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대선 과기정책] 안철수 후보 "과학기술 고민하는 후보가 공약 내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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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2-01-3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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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기술 부총리 신설하고, 대통령 직속 과학기술 수석비서관 설치

  • 지역 균형발전 위해 지방정부에 민간기업 유치 위한 권한 줘야

지난 1월 27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개최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초청 과학기술 정책토론회'에서 안철수 대선후보가 토론에 참석했다. [사진=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지난 27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초청해 과학기술정책 토론회를 열었다.

앞서 안 후보는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진 분야로 디스플레이와 2차 전지, 원전, 수소 산업, 바이오 산업, 콘텐츠 산업 등을 제시하며 이런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과학기술 부총리와 청와대 과학기술 수석비서관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또 100만 연구원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R&D) 관리 시스템 개선, 규제 철폐도 약속했다. 특히 신산업 분야에선 금지한 내용 외에는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 적용을 강조하며 국무총리 산하 규제혁신처를 꾸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안 후보의 공약에 대해 세부 내용과 향후 추진 계획에 대한 질의가 오갔다. 안 후보는 "과학에 대해 관심 없던 사람이 과학기술 공약을 외쳐봐야 실행되기 어렵다"며 "과학기술에 진심으로 고민하는 후보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토론회 질의응답 내용이다.

Q. 최근 미국과 중국의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이 이러한 시장에 진출할 필요성도 크다. 핵심 전략기술을 확보하고 첨단기술을 육성해 초격차를 이뤄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기술에서 앞선 대기업을 지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초격차를 어떻게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하나?

A. 1호 공약인 5·5·5 공약이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에게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30년간 선두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를 물으니 초격차 과학기술이라고 답하더라. 우리나라가 반도체를 포함해 5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고, 삼성전자급 대기업 5개를 육성하면 경제 5대 강국에 들어설 수 있다는 것이 5·5·5 공약이다.

이를 위해 우선 초격차를 이룰 수 있는 분야를 찾도록 과학기술 부총리를 신설하고 청와대에는 과학기술 수석비서관을 설치한다. 다음으로 인재 육성을 위해 과학기술인 50만명을 배출한다.

또 과학기술 관리 시스템을 바꿔 도전적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연구개발 사업 성공률은 98%다. 이는 결과 위주의 감사 때문에 모험적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때문에 과정 위주의 감사로 바꾸고, 도덕적 문제가 없다면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규제 철폐다. 안전 등 필요한 규제는 신설하되, 신산업 분야 규제는 줄이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가야 한다. 이를 위해 국무총리 산하 규제혁신처를 두는 방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지역균형발전과 지역 과학기술 발전이 너무 더디다. 특히 과학기술인력이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상황에서 지방대학은 위기를 느낀다. 결국 지역 산업 인재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인력의 수도권 집중을 통한 연구개발 수월성과 지역균형발전이 상충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A. 핵심은 지방정부가 민간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법적 권한과 제정권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공기관을 지방으로 내려보냈지만, 이는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이 안 된다. 제대로 된 민간기업을 지자체가 유치할 수 있다면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과 지역 대학생 취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즉 지역경제 발전이 선순환된다.

아마존의 경우 제2사옥을 위한 공모를 했는데, 경쟁 끝에 버지니아주가 선정됐다. 세부적인 조건은 국공유지 무상임대, 법인세 감면, 특화 인력 양성 교육과정 수립 등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정부는 중앙정부가 독점해온 법률적 권한과 제정 권한을 지방정부 스스로 민간기업을 유치할 수 있을 만큼 줘야 한다. 광역경제권도 필요하다. 인구가 500만명 정도면 자생적으로 경제가 발전하고 내부에서 선순환되는 경제구조를 가질 수 있다.

Q. 과학자를 꿈꾸던 청년이 다른 분야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대학원생이나 박사후연구원이 마음 놓고 경력을 쌓을 수 없는 처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주도적인 연구를 할 수 없는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청년 과학기술인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에 대한 계획을 듣고 싶다.

A. 10년 전부터 교육개혁을 했으면 오늘날 더 좋은 위치에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핀란드의 경우 1970년대 교육개혁을 시작해 20년 걸려 성과를 얻었다. 우리가 지금부터 시작해도 2040년대는 돼야 성과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한 때가 가장 빠른 때다. 올해부터 교육개혁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분야별로 심도 있는 연구는 많이 됐다. 이제 학문 간 경계에서 융합연구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면 컴퓨터를 통해 원자 단위의 3D 정보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기술도 마련돼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세포를 감염시키는 기전도 화학과 컴퓨터의 융합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 우리가 더 노력하려면 연구소 규모를 키워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국가연구소 수나 규모가 모자라다. 과학자가 일할 수 있는 여건을 국가가 확보하고 투자해야 한다.

Q. 연구개발 투자에서 인력 확보와 연구공간·시설 확충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내 연구자 50만명 중 실제 연구소나 대학에서 연구하는 기초연구인력은 2만명 내외에 불과하다. 국내 기초과학연구인력을 어떻게 확충할 수 있을지, 국가가 기초과학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듣고 싶다.

A. 한국은 지금까지 과학이 아니라 기술에만 투자해왔다고 생각한다. 기초과학보다는 응용과학과 기술에 주로 투자했으며, 이를 통한 성과도 거뒀다. 이는 선도국가를 빠르게 좇는 패스트 팔로어에게는 최적의 전략이다. 하지만 기초과학에 대한 기반이 단단하지 않으면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퍼스트 무버가 되기 위해서는 기초과학 기반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국책연구소 연구자는 논문도 쓰고, 특허도 내고, 벤처기업도 창업해야 한다. 요구하는 것이 너무 많다. 특정 분야에 집중해서 역할을 분담하고,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기초과학은 성과와 관계없이 필요한 연구를 아주 장기간 해야 하지만, 대통령 임기 5년 내에 낼 수 있는 단기성과에 집중한다. 과기정책의 문제다. 기초과학에 맞는 평가기준이나 지원을 마련하고, 성과를 쌓아야 실제로 우리 생활을 바꾸는 연구가 가능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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