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시행 미룬 마이데이터... 곳곳서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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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봄 기자
입력 2022-01-0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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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미술팀]

'내 손안의 금융비서'로 불리는 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하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5일부터 전면 시행되는 가운데 시장에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서버 불안정을 이유로 전면 시행이 두 차례 미뤘고, 한 달간 진행된 시범서비스 과정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별로 연동된 정보 제공자 수도 큰 차이를 보여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개인정보를 한눈에 분석한다’는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표준 API 방식의 마이데이터는 두 차례 미뤄진 끝에 겨우 전면 시행에 들어가게 됐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8월 4일부터 API 방식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었지만 올해 1월 1일로 시행일을 한 차례 미뤘다. 고객을 대신해 금융사 사이트에 접속하고 화면을 긁어오는 ‘스크래핑’ 방식을 이용해왔던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앞으로 표준화된 규격으로 사용자 정보를 전달받아야 하는데. 일부 핀테크 기업들이 IT 인력 및 개발 역량 부족을 이유로 시행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API 방식의 마이데이터 서비스 시행은 이달 1일에서 5일로 한 차례 더 연기됐다. 전면 시행 첫날 데이터 트래픽 급증에 따른 장애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휴일보다는 개발 인력 대부분이 정상 출근하는 평일로 일정을 조정한다는 이유에서다.
 
두 차례나 시행일을 늦췄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전면 시행일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이 서비스를 오픈하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금융당국에서 본허가를 받은 사업자 54곳 중 33곳에 불과하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별로 정보 제공 개수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일례로 비씨카드의 경우 은행, 저축은행, 상호금융, 보험, 금융투자, 카드, 통신, 공공기관 등 196개 정보를 연동해 가장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는 반면 SC제일은행은 은행, 상호금융, 손해보험, 금융투자사, 카드 등 19개 정보를 연동하는 데 그쳤다. 사업자별 준비 속도가 서로 달라 초기 서비스 범위에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API 방식의 마이데이터 시행으로 기존에 제공하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부 종료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
 
API 방식의 마이데이터 서비스에서는 전월 카드 실적 확인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다. 카드 실적 관련 정보는 신용정보가 아니라 카드사에서 가공한 정보로 분류돼 마이데이터 표준 API 제공 항목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 시행 전부터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오던 빅테크와 핀테크의 경우 스크래핑 방식 종료에 따라 해당 서비스를 종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쟁 상대로 인식되는 빅테크와 전통 금융사가 서로 ‘정보 제공자’가 되다 보니 정보 제공 범위를 두고 협의가 순탄하지 않은 데다 마이데이터가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을 위반으로 규정한 금융소비자보호법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불안정한 시작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한 달간 진행된 마이데이터 시범 서비스에서 발견된 고객 정보 유출 등 문제가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네이버파이낸셜에서는 지난해 12월 28일 마이데이터 서비스 전환 과정에서 회원 100여 명의 자산 정보가 다른 회원에게 노출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관련 전산 개발을 마무리했어도 정보를 제공하는 다른 업체의 시스템이 불안정한 경우 금융정보를 통합해 제공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이제 막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시작된 만큼 안정적인 시스템을 갖춘 정보 제공업자 위주로 제휴 정보를 늘리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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