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계현號, 반도체 세계 1위 수성 관건은 '공급망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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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2-01-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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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모리반도체 '초과공급' 전망...공급망 내 주도권 확보해야

  • '쩐의 전쟁' 가속되는 시스템반도체, EUV 확보가 최대 과제

최근 삼성 반도체 수장으로 부임한 경계현 사장이 ‘글로벌 반도체 1위 수성’이라는 임무를 부여받게 됐다. 경 사장은 올해 ‘공급망 관리’를 중심으로 임무 완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글로벌 반도체 1위에 올랐다. 다만 인텔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10년간 최대 1000억 달러(약 119조원)의 장기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향후 1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사업에서 94조1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환율(달러당 1144.6원)을 고려하면 회사의 달러 환산 연매출은 약 822억6500만 달러로, 앞서 발표된 인텔의 지난해 매출(790억2400만 달러)을 상회했다.

지난해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늘었고, 삼성전자 역시 최신 공정을 적용한 D램·낸드플래시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대응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글로벌 1위를 수성하기 위해서는 공급망 관리에 역점을 둔 경영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양쪽에서 공급망 이슈가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경 사장은 DS부문장으로 부임하기 직전 2년간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반도체의 전체 공급망 차원에서 판을 보고 이를 관리하는 데 강점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는 전후방산업의 시장 상황을 보며 공급량을 조절, 공급망 주도권을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초과공급 상태를 유지하면서 ‘상저하고’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낸드플래시 공급초과율은 1분기 6.7%로 시작해 2분기 3.8%, 3분기 –0.2%, 4분기 0.9%로 전망된다. 수요 대비 공급량이 많을수록 공급초과율이 높아진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투자 흐름이 변하고 있긴 하지만 치료제가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위축됐던 투자가 회복되고 있는 것 같다”며 “올해 4차 산업혁명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는 시점으로 전망되면서 데이터센터 등에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로서는 상반기에 보수적인 운영을 통해 재고를 비축하고 메모리반도체 시황이 개선되는 하반기에 공격적으로 태세를 전환하는 전략을 고려해볼 수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사진=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의 공급망 관리는 더욱 중요하다.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3파전이 예고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만 TSMC는 올해 최대 440억 달러(약 52조500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금을 집행하겠다고 13일 발표했다. 업계는 이 금액의 대부분을 최첨단 공정에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에 다시 뛰어든 인텔은 현지 시간으로 19일 ASML의 차세대 EUV 노광장비 도입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1일에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200억 달러(약 24조원) 규모의 신규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인텔은 이 지역에 향후 10년간 최대 10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통해 차세대 파운드리 단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0조3000억원)를 들여 조성하는 파운드리 공장에 EUV 공정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 파운드리 사업은 EUV 노광장비를 활용해 반도체 회로를 더 얇게 그리는 게 핵심이다. 전 세계에서 네덜란드의 ASML만 EUV 노광장비를 생산할 수 있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 사이에 확보전이 치열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굳건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시스템반도체가 글로벌 반도체 매출 순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계현호가 반도체 1위를 수성하기 위해서는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EUV 노광장비 확보 등 공급망 관리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2020년 10월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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