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캐피탈사 자보 판매 허용·설계사 수당 제한…GA 전방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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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1-12-2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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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A, 불완전판매 비율 여전히 높아…소비자 신뢰 제고 위한 당국 규제 본격화

[자료=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독립보험대리점(GA)에 대해 전방위적 압박을 하고 있다. 소형 GA가 전담하고 있는 자동차보험 시장에 캐피털사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데다, GA의 설계사 영업비용(일명 스카우트비용) 제한도 논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은 GA가 판매대리·중개업자로 분류돼 당국의 감독에서 벗어나 있었던 만큼 본격적인 규제 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하고 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년 상반기 내에 캐피털사의 보험대리점(GA) 진출을 위한 보험업법 시행령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논의는 지난 11월 열린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여신금융업계 CEO(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캐피털사의 GA 허용이 검토된 이후 논의가 빨라졌다. 

GA업계는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캐피털사가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2020년 할부금융을 이용한 자동차 구매건수는 263만9000건으로 연평균 88만건에 달한다. 할부금융을 이용해 자동차를 구매한 소비자 대부분이 캐피털사가 운영하는 보험대리점을 통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10년 내에 전체 자동차 등록대수 2500만대의 35%에 이르는 880만건의 자동차보험이 캐피털사로 이동하게 된다.

자동차보험이 다른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이른바 '미끼상품'으로 활용되는 만큼, 소형 GA의 타격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GA업계는 캐피털이 GA에 진출할 경우 자동차보험 비중이 높은 설계사 100명 미만의 4300여 소형 GA(소속 설계사 4만2000여 명)와 2만5000여 명의 개인 GA가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또 GA를 대상으로 정착지원금 등 스카우트 비용에 대한 규제를 본격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0일까지 소속설계사 500인 이상 66개 대형 GA(자회사 GA 포함)로부터 ‘설계사 신규위촉 현황’을 제출받았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를 위해 대형 GA를 대상으로 올해 위촉된 경력 신인 보험설계사 현황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세부적으로 △설계사명 △위촉월 △설계사 등록번호 △보험협회 등록일자 △직전 소속 △본사·지사·지점 등에서 공식·비공식으로 스카우트 비용을 지급하는지 여부 등이다.

특히, 스키우트 비용과 관련해서 지급여부는 물론 월 보장성상품 판매실적에 얼마를 기준으로 비용이 지급되는지, 팀장이 신인을 어느 정도 도입해야 리크루팅 성공수당을 받는지 등 지급조건과 환수조건의 세부 기준을 제시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이 GA의 스카우트 비용 점검에 나선 것은 GA들이 올해 시행된 1200%룰을 악용, 일부 GA가 선지급수수료나 초기 정착지원비를 과도하게 주며 전속 설계사를 리크루팅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예를 들어 GA는 설계사를 모집할 때 ‘최대 직전 연봉의 50% 지급’을 내걸고 타사 설계사를 영입한다. 결국, GA는 리쿠르팅 비용을 보상받기 위해 무리한 보험상품 판매 실적 부담이 커지고,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GA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선 데에는 GA를 통한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8년 6월부터 2021년 6월까지 3년간 196개 GA 가운데 불완전·불공정 영업행위로 보험설계사를 징계한 대리점은 총 113개로 57.7%에 달했다. 

불완전판매 대부분도 GA와 연관성이 크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지적이다. 정세창 홍익대 상경대학 교수의 '손해보험회사의 GA 채널 선택 요인과 소비자보호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따르면 GA채널 비중이 높은 손해보험사의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았다. 정 교수는 해당 논문에서 손보사의 GA를 통한 매출 비중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평균 42.1%로 집계됐다. 반면에 생명보험사는 동 비율이 6%로 낮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 교수가 실증 분석을 실시한 결과 GA 비중이 높을수록 민원건수와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등 소비자보호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간 보험업법상 판매대리·중개업자로 분류돼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던 GA에서 불완전판매 등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며 "캐피털사의 GA 진출 허용 역시 종전처럼 무분별한 보험상품 판매를 지속할 경우 GA 존립이 어려운 만큼, 소비자 신뢰 회복을 영업의 중점 방향으로 잡으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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