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첫 동·하계올림픽 개최 '이정표'
  • 오미크론 상륙 속 시민들 평온 유지
  • 친환경 전면에, 올림픽 새 모델 강조
  • 習 3연임 확정적, 장기집권 전야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새로 건설된 스피드 스케이팅 센터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둔 지난 4일 올림픽 관련 시설 시찰에 나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만무일실(萬無一失)'을 수차례 강조했다.

만에 하나의 실수도 범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시 주석은 올가을 열리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장기 집권의 꿈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다음 달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그 전야제 성격이 짙다. 내·외부적으로 어떤 꼬투리도 잡히지 않게 치러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터다.  

베이징은 세계 최초로 하계올림픽과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도시라는 기분 좋은 칭호를 얻게 됐다.

2008년 하계올림픽이 부유해진(富起來) 중국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면 이번 동계올림픽은 강성해진(强起來) 중국의 국력을 과시할 절호의 기회다. 

미·중 갈등 격화와 코로나19 지속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수뇌부가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베이징은 동계올림픽 개최지로는 처음으로 올림픽 기간 중 관련 소식을 전문적으로 전하는 회보를 발간한다. 지난 21일 베이징 시민들이 시내 가판대에 놓여 있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회보'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오미크론 상륙한 베이징··· 시민들은 평온 

23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이날 0시 기준 베이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9명 발생했다. 

베이징은 지난 15일 첫 오미크론 확진자가 보고된 뒤 하루 평균 수명씩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매일 6000~7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는 한국과 비교하면 방역 상황이 안정적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지만 베이징 방역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올림픽 개막 전부터 베이징에 들어오려면 진입 전과 후 두 차례 핵산검사를 받아야 한다.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 연휴 기간(1월 31일~2월 6일) 중 이동 자제도 권고하고 있다. 

시내 유명 라마교 사원인 융허궁(雍和宫)과 교외의 만리장성 등 유명 관광지는 잠정 폐쇄됐다. 결혼식은 연기하고 장례식은 간소하게 치르고, 연회는 개최하지 말라는 통지가 각 기업·기관에 하달됐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조직위)는 개막식 및 경기 입장 티켓을 일반인에게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올림픽이 코로나19를 재확산시키는 계기가 되는 건 막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엿보인다. 

다만 외부의 우려 섞인 시선과 달리 베이징 시민들은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베이징의 한 국유기업에 다니는 류후이(劉輝)씨는 본지와 통화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된) 시안과 같은 일이 베이징에서 벌어질 것이라는 상상은 해본 적도 없다"며 "춘제 때 귀향하지 않으면 한 달 월급 정도의 수당을 더 준다고 하니 자녀의 컴퓨터를 바꿔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한국계 은행 임원도 "당국에서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참석 후에도 격리할 필요가 없다고 하니 방역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한 듯싶다"고 전했다.

◆"미래 올림픽 모델 선보이겠다"

지난해 말 베이징 스징산구 서우강위안(首鋼園)에 터를 잡은 올림픽 조직위를 방문했을 때 홍보 파트 직원 장(張)모씨와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가장 큰 특징은 친환경(綠色)"이라며 "미래 올림픽의 새 모델을 제시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친환경은 환경 파괴를 덜한다는 의미와 더불어 기존 시설의 재활용도를 높여 개최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인다는 함의도 있다. 

장씨는 "동계올림픽 경기장 12곳 중 8곳이 2008년 하계올림픽 때 지은 건물"이라며 "올림픽 조직위를 서우강위안에 꾸린 것도 비용 절감을 위한 상징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폐제철소 부지에 조성된 서우강위안 내 옛 고로 건물은 올림픽 전시관과 기념품 판매점, 박물관, 서점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철소 내 냉각탑은 프리스타일 스키와 스노보드 경기장으로 변모했다.

동계올림픽 개막식은 2008년 하계올림픽 당시 주경기장이었던 냐오차오(鳥巢)에서 열린다. 

2008년 올림픽 때 수영 경기가 치러진 국가수영센터는 컬링 경기장으로, 1968년 문을 연 베이징 시내 서우두체육관은 빙상장으로 환골탈태했다.

동·하계올림픽을 모두 유치해 본 도시라서 가능한 활용법이다. 

시 주석은 지난 2017년 경기장 리모델링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각종 건설과 개조 사업은 명품 프로젝트가 돼야 한다"며 "후속적 활용을 고려해 과한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주문했다.

이번 올림픽은 베이징과 더불어 장자커우·옌칭 등 3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된다.  

겨울 스포츠에 더 적합한 기후를 지닌 북쪽 도시들에 대한 이동 편의성 제고를 위해 베이징에서 장자커우까지 장장 175㎞ 길이의 고속철을 새로 깔았다. 시속 350㎞ 속도로 50분이면 닿는다.

신규로 건설되는 경기장에는 '중국 특색'을 입히려 애를 썼다. 

경제적 고도 성장과 미·중 경쟁,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며 확인된 중국의 국력 신장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포석이다.

옌칭의 봅슬레이·루지 트랙과 장자커우의 스키 경기장을 각각 중국을 상징하는 용과 봉황의 형상을 본떠 건설한 게 대표적 사례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올림픽에 중국 요소를 융합해 문화적 자신감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중 썰매 종목 경기가 열리는 옌칭의 국가 봅슬레이·루지 센터 전경. 중국을 상징하는 신수(神獸) 중 하나인 용을 형상화한 디자인이 이채롭다. [사진=신화통신]


◆習 대관식 전야제 될 올림픽 무대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연임을 확정한 시 주석은 두 번째 임기(2018~2022년) 내내 장기 집권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했다.

집권 2기 첫해인 2018년에는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거치며 자신의 연임 제한을 없애는 내용의 개헌을 이뤄 냈다.

또 2019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 달성, 2020년 전면적 샤오캉(小康·물질적 풍요로움) 사회 실현 선언으로 경제적 성과를 선전하고 민심을 잡는 데 열을 올렸다.

지난해 7월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경축식과 11월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 때 역사 결의 채택을 통해서는 시 주석의 공고한 권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 주석은 지난 4년간 장기 집권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매진했다.

올해 20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당 총서기직 3연임이 확정되면 내년 양회 때 국가주석 및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연임안 의결은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다음 달 막이 오르는 올림픽 무대는 장기 집권 플랜이 완성될 올가을 당대회를 먼저 자축하는 전야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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