소에선 PCR 검사를 받던 5살 남자아이 콧속에 검체 채취용 면봉이 들어가는 사고가 났다.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콧속에 들어간 면봉은 사흘 뒤 대변과 배출됐지만, 그때까지 가족들은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검체 채취용 면봉을 코에 찔러넣는 방식 대신 침(타액)을 이용한 검사 방식을 도입해 PCR 검사 거부감을 줄이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면봉을 코에 넣는 검사 방식이 오미크론 변이 검출에 효과적이지 않단 주장까지 나오면서 타액을 이용한 PCR 검사 도입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대 호흡기 바이러스 전문가 도널트 밀턴 박사는 "호흡기 감염을 진단하는 전통적인 접근 방식은 '코'였으나, 바이러스는 입과 목구멍에서 먼저 나타난다"며 기존 검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밀턴 박사 측은 코로나19 증상 발현 3일 전부터 5일간은 침에서 검출되는 바이러스양이 콧속 바이러스양보다 약 3배 많다고 전했다. 즉 침을 통한 PCR 검사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별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침을 이용한 PCR 검사를 인정하는 국가들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선 타액을 이용한 검사를 선택사항으로 두고 있다.
 

PCR 증폭 전 검체 반응시약 실험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타액 검체 PCR가 기존 검사 PCR를 대체하긴 어려워 보인다.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침으로 판단하기엔 기존 PCR 검사 대비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고 보고 있기 때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콧속에 면봉을 넣는 PCR 검사 방식은 민감도(감염된 사람을 양성으로 판별하는 능력)가 98% 이상, 특이도(감염되지 않은 사람을 음성으로 판별하는 능력)가 100% 수준이다. 하지만 타액 검체 PCR의 민감도는 92% 수준. 다시 말해 PCR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된 검체 100개 중 92개가 양성, 8개가 음성으로 판정된 것을 의미한다. 즉 양성자를 음성으로 판정하는 '가짜 음성'이 나올 수 있단 뜻이다. 방역당국이 타액 검체 PCR를 기존 PCR 검사보다 후순위로 시행하고 있는 이유다.

한편 전문가는 환자의 상황을 고려한 PCR 검사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미네소타주 헤네핀 카운티 메디컬센터의 임상미생물학 및 분자진단연구소의 글렌 한센은 "며칠 동안 코로나19 증상이 있던 이들에겐 검체 채취용 면봉을 이용한 PCR 검사가 좋은 선택이다. 반면 타액을 이용한 검사는 무증상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검사에 적합하다"며 "올바른 장소에서 올바른 검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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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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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 아이들을 위해 침으로 검사하는 타액키트 사용가능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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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 쑤씨는거 아이가 두려워서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다
    면봉이 부러져 응급실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암튼 어른들도 눈물이 찔끔나고
    공포 스러운데
    침으로 검사하면 공포심도 없고
    유아나 아이들에게는
    적합할것 같네요
    하루 빨리 침키트가 나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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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침키트 허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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