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은행 대출 창구 열렸지만...고객 발길은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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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01-0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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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월요일인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 은행 영업점 내부가 한산하다.  [사진=서민지 기자]


새해 시중은행들의 연간 단위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재설정되면서 대출을 전면 중단했던 일부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가 다시 열렸지만 3일 은행 내부엔 여전히 적막감이 흘렀다. 일부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부활시키며 시중 대출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나섰지만, 이 역시 수요자들을 불러모으기엔 역부족이었다. 대출 희망자들이 체감하는 대출 장벽이 지난해보다 더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시중은행 중 가장 먼저 대출 창구를 닫았던 NH농협은행은 3일 전체 가계대출 상품 판매를 재개했다. 지난해 출범 9일 만에 대출 한도 소진으로 신규 대출을 중단했던 토스뱅크도 대출 영업을 시작했다. 사라졌던 대출 우대금리도 속속 부활하고 있다. 우대금리 부활은 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져 대출 창구 문턱을 낮추는 효과로 연결된다.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의 우대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제공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앞서 지난 9월 가계부채 관리 조치에 따라 해당 상품의 우대금리를 없앤 바 있다. 우리은행 역시 신용대출과 주담대 상품의 우대금리를 최대 0.6%포인트까지 인상했다.

그러나, 같은 날 서울 중구 서소문 일대 은행 내 대출 창구는 대체로 한산했다. 한 시중은행의 대출 상담자는 오후 1시 30분까지 단 5명에 그쳤다. 그나마 대출을 받으러 온 소비자들의 상담 시간은 길지 않았다. 예상보다 낮게 책정된 대출 한도 결과에 발길을 돌려야 했기 때문이다. 해당 은행 대출창구 직원은 "새해라 총량이 늘어나긴 했지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는 4%대로 지난해보다 더 타이트하게 관리해야 하므로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걸 고객들이 더 잘 안다"고 말했다.

겨울인 1월은 전세대출 비수기라 신용대출 수요가 대부분인데 지난해 '대출 한파'를 한차례 경험해 본 차주들이 쉽사리 은행으로 몰리진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가 더 빡빡해진 데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대출 규제 역시 더 강화됐다.

치솟는 신용대출 금리도 대출 희망자들의 발걸음을 막는 요소다. 신용대출 금리는 이날 기준 연 6.0%를 돌파했다. 신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는 17.7%에 불과한데,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2.3%로 최고 수준에 도달해 금리 상승기를 맞아 상환 위험도 커질 전망이다. 이런 변동금리 비중은 2014년 1월(85.5%)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대 기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대출 옥죄기를 경험해 본 차주들은 이미 모바일 앱을 통해 자신의 대출 한도를 계산하며 3월 대선 이후 바뀌는 정책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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