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3년 제정 후 여섯번째 개정
  • '꽃병' 사외이사 연대책임 명시
  • ESG 경영에 사회적 책임 강화

중국 회사법 [사진=바이두]

중국이 약 3년 만에 또 회사법을 개정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고도화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된 가운데 이번 회사법 개정도 여기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중국 제일재경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열린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32차 회의에서는 회사법 개정안 초안 1차 심의가 이뤄졌다.

회사법 개정은 전인대 대표 548명의 건의와 관련부처, 전문가, 학자들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초안은 기존의 13장218조에서 15장 260조로 늘었다. 실제 수정된 조항만 70조에 달한다고 제일재경일보는 전했다.

중국은 1993년 회사법을 처음 제정해 1999년, 2004년, 2005년, 2013년, 2018년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개정했으며, 이번이 여섯번째 개정이다. 
 
"사외이사 연대책임 명시"···이사회 역할·책임 강화
초안에서 가장 이슈가 된 건 회사 지배구조 개선 부문이다. 특히 이사회 역할과 책임을 강화했다. 이번 개정안 초안에서는 이사회의 회사 지배구조에서 집행기관으로서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한편, 지배주주와 경영진의 책임을 명확히 한 것. 

초안은 "이사회는 회사 집행기관으로서 회사법과 회사정관이 정한 주주총회 직권 외에 속하는 직권을 행사하며, 회사 정관의 이사회 권한에 대한 제한은 선의의 상대방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했다. 

또 이사, 감사, 고위 경영진의 의무를 각각 구체적으로 적시하며 "이사·고위 경영진은 직무 집행 과정에서 고의로 혹은 중대한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힐 경우, 회사의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을 삽입했다. 

그동안 중국에서 이사회는 정책결정기관, 경영진은 집행기관, 주주총회는 권력기관, 감사는 감독원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러한 지배구조 아래서 이사회는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특히 사외이사는 '꽃병'으로 불릴 만큼 실질적인 대주주 감시행위는 하지 못하고 거수기 역할만 해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 회사법 개정으로 어느 정도 이사회의 책임과 권한을 강화한 셈이다. 

실제 최근 중국에선 사외이사의 책임이 어디까진지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분식회계가 적발된 중국 상장회사 캉메이제약 사외이사가 중국 첫 주식 집단 소송에서 사상 처음으로 거액의 연대배상 책임을 부담하라는 판결을 받으면서다. 

당시 주주에 대한 배상액이 약 24억5900만 위안이었는데, 이 중 사외이사에게는 5~10% 연대배상 책임을 물어 우리돈 200억~400억원의 배상금을 물어야 했다.

사외이사의 평균 연봉액(약 10만 위안)과 비교해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한 중국 증시 상장사 사외이사들의 줄사퇴가 이어졌다. 심지어 중국 상장사들의 '이사책임보험' 가입까지 급증했을 정도다.
 
ESG 경영 흐름 속 사회적 책임 강화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한층 더 강화했다. 초안에는 “경영활동 시 법률법규 규정 의무를 준수하는 기초 위에서 회사의 직원·소비자 등 이익 상관자의 이익, 생태환경보호 등 사회공공이익을 충분히 고려해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정부는 회사의 사회공익활동 참여와 사회책임보고서 발표를 장려한다는 조항도 삽입했다. 

중소주주의 합법적 권익 보호에도 비중을 뒀다. 초안은 "지배주주가 회사에 대한 영향력을 이용해 이사, 고위경영진에게 회사 이익이나 주주이익에 손해를 가하는 행위를 지시해 회사나 주주가 손실을 입으면 이사와 고위경영진이 연대책임을 진다"고 명시했다. 지배주주가 지위를 남용해 회사와 중소주주 권익을 훼손하지 못하도록 보호장치를 만든 것이다. 

이밖에 1인 회사 설립 규제를 완화하는 등 회사 설립 문턱을 낮춰 투자를 장려하고, 무액면 주식 발행을 허용하는 등 회사 자본제도도 완비해 자금 조달을 한층 더 원활히 하는 등의 내용도 초안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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