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호사 직무에 대한 신뢰 훼손...인권침해 피해자 도운 점 참작"

김준곤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과거사 진상 규명을 위한 정부 위원회에서 활동한 뒤 관련 사건을 불법 수임한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에게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4일 변호사법 위반, 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김준곤(67) 변호사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명춘(63) 변호사에게는 벌금 500만 원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김형태(66) 이인람(66) 변호사에 대해선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면소판결을 확정했다.

김준곤 변호사는 2008~2010년 과거사위에서 활동하면서 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 의혹 사건 15건을 조사했다. 그는 위원회 활동 종료 뒤 관련 소송 40건을 맡아 24억 7500만 원의 수임료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변호사는 과거사위 전직 조사관들로부터 사건 7건을 수임한 대가로 2억 7500여만원을 건넨 혐의도 받았다.

이명춘 변호사는 2006~2010년 과거사위에서 삼척 고정 간첩단 사건 조사에 참여한 뒤 관련 사건 9건을 수임해 1억 4100만 원을 수임료로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변호사법 제31조 수임제한 조항 제3항은 '공무원, 조정위원 또는 중재인으로서 직무상 취급한 사건의 수임을 제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1심은 김 변호사의 혐의 15건 중 13건을 유죄로 보고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은 당시 유죄를 선고하면서 "부당 이득을 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고통 받은 유족들을 도와주려고 맡은 측면을 참작했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수임료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수준보다 과하지 않다"는 것이 1심 판단이었다.


항소심에서는 1심이 무죄로 판단한 부패방지법 위반죄가 유죄로 뒤집혔다. 공직자가 업무를 처리하며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지 못하게 한 규정을 김 변호사가 어겼다는 것이다. 형량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으로 높아졌다.

2심 재판부는 "1심은 피고인이 비밀을 이용해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는데, 항소심은 피고인이 업무처리상 알게 된 비밀로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인정한다"며 "피고인의 범행은 변호사 직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했다. 다만 관련 사건에서 사임했고 인권 침해 피해자들을 도운 측면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김준곤 변호사 등은 재판 내내 "과거 군사정권 시절 권력 편에 서서 인권을 유린했던 검찰이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나자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이들이 국가기관인 과거사정리위원회나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등에 소속돼 다뤘던 사건을 변호사로서 불법 수임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과거사위 관련 사건을 수임했다가 재판에 넘겨진 변호사는 김 변호사를 포함해 모두 5명이다.

강석민(52) 변호사는 과거사 조사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고 보기 힘들어 무죄라는 판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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