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전 다가온 3·9 대선] 해넘겨도 여전한 비호감 경쟁...'독한 말'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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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2-01-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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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경 발언 쏟아내는 尹...지지층 결집 의도 분석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새해가 밝았지만 대선 후보 간 비호감 경쟁은 여전한 모습이다. 여야 모두 네거티브 공세는 자제하자는 입장이지만, '가족 리스크' 등 대선 공약과 무관한 정쟁은 계속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연말을 맞아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전례 없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며 눈길을 끌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로 TK 방문을 마친 윤 후보는 2박 3일간 순회 기간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겨냥한 독한 발언을 이어갔다.

윤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에게 오차범위 밖 골든크로스를 당하는 등 부진세를 보임에 따라 보수텃밭인 TK 지역에서 강경 발언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이 뒤따랐다.

윤 후보는 우선 TK 지역 방문 첫날이었던 지난달 29일 경북 울진에 위치한 신한울 3·4호기 건설 현장을 방문, 문재인 정부 '탈(脫)원전' 정책과 이 후보 원전 관련 공약을 거론, 대립각을 세웠다.

윤 후보는 먼저 이 후보가 원전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간다는 '감(減)원전' 정책을 약속한 데 대해 "왜 맨날 입장이 바뀌느냐"며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대한민국 에너지 산업을 파괴할 때 이 후보는 어디에 있었느냐"고 직격했다.

윤 후보는 또 "지금 보시는 데가 우리나라 원전 산업을 고사시킨 바로 그 현장"이라며 "얼마나 황량하냐"고 되물었다. 이어 "신한울 3·4호기 건설 공사 중단은 국가 범죄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K-원전 발전 공약'을 발표, 문재인 정부가 지난 2017년 중단한 신한울 3·4호기 원전 건설 공사를 즉시 재개하겠다고 공약했다. TK 지역을 찾아서도 반문(반문재인) 기조를 이어간 셈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1일 오전 충북 단양군 구인사에서 열린 천태종 상월원각 대조사 탄신 110주년 봉축 법회에서 합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후보는 이 후보 고향인 안동을 찾아 경북 지역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출범식을 진행했다.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약 20분간 즉석연설을 하고 이 후보를 향해 "잘하는 게 한 가지 있는데 변신술"이라며 "뭐든지 하겠다고 하더니 뭐든지 안 할 수도 있다고 한다. 민주당 공약을 믿을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윤 후보는 또 "민주당 정권은 곱게 정권 내놓고 물러가는 게 정답"이라며 운동권 출신의 여권 인사를 겨냥해 "(사이버상에서) 소위 '대깨문'이라는 사람들을 동원해서 인격 말살을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무능과 불법을 동시에 하는 엉터리 정권"이라며 문재인 정부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윤 후보는 TK 방문 이틀째였던 30일에도 오전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무릎을 꿇고 살기보다는 차라리 서서 죽겠다", "야당 대선 후보까지 사찰하는 '문재명(문재인+이재명)' 집권 세력에 맞서 정권 교체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문재인 정부 주도로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후보와 부인 김건희씨의 통신기록을 조회한 데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경북도당에서 진행한 15개 친박(친박근혜) 단체들과 비공개 차담에서도 "도저히 저들(민주당)의 계속된 집권을 눈 뜨고 볼 수 없다. 꼭 정권을 교체하고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의 국가 정체성을 확실하게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그런 뜻이 저나 여기 계신 회장님들과 일치한다. 저 역시 분골쇄신해서 대선을 승리로 이끌고 이 나라의 경제번영 기초가 되는 자유민주주의를 확고하게 세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더불어 박근혜 전 대통령 고향인 대구를 찾아 대구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니냐"며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공수처가) 저와 제 처, 제 처의 친구들, 심지어 제 누이동생까지 통신 사찰했다"며 김진욱 공수처장을 향해 "사표만 낼 게 아니라 당장 구속수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에 대해서는 대장동 특혜 의혹을 거론, "확정적 중범죄"라며 "정권교체 못 하면 대장동에서 벌어들인 돈을 하나도 환수하지 못하고 저 돈 갖고 배 두들기며 호의호식하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중범죄로 얻은 돈을 갖고 대통령 만드는 데 안 쓰겠느냐. 삼척동자도 다 아는 내용"이라며 "이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우는 정당은 뭐하는 정당이냐. 정상적인 정당이 맞느냐. 완전히 망가졌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TK 방문 마지막 날이었던 31일 '이전보다 강한 발언을 많이 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랬냐"며 웃어넘겼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 1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 발표를 마친 뒤 당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 후보를 중심으로 네거티브 자제령이 떨어진 여권에서도 윤 후보 부인 김씨에 대한 공격은 여전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고발 건을 묻자 "그게 사건이 되겠느냐"며 "윤석열 후보 본인이 과도하게 왜 자기 부인을 '유흥업소 종사자라고 했느냐'고 하는데, 그런 말을 어느 누구도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9일 이른바 '쥴리 의혹'을 제기한 추 전 장관을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추 전 장관은 "(김씨가) 음주를 하거나 유흥업소에 갔다는 이런 것을 어느 누구도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바가 없다"며 "오히려 (김씨는)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을 무대로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을 통해 검사들을 소개받고 개인적으로 송사가 벌어지거나 고소·고발을 당하면 '빽'을 동원해 빠져나가면서 피해자를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선대위 디지털·혁신대전환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같은 달 28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씨에 대해 예전부터 잘 알았던 사이라고 언급하며 "기획력, 연출력, 연기력 등이 남들보다 굉장히 차별화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장관은 "김씨가 감성에 호소할 것이고 굉장히 얌전한 사람처럼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면서 "그 예상을 벗어나지 않더라"고 덧붙였다. 김씨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서 하는 사과문으로는 적절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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