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산에 국제선 다시 중단… 벼랑끝에 선 L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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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12-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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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년 연속 적자… 연말특수도 물 건너가

  • “내년초까지 지속땐 존립 자체가 위협”

코로나19 영향으로 적자가 누적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이제는 '오미크론'이라는 복병을 만나 한계에 직면했다. 지난달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되면서 국제선 운항을 통해 수익성을 일거에 회복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오미크론 영향으로 다시 손실을 피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최근 2년 가까이 적자를 누적해온 LCC들은 이제 생존 한계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남아시아, 괌 등 주요 휴양지를 중심으로 국제선을 재개했던 국내 LCC들이 잇달아 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이달 23일 예정됐던 인천-괌 노선 운항을 내년 1월 29일로 연기했고, 제주항공은 이달 4일부터 16일까지 괌 노선 8편 중 7편을 취소했다. 티웨이항공도 이번주 인천-괌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진에어도 주 4회 운항을 주 2회로 축소했다.

다만 에어부산은 부산-괌 노선을 예정대로 운항할 계획이다. 현재 괌 현지 출발 승객은 받지 않고 한국 출발 승객만을 대상으로 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연말 여객 특수를 기대해 국제선 재개를 단행한 LCC 입장에서는 못내 아쉬운 결과다. 실제 대다수 LCC는 이달 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6000명을 넘었음에도 신속하게 연기·중단을 결정하지 못하다가 상황이 더욱 심각해진 지난주 말에 와서야 희망을 포기한 모습이다.

결국 국제선 운항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더라도 재무상태를 개선하기 쉽지 않은 LCC들이 다시 한번 생존 한계까지 내몰린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각각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주요 LCC들은 올해 3분기까지도 대규모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올해 누적 3분기(1~9월) 기준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의 적자 총합은 6703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전체 적자 8835억원의 75.87% 수준에 이르렀다.

항공업계 일각에서는 연말 특별한 반등 요소가 없다면 지난해보다 더욱 큰 적자 규모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LCC 대부분이 여객 수요에 목을 매고 있는 상황이라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항공 수요가 위축될 경우 그대로 적자를 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여객에서 화물로 운송 대상을 전환한 대형 항공사와 큰 차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089억원, 올해 누적 3분기 7142억원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2764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나, 구조 전환에 힘쓴 결과 올해 3분기에는 63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문제는 2년 연속 적자가 LCC의 재무상태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다수 LCC가 지난해부터 교대로 직원 무급 휴가제를 도입하는 등 이미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라 현재 시점에서 추가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많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 LCC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국제선 운항 이외의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국내선 비즈니스 좌석 도입, 무착륙 여행, 기내식·유니폼 판매, 비행기 카페 등의 사업이 눈에 띈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애초에 국내선도 여객 수요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이라 고객을 찾기가 어려운 탓이다.

LCC 한 관계자는 "최근 2년 동안 코로나19 영향으로 거의 개점휴업 상태였는데 오미크론이 다시 확산돼 당혹스럽다"며 "오미크론의 영향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상당수 LCC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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