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인 8색' 하나금융 미래 결정할 사외이사 면면 살펴보니

[사진=하나금융 제공/자료사진]

하나금융그룹이 지난 2012년부터 10년간 그룹을 이끌어온 김정태 회장 뒤를 이을 차기 수장 선임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수장 선정의 키를 쥔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원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 중순 첫 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김정태 후임’ 찾기에 나설 하나금융 회추위는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라 허윤 위원장을 비롯한 8명 전원이 사외이사로 꾸려져 있다.

회추위원들은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 20명 안팎의 후보자명단(롱리스트)을 작성하고 다음 달 중순경 3~5명의 최종후보자명단(숏리스트)을 추리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최종 회장 후보 1인을 단독 추천한다. 최종 후보 윤곽은 늦어도 2월 하순 공개될 예정이다. 김정태 현 회장이 연임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에서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점쳐지는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지성규 하나금융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등은 이들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위 왼쪽부터 허윤 하나금융 회추위원장, 박원구 회추위원, 백태승 회추위원, 김홍진 회추위원. 아래 왼쪽부터 양동훈 회추위원, 이정원 회추위원, 권숙교 회추위원, 박동문 회추위원 [사진=아주경제DB]
 

'8인 8색' 하나금융 앞날 결정할 사외이사 면면 살펴보니

회추위 구성원인 사외이사들은 금융·경영·경제·회계·법률·기타 등 분야별 비중이 고루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이 중 하나금융 회추위를 이끄는 허윤 회추위원장(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1963년생)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미국 유타대, 조지워싱턴대(경제학 박사)를 거친 국제금융 전문가다. 허 위원장은 외교부와 산업부 등 정부 부처 통상교섭민간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했고 현재는 기획재정부 정책성과평가위원을 맡고 있다.

허 위원장과 하나금융의 연은 지난 2015년 외환은행 사외이사 시절부터 시작된다. 첫 임기 시점이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합병 전후(2015년 9월 1일 공식 합병)였던 만큼 당시 합병을 진두지휘했던 김정태 회장과도 사실상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셈이다. 허 위원장은 이후 2017년까지 KEB하나은행 사외이사를 역임한 데 이어 2018년부터 현재까지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박원구 위원(고려대 교수·1954년생)은 서울대 대학원(경영학 석사)과 미국 MIT 경영대학원을 수료한 회계 전문가다. 박 위원은 지난 2016년 3월 하나금융에 합류한 최장기 구성원으로 오는 3월 이사직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사외이사 임기 한도인 만 6년을 채운 만큼 규정상 추가 연임은 불가능해 이번 수장 선택이 하나금융 이사로서 사실상 마지막 임무가 될 전망이다.


박 위원은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강화 움직임이 활발했던 2019년 당시 김정태 회장, 함영주 부회장, 지성규 행장 등 그룹 수뇌부들이 결정한 클로버 프로젝트(Clover·롯데카드 인수전)에 대해 “업황이 악화된 카드사 인수로 다른 사업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며 반대표를 던지는 등 ‘소신’을 강하게 피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현 회추위 구성원 중 가장 고령인 백태승 위원(연세대 명예교수·1952년생)은 연세대 법학과, 독일 프라이부르크대(민사법 박사)를 졸업하고 30여 년간 민법을 연구한 대표적인 법학계 원로다. 지난 2020년부터는 탈북 청소년을 위한 대안학교인 ‘한꿈학교’ 교장을 역임 중이다. 1980년 한국은행에 입행한 후 금감원 규제심사위원장과 서울서부지법 조정위원을 거치는 등 금융과 정보통신기술 관련 법·제도와 실무에 정통한 전문가로도 알려졌다. 백 위원은 윤종남 하나금융 전 이사회 의장(전 서울남부지검장) 제안으로 하나금융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그런가 하면 김홍진 위원(1954년생)은 하나금융 창립 후 처음 기타 분야 후보군에서 충원된 경제관료 출신 인사다. 금융권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쉽지 않은 공군사관학교(국방관리학) 출신으로 프랑스 그레노블대 대학원(경제학과)을 졸업했다. 옛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FIU) 기획행정실장과 감사담당관, 한국예탁결제원(전 증권예탁결제원) 상무 등을 거쳤다. 하나금융 사외이사직에는 차은영 전 사외이사(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추천으로 선임됐다.

양동훈 위원(1958년생)은 동국대 경영대학 회계학과 교수로 재임 중이며 CPA 자격증을 보유한 회계통이다. 앞서 언급된 박원구 이사회 의장과 더불어 하나금융 이사회 내 회계 분야 양대 축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은행감독원·자금부)과 하나은행 실무경험을 기반으로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 자문교수, 금융위원회 회계개혁 TF 위원 등을 거쳐 국내외 회계 환경 변화에 대해 조언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양 위원은 지난 2018년 3월 처음 하나금융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삼정KPMG 대표를 역임한 회계 전문가인 윤성복 전 하나금융 사외이사가 추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성복 이사는 오찬석 전 사외이사(전 한영회계법인 대표) 추천을 받았는데 오찬석 전 사외이사는 지난 2013년 김정태 회장이 뽑은 인물이다. 

이정원 위원(1956년생)은 금융지주 경쟁사인 신한금융그룹 출신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과거 조흥은행에서 시작해 30년 넘게 은행업에 종사한 금융 전문가로 조흥은행과 신한은행 합병 후에는 신한은행 지점장부터 홍보실장, 신용기획부장, 여신심사그룹 부행장, 신한데이타시스템(신한DS) 사장을 거쳤다. 이 같은 이력 때문에 전문경영인(CEO)의 통찰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과는 2018년 3월부터 KEB하나은행 사외이사로 연을 맺었다. 하나은행 사외이사로 재직하다 지주 사외이사로 옮겨간 케이스다. 

회추위원 8명 중 유일한 여성인 권숙교 위원(1957년생)은 금융ICT 분야 전문가다. 이화여대 수학과, 이화여대 전산학 석사, 이화여대 컴퓨터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85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을 시작으로 금융권에 첫발을 디뎠고 우리금융지주 상무(IT기획), 우리FIS 대표이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금발심), 금융보안원 자문위원, 한국선물거래소와 한국신용정보원, KB국민은행 사외이사도 거쳤다. 

권 위원은 지난 2016년 6월부터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로 인해 권 위원이 지난해 하나금융 사외이사로 선임됐을 당시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가 "(권 내정자가) 김앤장에서 정보기술금융(IT) 관련 자문을 담당하고 있는데, 고객인 하나금융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겠느냐"며 이해상충을 들어 반대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권숙교 위원과 함께 가장 최근 하나금융 사외이사로 선임된 박동문 위원(1958년생)은 글로벌 경험을 갖춘 기업가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나와 코오롱 기획총괄담당 이사, 코오롱인도네시아 최고재무책임자(CFO·상무), 코오롱글로텍 사장, 코오롱아이넷 사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을 지냈다. 하나금융 사외이사 비중이 재무·회계에 쏠려 있었던 만큼 다양한 이사진 면면을 갖추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코오롱그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금융 협력 강화를 위한 영입 인사로도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박 위원이 오랜 시간 몸담은 코오롱그룹은 하나금융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하나은행은 IMF 경제위기 후 1998년 보람은행과 합병했는데 당시 코오롱그룹은 보람은행 주요 주주였다. 하나금융 계열사인 하나캐피탈 역시 코오롱그룹에서 시작된 여신금융회사다. 박 위원이 대표로 있었던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8년 3월 유상증자에 참여해 하나금융 지분 1.41%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하나금융지주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공단(9.94%), 블랙록(4.91%), 프랭클린리소스(4.42%), 캐피털그룹(4.41%), 싱가포르투자청(1.93%), 코오롱인더스트리(1.41%) 등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하나금융 6대 주주이자 국민연금을 제외한 유일한 국내 주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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