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도 도전하라"···신년사로 본 2022 유통가 화두 '도전·변화·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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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조재형 기자
입력 2022-01-0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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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 = 각 사]


유통가 수장들이 새해 신년사를 통해 위기에 빠진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화두로 ‘도전’, '변화', ‘디지털화' 등을 제시했다. 코로나19로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함에 따라 고객의 변화를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3일 신년사를 통해 “비즈니스 정상화를 넘어 더 큰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용기 있는 도전으로 미래를 준비하자는 메시지를 임직원에게 전했다.

도전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의 개방성과 다양성, 강력한 실행력, 미래 관점의 투자가 뒷받침돼야 할 것을 강조했다.

롯데는 지난해 주요 계열사 사장을 잇달아 외부에서 영입하며 ‘순혈주의 타파’를 공표한 바 있다. 신 회장은 “융합된 환경 속에서 연공서열, 성별, 지연·학연과 관계 없이 최적의 인재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철저한 성과주의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며 “다양성은 우리의 경쟁력이며 도전하는 에너지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브랜드, 디자인, IT 등에 투자하지 않으면서 단기적인 성과만 내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미래에 더욱 중요해질 역량에 대한 투자도 강조했다. 

지난해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 인수합병을 완료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디지털 피보팅’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2022년은 신세계그룹이 디지털로 피보팅(방향 전환) 하는 원년”이라며 “디지털 원년을 위한 준비와 계획은 모두 마쳤고, 이제 ‘오프라인조차 잘 하는 온라인 회사’가 되기 위한 실천만 남았다”며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이어 정 부회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 △고객의 시간과 공간 점유 △온·오프 융합 디지털 생태계, ‘신세계 유니버스’ 구축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 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 부회장은 “온·오프 구분 없이 고객이 우리의 공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이 유일한 명제”라며 “신세계그룹의 최대 강점인 오프라인 인프라가 디지털 역량과 하나 되어 시너지를 창출하면 경쟁사들은 꿈도 꿀 수 없는 유일무이의 온·오프 완성형 유니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통적인 유통 라이벌인 롯데와 신세계의 수장들은 이날 신년사에서 공통적으로 "시도조차 하지 않은 샷은 100% 빗나간다"는 캐나다의 유명 아이스하키 선수 웨인 그레츠키의 말을 인용해 눈길을 모았다.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도전할 것을 독려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새해 핵심 실천가치로 '발견'과 '연결'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고객의 변화된 요구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찾는 '발견'과 내·외부 협력을 통해 가치의 합을 키우는 '연결'의 노력으로 비전 2030에 담긴 우리의 성장 스토리를 함께 써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같은 것을 다르게 보고 보이지 않는 것을 발견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같은 과녁을 향해 정확히 쏘는 것보다 아무도 보지 못한 과녁을 쏘는 새로운 수를 찾는 노력이 쌓일 때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린 CJ그룹은 ‘4대 미래 성장엔진’으로 △문화 △플랫폼 △웰니스 △지속가능성 중심 미래혁신성장을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중기 전략에서 각 계열사가 비전을 새로 수립하고 신성장 동력을 구체화한 만큼 최고 인재들이 충분히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도록 인사제도와 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CJ의 미래혁신성장 달성을 위해 “4대 미래 성장엔진 기반 위에 선정된 혁신성장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철저히 실행하고 미래 트렌드와 기술에 부합하는 신사업을 지속 발굴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신동원 농심 회장·허영인 SPC그룹 회장·임정배 대상 대표[사진 = 각 사 ]


올해 식품업계의 신년사 키워드는 ‘혁신’, ‘성장’, ‘미래’로 압축된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이날 그룹 임원회의에서 “2022년은 고객을 생각하며 미래를 꿈꾸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신 회장은 “고객 가치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단기적인 성과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고객 중심의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지침으로 ‘밸류업(VALUE UP)’을 제시했다. 고객을 중심에 두고 경영활동을 펼침으로써 고객이 체감하는 가치를 한 차원 올리고, 이를 통해 미래 성장을 이룬다는 게 골자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온라인 신년식에서 △품질 초격차 △기업 문화 혁신 △프랜차이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세 가지 경영 키워드를 내놨다. 허 회장은 “고객과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경험을 제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글로벌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SPC그룹은 중장기 연구기술 로드맵과 글로벌 식문화 트렌드를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글로벌 연구개발(R&D) 허브 체계’ 준비에 나설 방침이다.

임정배 대상 대표는 ‘혁신을 통한 성장’, ‘ESG경영 확대’를 올해 목표로 내세웠다. 임 대표는 “식품 부문에서는 강소 기업의 퍼블리싱 사업 확대 등 산업 환경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편의식과 대체식품 등 고객이 원하는 가치에 집중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식품 부문과 관련해서는 “건강한 식문화를 기반으로 현지 소비자의 니즈를 우선시할 뿐만 아니라, 미래 트렌드 예측을 통해 기존과 다른 성장 기회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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