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베트남 포커스] (17) 2021년 베트남의 경제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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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우 서강대 교수
입력 2021-12-3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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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홍강 강변에서 이한우 교수]


GDP 2.58% 성장, 코로나 바이러스를 뚫고 낸 성적
 
베트남이 2021년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58% 실적을 냈다. 이는 2020년 2.91%보다 약간 더 하락한 것이다. 베트남 통계총국이 발표한 거시경제 실적에 따르면, 2021년 분기별 GDP 성장률은 제1, 2분기에 각각 4.72%, 6.73%였다가, 제3분기에 –6.02%로 급격히 하락한 후, 제4분기에 5.22%로 회복됐다. 산업부문별 GDP 성장률은 농림수산업이 2.90%, 공업 및 건설 부문이 4.05%, 서비스 부문이 1.22%였다. 공업부문은 2021년에 전년 대비 4.8% 성장하여 2020년의 3.4%보다 약간 더 증가했으나 10% 전후였던 예년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제3분기에 성장률이 급격히 하락한 점과 서비스 부문의 성장이 저조한 점으로 보면, 2021년 베트남의 낮은 경제실적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된 결과로 보인다. 베트남은 2020년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잘 통제한 모범적 국가로 칭송받다가 2021년 초부터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되면서 고전하고 있다. 2021년 소비자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2.09% 증가하여 2016년 이래 가장 낮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베트남통계총국]

[베트남통계총국]


 
순조로운 교역 증가세
 
2021년 베트남의 상품 교역액은 미화 6,685억 달러로 추계됐으며, 이는 2020년 5,453억 2천만 달러보다 22.6% 증가한 금액이다. 2021년 수출액은 3,362억 5천만 달러, 수입액은 3,322억 5천만 달러로 추계됐고,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9%, 26.5% 증가한 금액이다. 베트남이 2021년에 교역으로 40억 달러 흑자를 본 셈이다. 베트남의 주요 교역대상국으로 중국, 미국, 한국이 1, 2, 3위를 차지했다. 베트남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수출 559억 달러, 수입 1,099억 달러로 540억 달러 적자를 냈다. 미국과의 교역에서는 수출 956억 달러, 수입 155억 달러로 801억 달러 흑자를 냈다. 한국과의 교역에서는 수출 219억 달러, 수입 561억 달러로 342억 달러 적자를 냈다. 이로써 베트남은 중국 및 한국과의 교역에서 가장 큰 적자, 미국과의 교역에서 가장 큰 흑자를 냈다. 대략 보면 베트남이 중국 및 한국과의 교역에서 낸 적자를 미국과의 교역에서 낸 흑자로 메꾸고 있는 형세다. 품목별로는 전화 및 관련 제품, 전자제품, 기계설비, 섬유순으로 수출이 많았다. 수출에서 차지하는 외국인투자의 비중은 2021년에 73.6%로 예년의 약 70%보다 높았다. 2021년 서비스 교역에서 베트남은 수출액 36억 7천만 달러, 수입액 194억 1천만 달러 실적을 나타냈다.
 
 
 
외국인투자의 증가와 전체 투자 중 비중 감소
 

2021년 12월 20일까지 신규 등록 투자액을 기준으로, 2021년 외국인투자액은 미화 311억 5천만 달러였다. 이는 전년에 비해 9.2% 증가한 금액이다. 2021년 한 해에 베트남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는 싱가포르였고, 한국은 2위였다. 싱가포르는 이례적으로 107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남부 롱안의 LNG 사업과 베트남의 자동차 기업인 빈패스트에 대한 출자 및 주식 매수 등 대규모 프로젝트로 인한 것이었다. 한국은 50억 달러를 투자했고, 일본은 39억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 홍콩, 타이완이 그 뒤를 이었다. 2021년 외국인투자 집행액은 197억 4천만 달러였다. 베트남 전체의 자본 투자에서 외국인투자의 비중은 조금씩 줄고 있는 추세다.

2021년 베트남 전체에서 총자본 투자 집행액은 2,892조 베트남 동이었다. 이 금액은 미화 1달러를 23,000동으로 계산하면 약 1,257억 달러다. 이는 전년 대비 3.2% 증가한 것으로, 2020년에 5% 증가했던 것보다 더 적게 증가한 것이다. 전년 대비 자본 투자 증가율이 2017년부터 2019년까지 18.7%, 16.0%, 14.5%였던 것에 비하면, 최근의 자본 투자 증가율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2021년 자본 투자 집행액 중 정부의 비중은 24.7%, 민간의 비중이 59.5%, 외국인투자의 비중이 15.8%였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정부의 투자 비중은 2017년 28.2%에서 2019년 24.1%로 감소했다가 2020년에 26.2%, 2021년에 24.7%로 됐다. 2020~21년간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에서 타부문의 투자가 둔화되면서 정부의 투자 비중이 약간 증가했다. 민간의 비중은 2017년 53.7%로부터 2019년 59.5%, 2021년 59.5%로 증가했다. 외국인투자의 비중은 2017년 18.1%, 2019년 17.6%, 2021년 15.8%로 계속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보면 베트남 전체 경제에서 민간의 투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전체 경제에서 민간부문의 역할이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는 수출에서 차지하는 외국인투자부문의 비중이 70% 전후여서, 베트남의 국내 민간부문이 아직 국제경쟁력을 갖추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경제 전망
 
2021년 베트남 경제의 성적표는 좋지는 않지만 그리 나쁜 편도 아니다. 전세계적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 속에서 이 정도 성과를 낸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베트남이 2021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지 않았고 제4분기에 회복하는 추세에 있는 것은 2022년 경제 전망을 밝게 해주는 긍정적 신호이기도 하다. 여러 기관들은 베트남이 2022년에 6% 정도의 GDP 성장률 성과를 내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베트남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하루 신규 확진자가 15,000명 전후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를 잡는 것이 최대 과제다. 모두를 위하여 베트남이 이 과제를 잘 수행하길 바라지만, 이는 쉽지는 않다.
 


이한우 필자 주요 이력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서강대 정치학박사 ▷ 서강대 동아연구소 및 동남아시아학 협동과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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