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정몽구와 현대글로비스 지분 10% 매각···지배구조 개편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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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1-0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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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라일그룹에 넘기며 총 6112억원 획득

  • 상장 앞둔 현대ENG 통해 추가총알 확보

  • 지주사 현대모비스 정회장 지분율 0.32%

  • 1조 상당 주식 매입하면 2%대 높일수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사모투자펀드(PEF) 칼라일그룹에 매각하면서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와 동시에 새로운 공정거래법 시행에도 한시름 놓게 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공시를 통해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각각 251만7701주(6.71%), 123만2299주(3.29%)를 칼라일 특수목적법인(SPC) ‘프로젝트 가디언 홀딩 리미티드’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주당 매각가는 16만3000원으로 정 명예회장은 4103억원, 정 회장은 2009억원을 획득한다.

정 회장은 이번 지분 매각과 상관없이 현대글로비스 최대주주 자격을 유지했지만 기존 23.29%였던 지분이 19.9%로 낮아졌다. 정 명예회장은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했다. 칼라일은 정 회장, 덴 노르스케 아메리카린제 에이에스(11%)에 이어 현대글로비스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칼라일은 운용자산 300조원 이상을 보유한 글로벌 시장의 대표 PEF다. 정 회장은 2019년 칼라일이 주최한 좌담회에 참석하는 등 이규성 칼라일그룹 대표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칼라일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입 배경을 두고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대응과 함께 지배구조 개편 등 현대차그룹의 우군을 자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대기업 총수 일가 지분율 30% 이상 상장사에 적용했던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을 상장사 20%로 바꿨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을 신호탄으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자는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6112억원에다 다음 달 이뤄질 현대엔지니어링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통해 최대 5000억원 이상을 추가로 손에 쥘 수 있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증권신고서에서 정 회장이 보유한 534만1962주와 정 명예회장의 142만주 처분 계획을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예상 공모가격은 주당 최대 7만5700원이다. 정 회장은 4000억원 이상, 정 명예회장은 1000억원 이상을 획득할 것으로 점쳐진다.

차후 정 회장이 확보한 1조원 이상을 현대모비스 주식 매입에 전량 투입한다면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2%대로 껑충 뛴다. 지분 매입 대신 정 명예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주식 7.2%에 대한 승계용 세금으로 충당할 수도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1.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사실상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은 0.32%에 불과해 그룹 경영권 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정 회장의 현대모비스 지분율이 화두로 작용하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은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순환출자는 대주주가 여러 회사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를 말한다. 주주관계가 얽히면서 한 회사가 도산 위기를 맞으면 줄도산이 발생할 위험이 있어 정 회장에게 지배구조 단순화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집단에 대해 새로운 순환출자 형성을 막고 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2018년 추진이 무산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분할 재추진 가능성도 있다”면서 “합병 분할이 이뤄지면 기존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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