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들 걷어낸 신창재…교보생명 IPO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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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1-12-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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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 회장 주식 가압류 해제…IPO 요건 갖춰

  • 교보생명, 박진호 부사장 등 관련 임원 유임

[사진=교보생명]

법원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사진)과 교보생명의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니티 컨소시엄(어피니티) 간 풋옵션 분쟁에서 신 회장 측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결정으로 교보생명이 추진하고 있는 기업공개(IPO)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법조계와 보험업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지난 27일 어피니티가 제기한 계약 이행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신 회장 재산에 대한 가압류도 해제하라고 명령했다.

지난 10월 어피니티는 주주 간 계약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다. 당시 어피니티는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 판정에서 주주 간 계약상 의무 위반이 확인됐다며 주주 간 계약이 이행되게 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북부지법에 제기했다. 어피니티는 이어 풋옵션 의무 이행을 요구하며 신창재 회장이 보유 중인 주택과 2년치 배당금, 급여, 보유 주식 중 일부 등에 대한 가압류도 법원에 신청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신 회장이 ICC 중재 소송에서 승리한 데 이어 가처분 소송에서도 완승을 거둬 풋옵션 분쟁에서 완전한 승기를 잡았다고 분석한다. IPO 심사를 위해선 최대주주 주식 의무 보호예수 등을 해야 하는데, 신 회장의 교보생명 주식이 일부라도 가압류된 상황에서 IPO를 하는 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21일 한국거래소에 IPO 관련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상장 목표는 내년 상반기다. 공모 규모와 시기는 시장 상황과 공판 결과 등을 종합 검토해 확정할 계획이다. 교보생명이 IPO에 성공하면 단기적으로는 자본 확충을, 장기적으로는 지주사 전환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의 IPO 성공 가능성도 높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교보생명은 생명보험사 빅3 중 유일한 비상장사로, 보험업계에 남은 마지막 상장 대어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가 추산하고 있는 교보생명의 기업가치는 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내년 IPO 후보 기업 중 5위권이다. 

교보생명도 기존 계획대로 내년 IPO 추진을 서두른다는 입장이다. 우선 지난 27일 임원 인사에서도 박진호 부사장과 조대규 전무 등 IPO를 추진하는 핵심 라인을 모두 유임시켰다. 정우철 본부장 등 신규 임원 7명을 승진시키는 등 임원 대거 교체에도 IPO 담당자는 대부분 연임시켰다.

특히 박 부사장은 지속경영지원실장으로 교보생명의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고 있다. 미국 계리사 출신으로 교보생명 IPO 추진의 총책임자다. 박 부사장은 교보생명 내에서 신창재 회장(대표이사·25년)을 제외하고 임원 재직 기간이 가장 긴 임원이다. 2006년 임원을 달아 올해로 16년째다.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법원의 이번 기각 결정은 사실상 FI와의 풋옵션 분쟁이 신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IPO에 걸림돌이었던 신 회장의 주식 가압류 해제가 결정되면서 교보생명이 IPO를 빠르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교보생명이 IPO에 성공하면, FI에 지분 매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지배구조 리스크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어피니티는 지난 2018년 10월 신 회장이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을 IPO하기로 한 약속을 어기면서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졌다고 주장하면서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하고 주당 가격 40만9912원(총 2조122억원)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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