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ESG는 전 지구적 위기의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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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종 신한대학교 총장
입력 2021-12-1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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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강성종 신한대학교 총장/한국지속가능캠퍼스협회 회장]


2007년 빌 게이츠는 하버드 대학 졸업식에서 이렇게 얘기했다. “여러분처럼 세상에서 가장 큰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이 아무 특권이 없는 이들의 삶에 대해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면서 그는 하버드 학생이 21세기 최대의 고민인 가난과 질병이 야기한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데 나서 줄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이를 창조적 자본주의(Creative Capitalism)라고 명명했다.

코로나가 창궐하던 2021년 새해 벽두,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착용이 번거롭고 귀찮아도 타인을 위해 마스크를 쓰면 사회 전체의 감염이 줄고, 경제가 살아나 결국 나에게 이익으로 돌아온다. 몇몇 나라만 방역을 잘한다고 해서 세계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라고 말하면서 코로나 시대의 화두로 합리적 이타주의(Rational Altruism)를 제시했다.

15년의 시차를 뒀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대가(大家)들의 시대적 진단과 해법은 비슷했다. 빌 게이츠는 경쟁적 자본주의가 사회, 경제적 양극화를 심화시켜 모두를 망하게 한다고 했다. 창조적 자본주의가 시대적 요구라고 했다. 자크 아탈리는 코로나 시대에는 자기만 살자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탐욕적 이기주의가 인류를 공멸시킬 것이라고 했다. 합리적 이타주의가 절실하다고 했다.
 
비록 시차는 있지만, 같은 얘기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다. 그들은 사회적 가치를 말했다. ESG 경영의 본질을 말했다. 빌 게이츠는 불평등과 양극화 등 사회문제 해결의 해법이 사회적 책임에 있다고 봤다. 아탈리는 코로나뿐만 아니라 기후위기, 양극화 역시 공존공생을 모색하는 사회적 가치가 답이라고 봤다.

인류의 무분별한 삶의 방식이 기후위기를 일으켰다. 기후위기는 폭염과 폭설, 폭우로 이어졌다. 멀쩡하던 생태계가 질서를 잃었다. 무질서한 생태계의 결론은 코로나였다. 그러니까 이 비극적이고 불평등한 드라마는 인간 극본, 인간 연출이다. 환경을 무자비하게 다루고(E), 사회를 배려하지 않으며(S), 스스로 부패한(G) 결과다. 설상가상으로 기후위기, 탄소중립을 외치며 모였던 세계 지도자들은 탐욕과 이기심만 확인하고 헤어졌다.

인류는 외통수에 몰려 있고, 지구는 절벽 끝에 서 있다. ESG 경영은 어쩌면 마지막이자 유일한 동아줄 일지 모른다. 해법은 나왔다. 썩은 동아줄이 될지 튼튼한 동아줄이 될지는 늘 그랬듯이 실천의 영역이다. 우리는 ESG를 단순히 하나의 경영 사조에 묶어 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가을 신한대 사회적가치추진단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ESG 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주제로 사회적 가치 아카데미를 개최한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공부문과 기업에서 참여한 ESG 담당 실무자 100여 명과 전문가는 ESG 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전략적 경영접근방법을 심도 있게 논의하였다. ESG에 대한 올바른 인식 제고를 위해 이러한 활동이 더욱 많아지질 필요가 있다.
 
ESG의 가장 앞자리는 E가 차지하고 있다. 이 E(Environmental)는 나머지 S(Social), G(Governance)를 압도한다. 하늘과 바다, 공기는 국경이 없다. 인종, 종교, 이념도 없다. 그야말로 글로벌이다. 무엇보다 E가 없으면 S, G는 존재할 수 없다. 친구였던 자연은 적이 되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ESG가 한때 유행하는 이익창출의 아이템이 아니라, 모두가 극복해야 될 전 지구적 위기의 솔루션임을 명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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