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폭등에 물류난까지"…기업경기전망, 2월 더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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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1-26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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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등 수출 주력 품목이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공급망 교란, 국제 원자재 가격 급상승으로 2개월 연속 기업경기실사지수(BSI) 100을 밑돌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BSI 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2월 BSI 전망치는 99.7로 나타났다. BSI는 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숫자로 표기한 것이다. 기준치 100보다 낮으면 전월 대비 부정적 경기 전망이 더 많다는 의미다.

이달 BSI 지수는 96.5로, 전월(100.3) 대비 3.8p 하락했다. BSI 지수가 기준치 아래로 떨어진 시기는 지난해 8월(95.2) 이후 5개월 만이다. 2월도 기준치를 회복하지 못해 수출 둔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업종별로 제조업이 부진했다. 제조업의 2월 BSI는 94.8로 전체 BSI보다 낮았다. 전경련은 제조업의 BSI 하락 요인으로 주요 교역국인 중국의 경기 불안을 지목했다. 지난해 12월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5.2%에서 5.1%로 수정했으며, 골드만삭스도 4.8%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 및 통신장비 업종의 BSI 전망치는 94.4로 제조업 평균보다 낮았다. 지난해 7월(92.3)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 비중은 2020년 기준으로 61.5%(홍콩 포함)에 달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로 한정할 경우 71.3%로 압도적 비율을 차지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현지 공장 반도체 물량 상당수를 전공정(웨이퍼 가공) 단계에서 생산해 한국으로 들여온 후 후공정(웨이퍼 절단·포장) 처리하는 방식으로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제조업과 달리 비제조업은 105.7로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다. 그러나 설 명절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대형마트와 같은 도소매(114.6)가 기준선을 상회했지만, 여가·숙박 및 외식(85.7)은 크게 부진했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97.7), 자금 사정(94.3), 채산성(94.3), 재고(104.3·100 이상 과잉재고) 등은 부진했으며, 내수(100.9), 투자(102.3), 고용(102.0) 등 3개 부문은 기준치를 넘어섰다.

전경련은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고강도 방역에 나서면서 기업들의 항구 봉쇄 가능성도 높아져 수출 어려움이 심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두 번째 수출국 미국 역시 해상 컨테이너 비용 급등과 같이 물류난 해소가 쉽지 않아 수출 경기 회복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원자재 수입액이 높아지고 가운데 올해 1월 기준금리 인상 등 기업들의 채산성과 자금조달 여건도 좋지 않다는 설명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국제 원자재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면서 공급망 차질, 물류난까지 더해져 기업들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기업들이 직면한 어려움을 타개해나갈 수 있도록 원자재 수급 안정, 해외자원 개발, 물류 지원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출 컨테이너를 싣고 항해에 나서는 HMM 드림호 [사진=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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