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행이 작년 8월부터 진행 중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결과 발표가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에 도출되는 연구 결과에 따라 국내 디지털화폐 상용화에 대한 윤곽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향후 시장 선점을 위한 시중은행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구축을 통해 한은 CBDC 모의실험 연구의 민간기관 유통을 위한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해당 플랫폼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결제와 인증, 자산관리 등에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거래 투명성 을 보장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이다.

우리은행은 이번 플랫폼을 기반으로 올 하반기 있을 CBDC 유통 확대 실험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작년 말 블록체인 플랫폼을 전담할 '혁신기술사업부'를 신설했다"며 "이를 통해 CBDC는물론이고 은행 자체 디지털화폐와 NFT(대체불가능토큰) 발행, 멀티 자산지갑 등 다양한 신산업 개발을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타 은행들도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LG CNS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을 시범 구축했고, 하나은행도 포스텍 크립토블록체인연구센터와 공동으로 CBDC 기술 검증을 추진 중이다. KB국민은행은 한은 모의실험에 사용된 블록체인 플랫폼 클래이튼(Klaytn)을 기반으로 CBDC와 가상자산, NFT 등 디지털자산 보관을 지원하는 '멀티에셋 디지털 지갑'을 시험 개발했다.

NH농협은행은 은행장 직속인 DT전략부 산하에 CBDC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해당 부서에서는 CBDC 도입에 따른 은행업 영향 분석과 함께 자체 CBDC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IBK기업은행 역시 최근 윤종원 행장 신년사를 통해 CBDC에 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윤 행장은 “고객을 중심으로 은행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디지털과 글로벌, 시너지 전략을 디자인하겠다”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등에도 선제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관심을 쏟고 있는 CBDC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를 말한다. 최근 전 세계 중앙은행과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각국의 CBDC를 연계해 국가 간 지급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와 실험을 시작하는 등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은 또한 올해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을 통해 CBDC 도입 기반 강화를 예고했다. CBDC 모의실험 결과를 활용해 기술적 토대를 마련하고 법·제도적 연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해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안전한 중앙은행 지급결제서비스 제공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글로벌 논의에 참여해 국내 금융 환경에 적합한 방법을 모색해 나간다는 청사진이다. 

한은의 이 같은 움직임 속에서 시중은행들의 적극적인 대응 역시 급변하는 금융 환경과 디지털화폐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CBDC 발행을 시작할 경우 도입 방식에 따라 은행이 자연스럽게 화폐 중개 등에 참여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CBDC 상용화에 따른 은행 역할 위축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어 이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감도 적지 않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CBDC 도입 시기나 어떠한 구조로 구축될 것인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방향 설정도 쉽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한은이 언제라도 (CBDC 도입을) 발표할 시점에 그에 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모든 은행들이 일제히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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